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캐나다] 삶의 공기

글 입력 2018.09.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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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옥철’은 공기가 차갑고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똑같이 무표정이다.
 
서울은 회색도시 같다. 날씨가 흐려서가 아닌, 아침엔 아무도 감정이 없는 것처럼 그들의 차가운 공기가 모든 공간을 가득 채운다. 똑같이 반복되는 생활 속에 삶의 여유까지 얻지 못해서 일까.

캐나다의 아침은 언제나 밝다. 그들은 모두 오후 4시, 5시면 퇴근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인가? 모든 계절의 기온이 한국보다 훨씬 춥지만 그들의 일상에 흐르는 공기는 따듯하다. 길가, 커피숍에서 눈이라도 잠깐 마주치면 환한 웃음으로 아침인사를 서로하고, 길거리 사람들의 얼굴은 항상 밝게 빛나고 있다.

한국에 온지 이틀 만에 일을 시작했다. 생각 없이 탄 아침 7시의 지하철의 모습은 당황스러웠다. 1년이 짧은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는 캐나다에 있는 잠깐의 시간동안 한국생활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아니면 캐나다 생활에 빠르게 적응해버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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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그날의 지옥철은
나를 거의 울게 만들었다.


좁은 공간속에 모두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 조차도 약간의 공포감이 들었다. 사실 캐나다는 길을 걷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 내가 서있는 앞, 뒤, 좌, 우에 모든 공간이 넉넉하다는 것이다. 누군가 차가운 표정으로 가까이 다가올 때는 위협적인 상황이라 느낀다.

나의 가방조차 제대로 있을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어찌할바 모르는 나에게 짜증 가득한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나 생생했고, 무서웠다. 캐나다에서 무심코 무표정으로 걸을 때, 무표정으로 앉아 있을 때 그냥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가와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좋지 않아보여’ 라던지, ‘날씨도 좋은데 웃자!’ 라며 따듯한 말을 건내주던 사람들이 한국에는 없었다.

이것이 잊고 살았던 한국 생활이었다. ‘고작 1년있다왔는데 뭘’ 이라고 생각했었다. 난 그 고작 ‘1년’동안 한국생활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한국생활 2주는 적응해야해’라고 한 말을 나는 흘려 들었다. ‘내가 25년을 한국에서 살았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질서와 배려가 없어 보이는 모습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2주가 지나니 적응이 조금씩 되고,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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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따듯하고
밝은 아침을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가 아는 그 ‘차갑고 외로운 한국생활’ 때문에 아침햇살마저도 느낄 여유를 갖지 못한다. 우리에게도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마저도 커피냄새를 맡으며 따듯한 인사를 나누는 여유를 가질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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