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넷플릭스 드라마 ‘베이츠 모텔’ [드라마]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 '싸이코(Psycho)'의 프리퀄
글 입력 2018.09.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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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싸이코’와 드라마 ‘베이츠 모텔’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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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베이츠 모텔’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이 드라마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Psycho)”라는 영화의 프리퀄이라는 것에 끌려 정주행을 시작했다. 예전에 봤던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이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었던 덕분이다.

나는 스릴러를 좋아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내가 어떤 장면에서 기이함을 느끼는지 분석하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그 대상은 어떤 장소일 때도 있고, 배경 음악일 때도 있으며, 평범한 대화일 때도 있다. 그리고 내가 왜 그 장면에 기괴함을 느끼는지 나의 심리를 따라가며 마음속 깊은 곳에 내재된 공포를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이러한 공포의 대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릴 때부터 인형탈, 가면, 광대 같은 것들을 무서워했다.

이처럼 내가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간이 기괴함, 즉 낯섦을 느끼는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친밀한 대상으로부터 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는 심리적 공포를 심리학적 용어로 언캐니(uncanny)라고 한다. 이 언캐니를 가장 잘 활용했던 감독이 바로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다. 그리고 지금도 대부분의 스릴러 장르 문법에 그의 영향이 지대하다.



그는 어떻게 싸이코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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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실 드라마를 끝까지 보진 않아서 어떻게 스토리가 흘러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싸이코’를 보고 나니 미스터리한 인물, 노먼 베이츠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다.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보면 베이츠 모텔은 영화 ‘싸이코’의 주인공 노먼 베이츠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고 한다. 베이츠 모텔에서 노먼은 어머니의 과도한 통제와 집착 안에서 살아가는 18살 고등학생이다. 이에 노먼은 어머니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가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는 어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 그들에겐 오직 서로밖에 없다.

근데 노먼에겐 정신병이 있다. 노먼의 병이 무엇인지 드라마 상으로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영화 ‘싸이코’를 통해 그의 정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쉽게 설명하면 그의 자아의 절반에 어머니가 들어앉아 있다. 노먼은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한 아버지를 충동적으로 죽였는데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순간 잠시 블랙아웃이 되는 것이다. 그 이후에도 노먼은 어머니가 당했던 폭력을 떠올리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미스터리한 사건은 노먼이 블랙아웃이 되는 그때마다 발생한다. 그리고 이 블랙아웃은 노먼 안에 있는 어머니의 자아가 발동될 때 일어난다. 아마도 노먼의 어머니에 대한 집착과 그녀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안에 또 다른 목소리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노먼은 어머니인 노마의 품을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그녀에게 집착한다. 왜일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복잡한 개념을 찾아보는 것보단 노마의 삶을 들여다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노마는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학대를 받고, 친오빠에게 매일 성폭행을 당하며 살아온 여성이다. 결국 친오빠의 아이를 배 집에서 도망치듯 떠났고, 그 후 결혼한 남편에게도 폭력을 당하며 살았다. 노먼은 어머니의 이러한 충격적이고도 불행한 삶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노먼의 세상엔 어머니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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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싸이코’로 넘어오자. 영화에서 노먼 베이츠는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던 중, 어머니가 다른 남자를 만나자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둘을 살해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그녀의 시신을 냉동고에 보관하고, 자기 자신이 어머니가 되어갔다. 그녀의 옷을 입고, 그녀처럼 말하며 어머니를 자신의 몸 안에 살게 했다. 그러다가 노먼은 모텔에 묵으러 온 릴라 크레인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에 질투를 느낀 노먼 안의 어머니 자아가 그녀를 죽인다.



욕망과 억압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노먼 베이츠가 살인을 하게 되는 계기는 바로 ‘욕망’이다. 그들에게 어떤 욕망이 꿈틀댈 때, 그 안에 있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이 욕망을 억압한다. 그렇게 살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소년 노먼은 어머니의 환각, 환청에 이끌려 살인을 하고, 어머니를 잃은 어른 노먼은 스스로 어머니가 되어 살인을 저지른다. 왜 호감을 느끼는 여자들을 죽이는 거지? 라는 의문에 어느 정도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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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베이츠 모텔’은 노먼 베이츠의 싸이코적인 행동들에만 주목하진 않는다. 마약업을 하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과 베이츠 모자가 얽히면서 노먼의 미스터리함이 드러난다. 그래서 더 흡입력이 강하고 지루하지 않다. 이 드라마가 영화의 프리퀄로써 어떻게 연결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물론 노마 역의 베라 파미가, 노먼 역의 프레디 하이모어의 소름 끼치는 연기 또한 완벽에 가깝다.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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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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