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Review] 원작에 충실했던 산울림 극단의 연극 '이방인'

소설과는 또다른 느낌의 이방인을 만나다.
글 입력 2018.09.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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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나 영화 등 스토리에 대한 굉장한 흥미나 여운을 느껴 원작인 책을 찾아 읽은 적은 꽤 있었어도, 이번처럼 원작인 책으로 인해 극장을 직접 두발로 가게 된 건 아마 처음일 것이다.

어쩌면 책으로는 '이방인'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뫼르소'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생긴 갈증이 가시지 않아서, 늘 여운이 남곤 했었는데, '산울림'이라는 극단이 '이방인'의 소설을 연극으로 표현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말 오후 3시. 연극이 진행되는 산울림 소극장으로 향했다.

작은 티켓부스에서는 이방인 연극 포스터 및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고, 연극을 관람하러 온 관람객들로 보이는 사람들로 꽤 북적거리고 있었다. 티켓은 공연 1시간 전 수령 가능, 입장은 공연 15분 전부터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고, 딱 공연 15분 전이 되자 차례대로 극장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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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소극장'은 반원 형태로 관람객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을 주로 관람했던 나로서는 소극장 치곤 굉장히 편안한 공간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관처럼 앞뒤의 간격이 어느 정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고 이 정도는 아니지만, 푹신한 의자에 옆 사람과의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간격과 층별로 높이까지 편안하게 관람이 가능했었다.
 
연극 시간이 되자, 조명이 꺼지고 '뫼르소' 역으로 나온 '전박찬'배우가 '오늘 엄마가 죽었다.'
라는 독백으로 연극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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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는 실제 원작에서도 첫 문단으로 시작하는 대사이다.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문단이며, 이방인을 쉬지 않고 정독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다시 연극에서 만나는 이방인의 첫 대사는 새롭게 다가왔다. 흥미로움이 절로 들었다.

다시 기대감에 휩싸이게 했으며, 자연스러운 사운드, 조명과 함께  1시간 45분이라는 시간이 금방이라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이방인'을 관람하였다.
 
책에서 읽었을 때 상상하던 극 중 인물들과 극단들이 표현해낸 극 중 인물 중 제일 맞아떨어졌다고 느껴졌던 건 레이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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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내용 자체가 뫼르소의 1인칭 시점에서 쓰여 있던 문장이 많다 보니, 극 또한 어쩔 수 없이 뫼르소 역을 맡았던 '전 박찬'배우의 비중이 확연히 큰 게 사실이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이고 나의 상상력 속 원작과 가장 맞은 배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연스럽게 이 공연에 가장 비중이 컸던 뫼르소 역을 맡았던 '전박찬' 배우에 대해서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난 상관이 없어' '그럼 그렇게 해' '좋아 그렇게 하자' 극 중 제법 많이 들은 대사들이다. 보다시피 뫼르소라는 인물은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며, 상대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더하여 내놓지 않는다. 무관심하며, 감정적이지 않으며, 크게 어떠한 감정의 변화도 없는 인물이다. 차라리 정해진 성격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편이 연기하기에 더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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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감정이 있으며, 그것을 조금 오버스럽게 표현해내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뫼르소는 다르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연기를 해야 한다. 어떠한 감정도 끼얹지 않은 채, 무대 내와 관객석 주변을 돌아다니며 독백하기를 여러 번.

약 두 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지막 순간을 제외하곤 어떠한 큰 감정을 내놓지 않은 채 연기를 하는 모습에 진정한 프로의식이 느껴졌다. 앞서 말하였던 레이몽을 연기하던 '정나진' 배우 또한, 원작 속 드러나는 레이몽의 성격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느낌이 들어 굉장한 재미를 느꼈다.

원작의 내용 있는 그대로를 어떻게 있는 그대로 옮길 수 있을까 생각했던 염려와는 달리, 핵심적인 부분만 잘 담아내어 표현해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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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우선적으로 접한 나로서는 무난하게 괜찮은 연극이었다는 평이지만, 연극이 끝난 후 옆 관람객의 목소리를 살짝 엿들은 바 지루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연극이 시작하기 전 동반 인과 나누던 대화에서 원작을 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이방인'은 실제 책에서도 굉장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은 1인칭 시점의 고전소설이다.

더하여 그 1인칭은 '뫼르소'라는 인물이며, 이 인물을 파악한 사람은 알다시피 감정선이 거의 수평선을 유지하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독백하기를 거진 반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 연극을 스토리도, 인물도 모르는 관객이 관람한다면 어찌 지루하지 않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연극을 보기 전. 간단하게라도 줄거리와 인물의 특징을 먼저 접해본 후 연극을 보면 어떨까 전하고 싶다. 다른 연극들과는 다르게 '이방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모르는 상태에서 본다면 지루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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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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