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뮤지컬에 대한 기억으로 쓰는 창문너머 어렴풋이 [공연]

김창완의 곡을 어떻게 뮤지컬 속으로 녹여낼까?
글 입력 2018.09.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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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 포스터_온라인.jpg
 

김창완의 음악을 뮤지컬로 재현시켰다는 공연 『창문너머 어렴풋이』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알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졸업학예회 때 직접 뮤지컬에 참여해보면서였다. 'summer night'이라는 이름의 뮤지컬이었는데 아직도 기억나는 걸 보면 그 기억이 아주 강렬했던 것 같다. 바닷가에서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졌고, 시간이 지난 후 서로를 그리워하는 내용이었다.

그 뮤지컬이 떠오른 김에 다시 한번 유튜브에서 summer night 뮤지컬을 봤다. 초등학교 6학년이 하기엔 조금 수위가 높다 싶은 대사도 꽤 많았다. 남자주인공들과 그 친구들이 둘러싼 자리와, 여자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주인공들에게 '어디까지 갔냐'고 물으며 대화를 주고 받다가 노래를 부르며 극이 이어진다.




초등학생 때는 '키스'라는 단어에도 온 학교가 떠들썩했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그 summer night은 더 깊은 뜻은 몰랐지만 어쩐지 야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그런 감각적인 뮤지컬이었기에 아직도 기억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그 때 여자주인공의 친구 역할을 맡았는데, "그 남자, 돈 많아?"라는 대사에서 동그랗게 돈을 굴리는 손짓을 하며 열심히 춤을 췄었다.

아 공연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내가 싫어하는 남자 아이와 파트너가 되어서 울었던 기억도 있다. 그 남자아이에게 전혀 예의를 차리지 못한 행동이었고, 그 애에겐 트라우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내 상황을 변명하자면, 그 학예회를 하기 1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 갑자기 엄청나게 잘생긴 남자애가 전학을 왔었다. 심장이 막 튀어나올 것처럼 두근두근거렸었다. 그 애는 축구부였고, 피부가 까만 편이었다. 6학년이 되어 반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그 애를 좋아해서 일기장에 짝사랑 이야기를 적으면, 담임선생님께서 어떻게 연결해주시려고 고민을 하시곤 했다.

하지만 그 애는 자기 반에서 여자친구가 생겼다. 학예회 시즌쯤에 친구에게서 여자친구와 그 남자애가 껴안았다고 호들갑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전해들었다. 내 세상은 정말 무너져내리는 듯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애와 여자애는 헤어졌지만, 나는 그 여자애에겐 두번 다시 말도 걸지 않았다. 엄청난 질투를 했던 것 같다. 나는 그 남자애가 단지, 잘생겼었기 때문에 좋아했다. 그 아이의 성격이, 본질이 어떤지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잘생긴 얼굴을 멀리서 훔쳐볼 뿐이었다.

summer night 속, 주인공들의 친구들과 다를 바가 없다. 힘이 세냐고, 돈이 많냐고 상대의 조건을 물어보는 친구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내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주인공 친구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좋아했던 남자애의 여자친구가 될 수 없었던 것도 당연했다.

어쨌든, 뮤지컬을 경험해보며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끝이 났다. 그 뒤로도 뮤지컬을 꽤 좋아했다. 연극이 지루해질찰나, 음악과 함께 주인공들이 이때까지와는 다른 몸짓과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우르르 등장해서 무대를 꽉 채우고 춤을 춘다. 그리고 또 다시 느낀다. '엄청난 재능의 세계, 나와는 다른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세상'이라는 늘 하는 감상평을 내린다. 그런 재능의 세계를 엿보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나는 따라할 수조차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창문너머 어렴풋이' 역시 너무나 기대가 된다. 김창완 가수의 명곡들을 뮤지컬 속에 어떻게 성장 이야기와 조화시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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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너머 어렴풋이
- 감성복구 뮤지컬 -


일자 : 2018.09.22(토) ~ 2018.11.04(일)

시간
화, 목, 금 8시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60,000원

제작/기획
극단 써미튠즈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문의
극단 써미튠즈
070-4101-9013



 

뮤지컬 소개 이미지_배우.jpg
 

[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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