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저널이 선정한 편집자 기획노트 Vol.4

글 입력 2018.09.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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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이 선정한
편집자 기획노트 Vol.4


선정 및 정보 제공 - 출판저널


<출판저널>이 선정한 [편집자 기획노트]는 편집자가 직접 들려주는 '기획노트'를 통해 책 기획 의도와 제작 후일담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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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중했던 것들
1945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한때 소중했던 것들



누구나 있잖아요, 한때 소중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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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를 통해 대한민국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며 100만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 이기주 작가가 2년 만의 신작 산문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때 소중했던 것들》은 지금은 곁에 없지만 누구나의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는 우리 자신들조차 모르는 사이에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 책의 작가는 무심한 듯 살뜰하게 바라본 삶의 풍경들 속에서 매일매일 새롭게 흘러가는 일상의 면면들을 수집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영롱하게 반짝이는 삶의 특별한 순간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약간의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가 발휘하는 이 두 가지 능력은, 문장과 문장으로 이어지며 독자들의 가슴으로까지 도달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출발하여 활자화된 이야기는 묵직한 감동과 울림이 되어, 다시 우리의 삶 속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지요.

또한, 이 책에는 이기주 작가 스스로의 한때 소중했던 것들, 한때 소중했던 사람들에 대한 내밀한 고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날 곁을 머물다 떠나간 사람과의 대화, 건넛방에서 건너오는 어머니의 울음소리, 휴대전화에 찍힌 누군가의 문자메시지, 문득 떠오르는 어느 날의 공기나 분위기,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그리움'으로 귀결될 순간순간들…….

작가가 용기내어 꺼내놓는 속마음은 잔잔하게 공명하며 비슷한 경험치를 가진 우리들의 상처와 마주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은 지난날 그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것들이었다는 자각으로 이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저 덧나지 않게 연고도 바르고 호호 불어가며 계속해서 마음을 쏟는 수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지요. 아물지 않은 상처를 끌어안고 우리가 삶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행복했던 기억은 힘이 세기 때문일 겁니다.

그밖에도 책과 더불어 살며 책방과 책방 근처를 서성이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듣는 이야기, 작가 자신만의 사소한 습관과 취향, 그리고 감명 깊게 본 영화를 소개하며 전하는 메시지는 잊고 살았던 인생의 평범하지만 자명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마음'이 시켜서 하는 일.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추스르고(1부), 건네주었다가(2부), 떠나보내는(3부) 건 결국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글/ 김지향 달 편집장




1945



'냉전의 자식'이 쓴 냉전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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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아카이브(구 모던타임스)의 책은 하나의 키워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첫 책 《존 F. 케네디의 13일》과 두 번째 책 《0시 1분 전》은 모두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뤘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와 《감시국가》, 《스노든》의 키워드는 내부고발자 스노든이다. 《스노든》과 《버니》는 테드 롤이라는 미국의 시사만화가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945》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인 돕스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 영국에서 태어났고 생후 8주차에 외교관 부모와 함께 소련 땅을 밟았다. 어린 시절을 스탈린의 나라에서 보낸 돕스는 미소 냉전이 한창일 때 붉은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KGB의 미행을 당하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소련과의 이런 인연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졌다. 1980년 〈워싱턴포스트〉에 들어가 동유럽 지국장과 모스크바 지국장을 역임한 것이다. 마이클 돕스는 이런 이력을 근거로 자신을 ‘냉전의 자식’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2008년 신문 기자 생활을 마친 저자는 '냉전 3부작'을 기획했다. 평생을 소련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관련 글을 써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이렇게 나온 책이 냉전의 종식·절정·기원을 다룬 《Down with Big Brother》, 《One Minute to Midnight》, 《Six Month in 1945》다. 모던아카이브에서는 뒤의 두 책을 각각 《0시 1분 전》과 《1945》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했다.

"얄타로 향하는 루스벨트를 보면서 국가지도자의 막중한 책임과 함께 한 가닥 연민을 느꼈는데 얄타회담에 대해 쓴 글을 읽으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 건 이 책이 처음입니다."

한 유명 블로거가 《1945》를 읽고 나서 남긴 서평이다. 나 역시 마이클 돕스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드는 생각은 "어떻게 논픽션을 이렇게 쓸 수 있지"였다. 상황과 인물 묘사가 탁월했다. 마치 현장에서 지켜보고 쓴 듯이 생생하고 치밀했다.

소설이라면 상상력을 동원해 얼마든지 그런 묘사가 가능할 테지만 논픽션의 경우 사실을 토대로 해야 하니까 방대한 자료가 필요할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감사의 말’에도 밝혔듯 저자는 얄타의 리바디아 궁전, 포츠담의 체칠리엔호프 궁전을 비롯해 책에서 묘사한 대부분의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이런 성실한 취재에 더해 영어뿐 아니라 러시아어에도 능통한 덕분에 다양한 자료에도 접근할 수 있었던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1945》는 분량이 600쪽이 조금 넘는다. 기획에서 출간까지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1인 출판사에서 내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책이다.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역사적인 회담을 다룬 책을 북미 정상회담에 열린 주에 출간해서인지 언론에서도 꽤 주목해 주었다. 출간 한 달 만에 2쇄를 찍을 수 있었고, 절판시킨 《0시 1분 전》을 새롭게 편집해 재출간하고 출간을 망설였던 《Down With Big Brother》도 계약하기로 마음먹었다. 미국에서는 냉전의 종식부터 시간 역순으로 출간되었다면, 국내에서는 기원·절정·종식이라는 시간 순으로 나오는 셈이다. 마이클 돕스의 팬이라면 기대해도 좋겠다.


글/ 박수민 모던아카이브 대표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여성독립운동가들에 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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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나왔어야 할 책이 3·1운동 100돌을 한 해 앞둔 지금에서야 우리 앞에 나타났다.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이 그 책이다. 이것은 이윤옥 시인이 지난 10여 년간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추적하면서 쓴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8권)을 토대로 쓴 책이다.

이윤옥 시인은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을 쓰는 데 꼬박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아니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때로부터 따지면 근 2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내가 2000년도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으로 도쿄에 있을 때 1919년 2·8독립선언이 있던 도쿄YMCA를 드나들며 재일 조선인 유학생 가운데 김마리아 등 여학생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김마리아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에 관한 책이 없음을 알고 이들을 알리는 책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결심은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 가장 첫 번째 부딪친 벽은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자료부족이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이윤옥 시인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활약한 현장을 일일이 찾아 가보기로 결심했다. 부춘화 지사(건국포장, 2003)가 활약한 제주도부터 시작하여 부산 일신여고 출신의 박차정(독립장, 1995) 지사, 목포 정명여학교에서 14살 댕기머리 소녀로 만세운동에 참여한 김나열(대통령표창, 2012)지사 등 여성독립운동가가 활동한 안동, 여수, 광주, 전주, 천안, 춘천, 수원 등을 찾아 나섰다. 뿐만 아니라 여자 안중근이라고 불리는 남자현 지사가 활약한 만주 하얼빈을 시작으로 상해 임시정부와 기강, 장사, 유주, 남경, 중경에 이르는 수천 킬로미터의 답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중노동으로 번 돈을 임시정부 독립자금으로 지원한 박신애(애족장, 1997), 전수산(건국포장, 2002) 지사 등의 발자취를 찾아 하와이 까지 달려가는 정성을 쏟았다.

이번에 이윤옥 시인이 펴낸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은 우리나라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에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출신지, 가족관계, 생몰연월일, 국가유공자 훈격과 활약상 등을 간략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국가보훈처 등에서 독립운동가를 소개할 때 쓰는 "피체되다, 독립만세를 고창하다, 독립사상을 고취하다"와 같은 어려운 말투에서 벗어나 "잡히다, 만세 부르다, 드높이다"와 같은 쉬운 우리말로 풀어써 누구나 읽기 쉽게 쓴 것이 특징이다. 또한 김덕세(2014. 대통령표창) 지사처럼 부부독립운동가의 경우에는 남편 김형순의 서훈 사실 (2011. 애국장) 등 서훈 받은 가족들을 일일이 소개한 것도 이 책의특징이다.

이윤옥 시인은 "1942년, 중화민국의 총통이었던 장제스(장개석)는 여자광복군 1호 신정숙 지사에 대해 '한 명의 한국여인이 1천 명의 중국 장병보다 더 우수하다.'고 극찬했다. 이런 한국의 여성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조국독립을 위해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우리 겨레가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 놓는다."고 했다.


글/ 김영조 도서출판 얼레빗 편집주간



[ARTINSIGHT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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