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르나테트 프루키에의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 [도서]

글 입력 2018.09.2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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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

*** REVI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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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

베르나데트 푸르키에 글 / 세실 감비니 그림 / 권예리 옮김
분야: 유아, 어린이 / 과학, 생물학 / 그림책
정가 13,000원 / 발행일 2018년 8월 31일
ISBN 979-11-961389-1-2 77480


갈색 봉투로 감싸진 택배가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의아함이었다. 넓적하고 딱딱한,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감촉의 물건이 배송되었기 때문이다. 봉투를 열고 나서야 아! 이거였구나 싶었고, 택배를 받았을 때의 궁금증과 설렘으로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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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책 표지를 넘기니 먼저 보인 것은 세계지도였다. 곧 만나게 될 나무들의 이름과 서식지를 알려주는 지도를 보며 어떤 특성을 가진 나무를 만나게 될지 예상도 해보고 나무의 모양새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책은 한 종류의 나무가 책 한페이지에 걸쳐 소개되는 구성이었다. 왼편에는 나무의 이름과 설명이, 오른편에는 나무의 특성을 살린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설명과 일러스트의 테두리에는 같은 문양이 띠를 두르고 있어 마치 액자에 표구된 글과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다. 테두리 역시 나무의 특성을 살린 그림인 것 같아 섬세함이 돋보였다.

프리뷰로 책을 알게되었을 땐 여러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는 나무도감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펼치고 처음 든 생각도 '음 마치 식물도감 같은 책이네.'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읽어내려가다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1인칭 나무의 시점에서 구어체로 진행되는 내용들은 이 책의 제목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처럼 저 먼 곳의 나무가 보낸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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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별명들로 자신을 소개하는 나무들은 원래의 본명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나무의 특성에 집중된 설명들은 나무를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밀림에 올 때 요리 도구를 꼭 챙겨오세요. 막대기, 넓적하고 질긴 나뭇입, 화덕, 돌멩이 몇 개, 그리고 인내심만 가져오면 돼요. 먼저 막대기로 내 열매 세 개를 부수어요. 여기서 나온 씨앗 100개로 초콜릿 100그램을 만들 수 있어요.

-초콜릿 나무 中


이렇게 유령이 떠다니는 현상은 2~3주일 동안 계속 나타나요. 나는 꽃잎이 없고 그 대신에 포엽이 꽃을 감싸고 보호해 주어요. 새하얀 포엽은 마치 얇은 손수건처럼 바람에 살랑거려요. 포엽은 원래 잎이었는데 꽃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변했답니다.

-유령나무 中


'카카오'라는 열매를 통해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을 자신의 열매를 부수면 만들 수 있다는 말로 간단하게 설명하고, 잎이 변형되어 만들어진 '포엽'이라는 기관을 유령처럼 흔들린다고 표현하며 나무의 특징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었다. 둘 다 실제로 본 적 없는 나무들이지만 나무의 편지를 읽으니 마치 그 모습이 상상되는 듯 했다.

<수상한 나무들이 보내는 편지>에 소개된 16종류의 나무들 중 실제로 내가 알고 있던 나무는 딱 한 종류, 금화나무였다. 그동안 은행나무로 알고 있었던 나무를 금화나무로 소개 받으니 낯설기도 하면서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고정관념 때문일까, 은행나무라고 하면 은행의 지독한 냄새가 떠오르는데 금화나무라고 하니 멋진 황금빛으로 물든 금화나무 가로수길이 먼저 떠오른다.

프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무는 항상 있는 듯 없는 존재였던 것 같다.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지만 그냥 풍경처럼, 배경처럼 지나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무들의 편지를 받은 이후로 이제 길을 걷다 나무를 본다면 그 나무의 이름은 모를지라도 한 번 더 돌아보게 될 것 같다. 이제 곧 있으면 황금빛 잎사귀들을 도로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은행나무가 아닌 금화나무를 먼저 떠올리며 나무에게 마음 속으로나마 인사를 건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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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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