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Happy birth day, Happy death day!

글 입력 2018.09.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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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 포스터.jpeg



공연장에 입장하기 전, 스탭에게 탬플릿과 함께 추억의 간식이었던 아폴로를 받았다. 잠시 어릴 적 내 모습을 회상하게 됐다. “그 땐 그렇게 아폴로를 많이 먹었지…”하며 자리에 앉았다.



공연은 지금부터 4초후 시작됩니다.


“4,3,2,1”



암흑 속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러 목소리가 뒤섞이고, 나는 그 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무대 원 안에 빛이 들어오자, 드디어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복적인 비트와 ‘랩’을 기반으로 한 대사. 계속해서 반복되는 행동들이 인상적이었다. 멀리서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똑같아 보이는 일상 속, 조금씩 다른 우리. 그 변주 속에서 ‘지구’라는 소녀는 그리고 그녀의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일상은 조금씩 바뀌어 간다.


우리의 삶도 들여다보면 그렇다. 매일 똑같아 보이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우리는 바뀌어 간다.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으며 항상 나와 가까이에 있는 가족도, 친구들도, 주변 사람들 모두 조금씩 변한다.



우리별사진임.jpg


 

“사랑하는 우리 지구, 생일 축하합니다.”


지구는 계속 돈다. 원 밖을 한번 도니, 지구는 그새 또 생일을 맞이한다. 그리고 또 한번 도니, 또다시 생일. 지구는 계속해서 돌기 시작한다. 반복되는 지구의 생일, 하지만 조금씩 다른 하루. 어느때와 다름없는 지구의 생일 날, 가족들이 울고 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지구는 무언가 잘못됐다 생각한다. 할머니를 살리고 싶어 지구는 원 밖을 반대로 돈다.



“조심해. 계속 돌면, 우리 모두가 죽어.

우리가 나타나기도 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어릴 적 지구는 가족과 함께 코스모스 아파트 19단지로 이사를 왔다. 태어나서 6억년간 혼자였던 지구의 주변은 꽤 떠들썩하게 바뀌어 있었다. 엄마와 함께 옆집에 인사를 갔는데, 이름이 달님이란다. 곁에 아무도 없는 달님이를 위해, 지구는 아폴로를 선물한다. 이 때 공연 전 받았던 아폴로의 정체를 알게 됐다. 어떻게 이런 재미있는 요소를 넣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 후, 지구와 달님이는 매일 같이 논다. 매일 붙어 있지만, 조금씩 멀어지는 게 느껴진다.


지구와 달님이는 어릴 때 같이 놀았던 내 소꿉친구. 그 땐 매일 붙어 있는게 일상이었지만, 어느새 너무 멀어진 친구들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도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나는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기에 더욱 공감이 됐을지도 모른다.



지구와 나의 평행이론


사람의 일생을 닮은 지구. 반복되지만 결코 똑같지는 않은 지구의 일상을 보며 나의 하루는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너무나 소중한 지금의 순간들. 잠시 한 눈 팔다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것들에 대한 이야기. 연극이 끝이 나도 계속해서 맴도는 비트와 대사가 마음을 울리는 공연이다.



[김영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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