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너까지 이러면 안돼"와의 재회 _ '프리즘오브'

앞으로의 조명을 기대합니다.
글 입력 2018.09.1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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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에서의 영화애호가들의 '프리즘오브' 후원 모습


한달에 한번씩 하나의 영화를 조명한다는 프리즘오브, 텀블벅에서 마주쳤을 때부터 이 잡지에 관한 필자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나의 영화에 대한 한권의 책이라는 점에서도 그랬고, 또 ‘삐까번쩍하다-‘는 어감이 좋지않은 수식어로 표현하고 싶을 만큼 감각적인 표지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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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이번에 필자가 읽은 것은 ‘파수꾼’, 9번째 시리즈였다.

영화는 열려있으면서도 닫혀있는 컨텐츠다. 데이트 코스로, 혹은 취미생활이라던지 영화를 볼 일은 '쌔고 쌨다'만, 그렇다고 영화에 대해 말 할 일이나 들을 일은 매우적다. 고작해야 같이 간 동행인과 방금 본 영화의 주인공이 어쨌네, 결말이 어쩌네 하는 대화만이 있을 뿐이다. 이 잡지는 그런 영화에 대한 대화의 갈증을 느껴온 사람에게 알맞는 읽을 거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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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오브>가 담은 것은, 흔히들 영화에 관한 이야기라면 들려오는 영화감독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이 영화를 찍으며 있었던 일과 같은 제작에 관련된 것이 아니다. 먼저 잡지는 한국독립영화의 계보를 소개하며, <파수꾼>이라는 독립영화가 영화계에 시사하는 바를 전한다. ‘영화계’ 혹은 ‘영화사’라는 큰 범주로 잡아, 조명하는 영화의 입지와 영향을 먼저 살피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한 추측이다. <프리즘 오브>는 이 영화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재개봉 재-재개봉을 이루어 낸 것은 파수꾼이 가진 ‘소문자 히스토리’에 대한 충실한 기록성을 꼽은 글을 싣고 있다. 어려운 말이지만, 결국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 현실적인 고등학생을 주인공과 인과관계로 삼아가며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 결국 이 영화를 사랑받게 하는 주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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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잡지 <프리즘오브>는 영화의 제작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영화를 수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명이 유의미한 것은, <프리즘오브>가 논문에 견줄만한, 대단한 전문성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의 용어를 잘 모르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단어의 나열이었다. 필자는 영화를 좋아하기는 해도, 플래시백 혹은 핸드핼드라는 용어를 직감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은 프리즘 오브는 잡지의 면면에서 이해에 필요한 전문용어들을 설명하는 공간을 분배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소개된 용어가 아니더라도, 글의 구석구석에 검색이 필요한 단어가 다수 포함되어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것이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이 잡지를 읽고 나면 왠지 지식 습득에 대한 욕망이 조금은 사그러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문적인 책이다. 하지만 그런 책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영화의 특성에 맞게 또 잡지의 독자들에 맞게 글을 다듬어 놓은 편집의 힘일 것이다. 필자는 <프리즘오브>를 ‘재미있는 논문’으로 정리하고 싶다. 논문이 재미있을 수 있다니, 모순인가 싶지만 또 이 책을 보면 이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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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속 유지영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독립영화란 앞에 어떠한 괄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괄호의 말은 (자본으로부터의), 결국 붙여서 말하자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영화인 것이다. 이 말을 전한 목적이 뭐였나 하면, 결국 독립영화란 그래서, 자본가들의 입김이 덜하기때문에 보다 개인적이고 세밀한 내용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우연히 선택하게 된 <프리즘 오브>의 아홉번째 주제 파수꾼에, 결국 <프리즘 오브>의 성격이 드러나버렸다고 생각했다.

프리즘오브도 결국 ‘자본’으로 부터 독립되어있는 잡지이며, 그래서 더 좁은 이야기 세세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잡지의 내용이 개인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편적인 감성이나 보다 많은 이들이 향유할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점에서 ‘개인적’이라는 말을 붙여도는 좋을 듯 하다.

그래서 잡지는 결국 100분 남짓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영화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시선을 담을 수 있었다. 또 그 이야기의 주제는 남고를 나온 사람의 이야기, 평론가의 이야기, 감독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번에 모아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까. <파수꾼>, 이외의 필자의 인생영화들에 대한 <프리즘오브>의 조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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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사실 한번의 트랜스폼을 거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글’이라는 매체에 담겨 있던 스토리는, 다양한 카메라 기법, 그리고 사운드, 연기자의 연기에 의해 살아 움직이는 3D가 된다. 그런 영화를 다시 2D로 옮겨 오는 것이 영화칼럼의, 평론글의 일인 것이다. 시나리오가 아무리 훌륭해도, 모든 훌륭한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글-영화로의 변형에는 다양한 변수와 공간이 존재한다. 그렇게 힘들게 변형해놓은 영화를 다시 글로 옮겨놓은 것은 재미있다.

시나리오 그 자체보다 재미있는 것은, 시나리오 줄글에는 장면에 ‘사용될’ 기법들이 적혀있지만, '영화 to 글'에는 영화에 ‘사용 된’ 기법과 그 결과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글을 읽으면서, 희미한 영상과 그것을 보며 느꼈던 본인의 감정과 경험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음과 통용한다.


너까지 이러면 안돼.


영화 <파수꾼>은 결국 필자에게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동윤의 말 ‘너만 없었으면 돼’. 늦은 새벽 맥주를 텀블러에 따라 마시며, 이제는 유명한 배우가 되어버린 정민배우와 이제훈 배우의 얼굴을 지켜보며, 노트북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을 맞으며 느꼈던 감정을 잡지를 보며 다시 한번 경험했다.

필자의 <프리즘오브>라는 특이한 종류의 잡지에 대한 감상은 이것이었다.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에 배가 불렀으며, 그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이야기들에 (파수꾼의 특성과도 동일한) 왠지 공감갔으며, 글을 영화로 거기에서 또 글로 옮긴 것을 보며 필자의 오래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영화의 감상은 영화가 끝난 뒤로부터 비로소 시작된다더니 그 말이 이 뜻이었나. 다음의, 앞으로의 다양한 영화들에 대한 <프리즘오브>의 조명을 기대한다.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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