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영화] 지친 마음 보듬어주는 영화

글 입력 2018.10.0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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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미소가 사라지지 않아서 평소보다 크레딧 화면을 더 오래 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점점 추워지는 요즘, 점점 두꺼워지는 옷과는 달리 여전히 마음을 단단하게 먹는 건 어렵고 쉽게 물러지고 이리저리 치이기 십상인 걸 느낀다. 상황에 따라 바꿔입는 옷처럼 마음도 그렇게 쉽게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내 마음대로 마음의 두께를 한 겹 두 겹 추가할 수 있다면, 그러면 조금 더 모든 것에 무덤덤할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영화를 골라봤다. 마음이 지치는 순간 영화의 어떤 언어들은 어느 것보다 큰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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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2017 미국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출연: 제이콥 트렘블레이, 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이자벨라 비도빅, 노아 주프

장르: 드라마 / 개봉: 2017.12.27

상영시간: 113분 / 전체관람가

 


이해심 많은 엄마와 유쾌한 아빠, 착한 누나와 함께 사는 한 소년이 있다. 홈스쿨링 하던 그는 10살이 되어 학교에 가게 된다. 그는 안면기형장애를 가진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이제 그의 보호막이던 우주 헬멧을 벗고 사람들 사이로 걸어 나가야 한다. 이는 마치 달을 처음 밟은 닐 암스트롱이 느꼈을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그런 모습일 테다.

 

처음으로 친구가 생기고 아이들 사이에서 상처받는 것은 비단 어기 혼자만의 일은 아니다. 학교를 다녀온 어기의 행동 하나, 기분 하나에 온 가족이 들썩인다. 영화는 이런 가족들의 입장을 각각 다른 장에서 보여준다. 어기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는 알 수 없었던 각자의 사정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특히 겉으로 씩씩하게만 보이던 철든 누나 비아의 내면이 실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 씩씩함 속에 남몰래 훔쳐야 했던 눈물이 있었다는 걸 그녀의 나레이션, '어기가 태양이면 가족은 주위를 맴도는 행성 같다.'를 듣기 전까지 몰랐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안면기형장애를 가진 어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기를 비롯한 가족들, 친구들, 선생님들 각자의 힘겨움을 이해하고 서로 껴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도 남을 이해해볼 관용을, 하루 더 힘차게 살아볼 힘을, 마음을 조금 더 견고하게 만들 용기를 주는 영화다.

 

+)영화는 개봉 당시 북미에서 <토르>, <저스티스 리그> 등 쟁쟁한 블록버스터 경쟁작들 사이에서 놀라운 흥행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진정 지구를 지키는 여러 영웅들보다 더 놀라운 영웅이다.

      

 


    

-아직 거친 마음이라면-

    

 

<아이필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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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사람은 착각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아” 들을 당시엔 아리송했던 말씀이 이 영화를 보고 다시 생각났다.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으로 날씬하고 예뻐지길 간절히 바라는 주인공 르네는 여느 때처럼 헬스클럽에서 스피닝을 돌린다. 그러다 사고로 머리를 부딪치고 거울을 보는데 그 속에는 자신이 꿈꿔 온 날씬하고 예쁜 여성이 있다! 지난밤 빌었던 소원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 르네. 그렇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이 자기가 자기를 보는 눈만 달라진 것이다.


그때부터 폭풍 자신감, 자존감으로 생활하니 일도 사랑도 술술 풀린다. 영화는 남들이 평가하는, 남의 기준에 맞추는 내가 아니라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발랄하게 그려낸다.


오늘 하루도 어떤 착각 때문에 행복했다면 그걸로 됐다. 그 착각 속에서 진짜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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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33살의 사진작가 JR과 88살의 프랑스 거장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만났다. 둘의 만남에서 나이는 결코 소란한 주제가 아니다. 둘은 그저 아이들이 놀듯 예술로 유쾌한 ’장난‘을 친다. 둘은 프랑스 소도시를 돌아다니며 평범한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얼굴을 건물만하게 크게 프린트해서 그들의 집, 일터 등에 붙힌다. 이 요상한 장난에 사람들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일종의 쾌감을 맛본다.


과연 예술은 요란하지 않게 사람을 울리고 미소 짓게 하며 마음을 풍족하게 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JR과 바르다의 케미와 그들의 순수한 상상력은 관객의 마음을 정화 시켜주고 우리는 함께 유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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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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