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나를 찾아 걸어 떠나는 여행, 산티아고

글 입력 2018.09.1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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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표지-평면.jpg
 
최근에 산티아고를 찾는 한국 사람들이 많아졌다. 고행길이라고 불리던 길이 이제는 관광 상품으로 개발됐다고 한다. 아직 가보기도 전이라 잘 모르지만 괜히 홍보가 덜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만 아는 홍대 인디밴드 그런 느낌과는 다르다. 여행지이기 때문에.

아차, 스페인 산티아고에 대한 소개가 늦었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예수의 제자 야곱이 이베리아 반도에 복음을 전파한 길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경 마을 생장(Saint-Jean-Pied-de-Port)에서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부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가 넘는 세계에서 유일한 길이다. 매년 300만 명이 걷지만 단 15%만이 완주하는 아주 긴 순례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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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휴학을 했다. 휴학 2주차인데, 내년 늦봄에 유럽 여행을 떠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는 중이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매 방학 때마다 가던 짧은 여행도 가지 않고 일을 시작했다. 2019년의 긴 여행 길을 위해서. 그 리스트 중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다. 가고 싶은 유럽 국가가 많기에 800km 순례길은 엄두가 나지 않지만 주변 짧은 순례길도 구성되어 있다고 하여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여기, 나보다 먼저 산티아고를 다녀온 한 분이 더 있다.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의 저자 박재희님은 겉보기에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나 개개인의 사연이 다 있듯 사연이 있는 여자이다. 산티아고에서 그녀가 만난 건 그녀 ‘자신’과 ‘사람들’이었다. 저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내면 깊숙이 꽁꽁 숨겨뒀던 나를 마주 보게 해주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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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십자가는 고향에서 가져온 돌을 내려놓고, 마음의 짐과 슬픔에서 자유로워지는 곳이다. 나는 내가 내려놓고 싶은 아픔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철의 십자가 돌무덤에서 떠오르지 않던 아픔을 혼자 산길을 걷다가 불현듯 만났다. 꽁꽁 숨겨뒀던 ‘나’였다. 잘난 척 하는 나, 착한 척 하는 나, 너그러운 척하는 나, 귀신같이 핑계를 찾아 책임을 회피하는 나 그리고 겁 많고 용기 없는 약해빠진 나를 만났다. 무겁게 짓누르던 내 안의 돌멩이는 바로 나였다.

-213쪽

저자는 순례길을 걸으면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까? 순례자를 자처하고 걷는 이들 대부분 후회를 하면서도 주변으로 보이는 풍경들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마주하는 자신이 길을 걷게 한다고 한다.

저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800km를 걷게 온전히 걷게 해준 것도 아프고 슬프고 불안하고 나약한 “나”였다고. 각국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배려 덕분에도 그녀의 순례길은 고단하지만은 않았나보다. 또한 그녀를 걷게 한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가족사가 있는 그녀는 내면의 자신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길을 걸었다. 일찍이 돌아가신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건강이 좋지 못한 어머니를 위한 기도, 아끼는 친구들을 위해 편지를 쓴다.


0.00킬로미터.

피스테라엔 까미노의 끝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바다와 등대를 배경으로 선 표지석이 내게 말하는 듯 했다.
“드디어 다 왔어. 이제 더 이상 갈 수 없어. 끝에 온 거야.”
내가 정말 왔구나. 비로소 나의 긴 여정을 끝낼 곳에 와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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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떠나는 마음먹기 어렵고 발자국 떼기 두렵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마도 길고 짧은 순간에 일상에서 마주하기 힘들었던 각자 자신의 내면에 주목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제 자리 걸음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안주하지 않고 성장하여 돌아왔다. 내면의 성장은 ‘나’의 큰 가치를 높여준다. 인지하게 해준다.

‘내’가 도대체 누구인지. 그녀의 여행 일기가 정말 기대되는 밤이다.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 -


지은이 : 박재희

출판사 : 디스커버리미디어

분야
여행 에세이

규격
변형 신국판(143*195), 전면 컬러

쪽 수 : 320쪽

발행일
2018년 9월 5일

정가 : 16,000원

ISBN
979-11-88829-05-7 (03980)




문의
디스커버리미디어
02-587-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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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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