[Preview]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날 울게 만든다, 연극 [우리 별]

글 입력 2018.08.3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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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곁에 있어 지나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연극 [우리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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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말씀하셨다. 너무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진 말라고. 작은 것들은 하도 많아서 네가 사랑한 그 많은 것들이 언젠가 모두 널 울게 할 테니까. 나는 나쁜 아이였나 보다. 난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빨간 꼬리가 예쁜 플라밍고 구피를 사랑했고, 비오는 날 무작정 날 따라왔던 하얀 강아지를 사랑했고, 분홍색 끈이 예뻤던 내 여름 샌들을 사랑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갈색 긴머리 인형을 사랑했었고, 내 머리를 쓱쓱 문질러대던 아빠의 커다란 손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구피가 죽었을 때,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샌들이 낡아서 버려야 했을 때,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그때마다 난 울어야했다. 아빠 말씀이 옳았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날 울게 만든다.

- 만화책 베리베리 다이스키


슬펐다. 정확히는 마음이 아팠다. 어릴 때 좋아하던 만화책에서 한 페이지에 적힌 글을 보고 나는 내가 직접 경험한 것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그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이러니하게도 그 페이지는 내가 좋아하는 작은 문단이 되었고, 이 글을 읽을 때는 떨어트리면 잘게 부서져버릴 것 같은 무언가를 손에 가득 담은 기분이곤 했다.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커서 겪게 될 일의 청사진이었기 때문일까. 꼬맹이였던 나는 벌써 무럭무럭 자라서,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날 울게 만든다는 말을 직접 써내려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참 많은 것들을 사랑하면서 살았다. 그 중에는 열렬히 사랑하는 것도, 아직 사랑하는 것도, 사랑했지만 흩어져 버린 것도 있었다. 너무 많이 사랑했던 탓일까. 손에 잡고 놓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애를 썼던 내 친구A는 결국 멀어져버렸고, 너무 귀여워했지만 뒤치닥꺼리는 미뤄 놓았던 말티즈 별이 난이도 역시 다른 집으로 입양가버렸다. 주변에 넘치는 사랑을 주고도 정작 그 감정의 무게를 책임지지 못했던 나의 모습은 지난날의 슬픈 초상이다.

또 내가 사랑하는 어떤 것들 중 하나는 너무나 오래되고 자연스러워서 가끔 옆에 있는지 모르고 지나칠 때가 있다.

"야! 너 그거 사랑 아냐. 욕심이야."

흔히 듣는 드라마 대사다. 사랑은 수 많은 감정으로 변질되곤 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욕심이다. 과연 사랑일까, 욕심일까? 사랑하니까 욕심 나는 걸까. 혹 나는 좋아한다는 이름으로 욕심이라는 감정을 내세우기에만 급급한 건 아닐까. 또한 그 욕심 때문에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나. 돌이켜 보게 된다. 늘 곁에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놓치고 나서야 깨달았던 경험, 모두가 한번쯤은 겪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연극 [우리별]


연출의도

밤하늘에 별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나는 그 별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 그 아름다운 빛이 우리에게 닿는데 걸린 1만 광년이란 시간 동안 어쩌면 그 별이 사라졌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곁에 있다는 이유로 당연히 존재할 거라 믿었던 많은 것들은, 왜 사라지고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걸까? 밤하늘의 별빛, 어릴 적 살던 콘크리트 아파트, 학교 앞 작은 구멍가게, 친한 동네 친구, 그리고 가족. 이 극은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너무나 소중하지만 한눈을 팔다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것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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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은 우리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창작 집단 LAS 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해 낸 연극이다.

'랩'을 이용한 극이라는 점도, '지구'와 '달'을 의인화한 주인공들도 참신하고, 그들만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마치 반짝반짝 빛나는 듯하다. 참으로 희망차고 즐거워보이는 이 연극이 내게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얼까. 글을 쓰는 동안 이상하게 몰려오는 우울감과 씁쓸함을 거둘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나의 욕심 때문에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기 때문인가보다. 연극 [우리 별]이 관객들에게 지금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해주기를 기대하며, 창작 집단 LAS의 반짝이는 행보를 주목해 보자.





우리별
- 지금까지 보지 못한 형식의 연극이 온다 -


일자 : 2018.09.06(목) ~ 09.16(일)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요일 쉼

장소 : 한양레퍼토리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창작집단 LAS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95분




문의
창작집단 LAS
070-8154-9944







[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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