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같이'의 가치 - 나를 차버린 스파이 [영화]

글 입력 2018.09.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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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차버린 스파이


운명 같은 사랑인 줄만 알았다. 까닭 모를 이끌림이 있었고, 그 이끌림은 마치 하늘이 직접 설계한 것만 같았다.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오드리'는 '드류'에게 깜짝 이별 통보를 받는다. 그것도 달랑 문자 한 줄로. 형용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이 '오드리'를 옭아맸다. 온갖 믿음과 사랑을 함께하던 누군가에게 정통으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니 그럴 수밖에. 12년 지기 절친인 '모건'만이 힘든 시기를 맞은 '오드리'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오드리'의 이별은 좀 달랐다. 잘 추스르기만 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는, 그냥 보통의 이별이 아니었다. 팟캐스트 진행자라던 전(前) 남자친구 '드류'가 알고 보니 스파이였고, '오드리'에게 영문 모를 미션을 전하며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문자로 '오드리'를 찬 것도 모자라, 뜬금없이 다시 나타나서는 위험에 처한 세상을 구하라고 하다니…. 몰랐던 사실에 놀랄 틈도, 이별에 슬퍼할 틈도 없이 '오드리'는 '모건'과 함께 길을 나선다.

'드류'가 마지막으로 전한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



'같이'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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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다는 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드류'가 숨을 거둔 그 순간부터 '오드리'와 '모건' 앞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들이 펼쳐졌다. 은밀하게 물건을 건네주려다가 총싸움에 휘말리기도 하고, 떼거지로 몰려오는 요원들에게 생명을 위협당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목숨을 부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특유의 재치와 센스를 발휘하며 상황을 잘 모면할 수 있었다. 특히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둘 사이의 '우정'이라 하겠다. 서로를 향한 믿음이 없었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일이니 말이다.

깊은 우정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둘 사이에는 비밀이랄 게 없었다. 서로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속속들이 다 알고 있었다. 자신의 치부까지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을 만큼 그 둘은 끈끈하고도 특별한 사이였다. 그들이 킬러 '나디아'에게 붙잡혀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도 그들의 우정은 빛을 발했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잠시나마 '나디아'의 집중을 흩뜨려 놓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아마 둘의 우정도 더 깊어졌을 것이다.



'우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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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은 점이 참 많은 '오드리'와 '모건'. 엉겁결에 시작된 모험이었지만, 그들의 '좌충우돌', '우왕좌왕' 스파이 체험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들의 우정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느끼게 했을 것이다.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이라는 어느 가사의 노랫말처럼, 사랑과 우정은 정말 확실히 구분지을 수 있는 가치인 것일까? '오드리'와 '모건' 사이에는 사랑보다 진한 우정이, 그리고 우정보다 짙은 사랑이 존재했다.

서로를 향한 믿음과 의리 자체가 그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가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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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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