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

글 입력 2018.09.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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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대하여


어느날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하다, 문득 내가 즐겨듣는 노래 중에 '길'과 관련된 노래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정인 - 오르막길, 하림 - 이방인, 황푸하 - 반대로 걸어가, 폴김 - 길, 비투비 - 집으로 가는 길, 볼빨간사춘기 - 가리워진 길 등과 같이 '길'에 관련된 노래들만 묶어보니, 제법 많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건 김동률 - 출발 이라는 노래다.

노래 제목처럼 출발하기 전에 듣기 좋은 이 곡은 경쾌한 멜로디와 함께 시작하며 전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한다. 기분 좋게 하는 멜로디 만큼 짧은 호흡으로 자신이 걸어나가야 하는 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가사는 매력적이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김동률 - 출발 중


오르막길, 험난한 길, 낯선 길, 낯익은 길, 막혀서 돌아가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고, 떄로는 다른 길과 맞닿아 자연스레 이어지기도 한 길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과 닮아있다. 인생의 여정을 길에 빗대어 표현한 노래를 즐겨 듣다 보니, 오랫동안 길을 걸을 일이 있으면 자연스레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본게 된다.

책 『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의 발간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살아오다 그 길을 걸어갈까, 순례길에서 어떤 길을 걷고, 그 이후에 또 어떤 삶을 살아나갈까. 늘 궁금했지만 주변에 다녀온 사람도 없거니와, 완주한 이들이 많지 않아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을 매체를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없다. 그런데 책을 통해서 마주할 수 있다는 자체로 반가웠다.


“재희, 넌 왜 걷는 거야?”
“새롭게 시작해 보고 싶어서. 완전히 새로운 시작. 리셋(Reset). 산티아고 순례길이 그 시작인 셈이지.”

- 책 19쪽 중

 
책소개로 실린 두 문장만으로 어떤 일이 있었기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는지, 지은이가 말하는 새로운 시작, 리셋의 의미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한편, 신혼여행지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신혼부부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떠올랐다. 인생의 반려자와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순례길을 같이 걸으며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버티게 할 추억과 힘을 기른다는 것이 이유였다.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는 길은 이렇듯 새로운 시작에 앞서 맞는 예방접종과도 같고, 어쩌면 치유의 힘을 지닌 것 같기도 하다.



산티아고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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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예수의 제자 야곱이 이베리아 반도에 복음을 전파한 길이다. 순례길은 프랑스의 국경 마을 생장(Saint-Jean-Pied-de-Port)에서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 북서부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무려 800km 남짓 이어진다. 1993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자 중세부터 지금까지 1000년 넘게 순례가 이어지는 세계에서 유일한 길이다. 매년 300백만 명이 걷지만 단지 15%만 완주하는 아주 긴 순례길이다.

산티아고는 신의 길이지만 저자가 만난 건 그녀 ‘자신’과 ‘사람들’이었다.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내면 깊숙이 꽁꽁 숨겨뒀던 나를 마주 보게 해주었다.” 길에서 만난 자신은 아프고 슬프고 불안하고 나약했다. 하지만 800km를 온전히 걷게 해준 것도 아프고 슬프고 불안하고 나약한 ‘나’였다. 저자는 내면의 ‘나’와 동행하며 꼬박 40일을 울고 웃었다. 지은이의 고백대로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걸었다.”

그리고 사람들! 독일, 프랑스, 호주, 영국, 미국, 한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길 위에서 만난 다국적 친구들의 위로와 응원, 따뜻한 배려가 없었다면 저자의 카미노는 완결될 수 없었다. 그들은 아로마 오일로 발 마사지를 해주고, 산 속에서 쥐가 난 저자를 구해주었다. 뒤떨어진 저자를 기다려주고, 감동의 응원 메시지도 남겨주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내면 깊숙이 숨겨놓았던 아픔과 상처를 기꺼이 보여주었다. 신의 길에서 만난 ‘나’와 나를 닮은 사람들. 산티아고 순례길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길이었다.

- 출판사 서평 중


이 책을 통해서 맛보고 싶은 것은 길이 주는 치유의 힘과 산티아고의 매력이다. 매년 300백만 명 이상의 다양한 사람들이 걷기 때문에 갈 때마다 매번 새롭다는 산티아고에서 책의 지은이는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났고,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더불어 800km 가까이 되는 기나긴 길을 걸어본 사람만이 아는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싶다. 1,000년 전 야곱이 걸었을 당시에는 종교적인 신념만을 가지고 향한 길이었지만, 현재는 종교와 무관하게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길이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을 걷게 했을지 이 책을 통해서 엿보고 싶다.


0.00킬로미터.
피스테라엔 까미노의 끝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바다와 등대를 배경으로 선 표지석이 내게 말하는 듯 했다.
“드디어 다 왔어. 이제 더 이상 갈 수 없어. 끝에 온 거야.”
내가 정말 왔구나. 비로소 나의 긴 여정을 끝낼 곳에 와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 303쪽 중


시작이자 끝에 다다랐을 때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성취감'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표현 못할 그 감정을 책의 지은이는 어떻게 말할까.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 가 이 책의 부제인 만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만난 자신은 어떤 모습이었고 또 어떻게 다가왔을까. 나는 이 숱한 물음표들을 간직한 채,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과의 만남을 준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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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40일간의 위로
- 나를 만나, 나와 함께 걷다 -

지은이 : 박재희
출판사 : 디스커버리미디어
분야 : 여행 에세이
쪽수 : 320쪽
발행일 : 2018년 9월 5일
ISBN : 979-11-88829-05-7 (0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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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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