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8월, 지나보내기 아쉬운 트랙 Pt. 2

오존, 참깨와솜사탕, 옥상달빛, SAAY, 서사무엘, 우디고차일드, 조형우, 공기남
글 입력 2018.09.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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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1에서는 인디 락/포크 트랙을 중심으로 6곡을 추천했습니다. 추리고 추렸지만 너무나 아쉬워서 이번에는 마지막 부분에 MEMORABLE MENTIONS 파트를 만들었습니다. 고루고루 준비했으니 하나쯤은 여러분의 취향이길!




o3ohn - Moondance




바람소리같기도 한 코러스, 그 위에는 오존의 독특한 음색이 울려퍼진다. 컵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마구마구 반사되어 울린다. 이 곡은 스페이스오디티와 대림미술관이 함께 작업을 펼친 전시 OST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음악 컨텐츠 그룹 세이수미, 오존, 오르내림 & 히피는 집시였다, 이진아가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를 보고 각자의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곡의 포인트는 다각도로 울리는 음향이다. 전시장에서도 재생되고 있는 음악이니 전시를 방해한다면 OST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셈이다. 따라서 보컬을 강조하기보다는 몽롱한 분위기, 달빛이 온 구석구석을 비추는 평화로움을 묘사했다. 사물에 반짝이는 달빛처럼, 물체에 부딪혀서 굴절하는 듯한 음향이 인상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전시, 영상, 음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오존은 사진작가 마리나 리히터의 '어둠'을 보고 'Moondance'를 만들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디뮤지엄에서 전시중인 영상 스튜디오 갑 웍스가 뮤직 쇼트 필름을 제작했다. 음악-전시-영상의 OSMU(One Source Multi Use)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참깨와솜사탕 - Showtime




처음에는 이 밴드의 이름이 '참 한국 인디밴드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은 '참깨와 솜사탕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 장르를 강조하고, 장점을 강력히 어필한다. 그것은 말랑말랑한 팝-포크락 밴드의 사랑 이야기다. 참깨와솜사탕은 키스미 등, 주로 달콤한 노래가 많이 알려져있지만 '여기까진가요' 등의 슬픈 사랑이야기까지 폭넓게 소화한다.

이번 노래는 달달한 사랑노래다. 그것도 고백하기 직전의, 설탕 함유량 200%의 순간에 대한.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기타리듬도 좋지만 역시 곡의 매력은 두 보컬의 목소리가 이루는 멋진 조합이다. 유지수는 보컬의 가벼운 터치로 솜사탕같은 달콤함을 질감 그대로 살려낸다. 뮤직비디오도 무척 귀엽다. 정말로! 수영장 안전요원/청소 일을 하는 두 남녀주인공의 머쓱한 케미스트리, 수영장, 하와이안셔츠, 빈티지한 톤의 여름 색깔은 아직 여름을 보내기 아쉬운 사람들에게는 시각적으로 무척 즐거운 영상이 되지 않을까. (두 배우는 뜰 것 같다.)



옥상달빛 - 발란스




‘그런 날 있잖아’ 같은 뻔한 가사를 불러도 용서되는 뮤지션은 옥상달빛 밖에 없다. 힐링, 그놈의 힐링 지겹지 않냐고 부르짖어도 나는 여전히 옥상달빛의 노래를 좋아한다. 인생에는 지치는 부분들 투성이고 옥상달빛의 맑은 목소리, 정확한 조언, 따뜻한 마음씨는 대부분의 경우 뒤틀린 심사나 축 쳐진 마음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발란스는 박세진 작사/작곡으로 맑고 가벼운 피아노로 시작해 소란의 기타리스트 이태욱의 재기발랄한 기타연주가 간주를 채운다. 물론 그 사이는 홍해바다처럼 쫙쫙 갈라지는 옥상달빛의 화음이 채우고 있다. 옥상달빛은 ‘어제와 똑같은 하루에도 오늘의 이유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완벽한 밸런스’라고 말한다. 바람 몰아치는 세상에서 잠시 쉬어가더라도 오늘의 이유를 찾고, 오늘도 줄에서 떨어지지 않고 무사히 나아가는 것이 인생의 밸런스라는 것이다.

뮤직비디오도 무척 직관적이다. 옥상달빛은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위해 직접 줄타기를 배웠다. 조심조심 균형을 맞추며 앞으로 나아가고, 수 차례의 연습 끝에 그들은 줄의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간다. 줄타기에서 한 발 한 발의 균형을 찾듯이 인생의 의미를 찾고, 또 균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참 많이 들었다.



SAAY - Quiet Down




데뷔 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믹스테잎이 2개월 만에 조회수 30만을 넘었다. 그리고 SAAY는 데뷔앨범 [CLAASSIC]에서 매력적인 음색과 곡으로 알앤비 송라이터 및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뿐만 아니라 더블타이틀 곡 중 하나인 ‘ENCORE’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춤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춤 퍼포머로서의 능력도 리스너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지난 8월, 정규앨범을 발매한지 채 3달도 지나지 않아 5곡이 수록된 EP앨범 [HORIZON : THE MIXTAPE]를 발매했다. 그 중 QUIET DOWN은 오히려 타이틀곡보다도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수록곡이다. QUIET DOWN은 트랩 비트를 기본으로 한 알앤비 트랙으로 강한 여성으로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몽롱한 신스 사운드와 날카롭고 허스키한 SAAY의 목소리가 곡을 이끌다보면 이 곡의 하이라이트인 후렴구가 나타난다. 멜로디도 좋고 SAAY가 후렴구에서 타는 그루브가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곡에서 쉴 틈이 없는 것은 조금 지치는 포인트.



서사무엘 - Jazz In My




서사무엘은 힙합 보컬리스트이자 래퍼다. 커리어의 시작은 랩이었으나 최근에는 보컬리스트로서 더 많은 곡을 발표하고 있다. 2015년에 발매한 정규 앨범 [Frameworks]로 2016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R&B Soul 앨범 상을 수상했으며, 패션 감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Jazz In My’는 언어가 가지는 제한성, 규정성에 대해 말한다.

언어라는 틀의 반대 의미로 제시한 것이 재즈로, 이 곡은 스윙감 있는 비트와 기타 리프 뿐 아니라 간주에서 터져나오는 브라스 사운드도 재즈의 매력을 부분부분 담아냈다. 재즈는 즉흥적이고 자유롭기 때문에 언어가 없이도 감정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또 언어로 한다는 것이 조금의 아이러니지만, 신체부분을 사용하여 비트를 전달하는 바디퍼커셔니스트 산의 참여는 서사무엘이 이 곡의 의미와 음악을 얼마나 일치시킬 노력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 곡은 UNITY, ‘화합’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새 음반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곡이다. 서사무엘에게 화합의 첫 장애물은 언어였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화합으로 가는 첫 단계였던 셈이다. 멋지게 디딘 첫 발에 다음 번이 기대된다.



우디고차일드 - Positive Bounce




슬로의 시그니처 사운드 ‘SLO야 그거 틀어봐’로 시작하는 우디고차일드의 트렌디한 트랙, ‘Positive Bounce’는 우디고차일드가 쇼미더머니 2차 예선에서 부르며 화제가 되었던 곡이다. 그리고 우디고차일드가 하이어뮤직에 합류한 뒤, 최근 EP [#GOCHILD] 앨범에 수록되어 음원으로 발표되었다. 타이틀곡은 마마무의 화사가 피쳐링한 ‘솜사탕’이지만 역시 우디고차일드를 처음 알게 되었던 이 노래가 귀에 꽂힌다. 중독성 있는 오토튠, 정확하게 꽂히는 딕션, 여기에 제목 그대로 ‘긍정적 마인드’의 곡이라서 계속 듣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플로우도 무척 자연스럽고 호흡없이 몰아치는 부분도 귀를 사로잡는다.

듣고픈 음악이 없어서 내가 되기로 했다든지, 도끼가 자신을 괜히 뽑았겠냐는 등의 자신감은 힙합이 보여주는 자기자랑과 크게 결을 달리하지 않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돈, 차, 집 같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과 자신만의 바이브를 강조한다. 자기자랑과 허세에 물들어서, 덧붙여 항상 반복되는 여성혐오 때문에 힙합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안심하고 들어!’ 말할 수 있는 곡.


*


+ MEMORABLE MENTIONS


조형우 – 후회



완성도 있는 발라드곡. 조형우의 편안한 음색, 안정적인 가창력. 연주는 피아노만으로 진행되지만 전혀 단조롭지않다. 무척 정적인 뮤직비디오는 곡의 감정을 오히려 더 절절하게 보여준다.



공기남 – Gloomy Star(feat.1ho, Chan)




목소리가 매력적이고 멜로디가 좋다. 사실 풀어서 이것저것 말해보지만 이게 좋은 음악의 대부분이다. 도입부 20초 안에 곡을 다 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어쩐지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혼성 보컬 듀오의 목소리 조화가 정말 좋았던 공기남녀의 남성 보컬이었다. 그래서 ‘공기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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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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