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글 입력 2018.09.0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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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시간을 되돌려 우리는 우리의 잘못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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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연 명 :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기    간 : 2018년 9월 4일(화) ~ 9월 16일(일) (월요일 공연 없음)  
■ 시    간 : 평일 오후7시30분 / 토・일 오후3시  
■ 장    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기억', '속죄', '고통', '시간'의 이야기.

본 연극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남자와 여자는 고등학교 때 연인사이였다.
남자는 동급생 살인죄로 교도소에 들어간다.
남자는 <우주 알 이야기>라는 소설을 써서 여자가 일하는 출판사에 보낸다.
여자는 소설 내용이 자신들의 이야기인 것을 알고 남자를 찾아 15년만에 재회한다.
남자는 자신의 살인이 세상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 깨달아 간다.
남자는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릴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이 짧은 시놉시스 내에서 우리는 과거의 속죄해야 할 기억에 대해서, 또 그 기억이 주는 고통, 그 고통을 없애기 위해 시간을 돌리고 싶어함을 알 수 있다.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은 망각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 자기보호적 망각이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그렇게 기억은 자신의 편의로 교묘하게 편집되기도 한다. 그것은 죄가 아니다. 그저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속죄는 자신이 마주하기 싫어하는 진실, 그 기억을 깨달으면서 시작된다. 자신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지워버린 과거의 잘못들을 되새기며 속죄는 이뤄진다. 그러니 속죄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속죄의 괴정은 심히 고통스럽다. 그 이유는 자기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게 보이는 순간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과 속죄, 고통은 이렇게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닐까.

기억은 과거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시간을 되돌린다면 내가 가진 기억은 변화할 수 있다. 시간을 되돌려 기억을 바꾸면 속죄와 고통이 사라진다. 시간을 돌린다는 것은 단 한 번의 기회이겠다. 자신을 얽매고 있는 고통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

본 연극이 기억, 속죄, 고통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또 그 키워드를 뒤집어 버릴 '시간'을 어떻게 무대 위에서 선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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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무대 위로 올리다.

본 연극은 2015년 문학동네 소설 수상작을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매력있고 힘 있는 이야기는 텍스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는데, 소설의 화법과 무대의 화법이 다르니 어떤 차이를 선보일지 궁금하다. 공연장에 가기 전 원작 소설을 읽을 기회가 된다면 찾아 읽어야 겠다. 무대 위로 오른 소설 텍스트는 탄탄하게 스토리를 이끌고, 배우들이 독자가 마냥 상상하던 감정들을 연기로 풀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소설 텍스트를 무대 위로 올리는 극단 동의 하반기 시즌이 성공적으로 열리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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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제20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장강명의 동명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2015)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오직 인간만이 시간을 과거에서 현재라는 한쪽 방향으로, 단 한 번씩 만 경험할 수 있다는 전제를 뒤집으며 시작한다.

연극은 주인공 남자가 쓴 소설 <우주 알 이야기>처럼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않고 사건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관객은 인과관계를 알 수 없게 뒤섞인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모두 한 사람, ‘남자’의 인생이라는 것을 눈치 채게 된다.
  
“A와 B, 두 가지 노선이 있어.
A는 슬프지만 아름답게 오늘 헤어지는 거야.
B는 내일이나 모레쯤 헤어지는 거야.
대신 아주 비참하게 헤어지게 돼. 어떻게 할래?”
  
남자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나열하고 때로는 상상한 것을 더하고, 또 여러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한다. 남자는 현재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해석하고 새롭게 만들면서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나가려 한다. 시간의 해체라는 외형적인 형식과 신체행동 연극이라는 극단 동의 작업방식이 만나 관객은 과거로부터 쌓여져 온 결과론적인 현재가 아닌,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현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됨으로써 역설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인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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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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