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iw] 옛 생각이 나겠지요,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 [공연]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선물하고픈 그 시절, 그 음악, 그 감성
글 입력 2018.10.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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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 포스터_온라인.jpg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보고픈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난 후 부모님을 떠올렸다. 친구나 연인과 보는 것도 좋겠지만, 부모님과 함께 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쉽게 즐길 수 있고, 재미있고, 감동도 있고, 감성을 자극하는 뮤지컬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듯하다.




1. 쉽게 이해가 가는 줄거리



보통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사건이 이리저리 뒤얽히고 치밀한 복선이 여기저기 깔려있는 콘텐츠를 꺼려 하신다. 그런 걸 보다 보면 금세 피로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창문너머 어렴풋이>를 부모님과 함께 보면 좋겠다 느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줄거리가 복잡하지가 않다는 점이다. 큼직큼직한 사건들이 강조되므로 내용을 이해하기가 매우 편하다. 행복했던 창식과 정화, 불운의 사고, 안정되어가는 창식의 일상에 끼어든 종필의 밴드 무리, 음악을 통해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우는 인물들, 행복한 끝맺음. 이야기의 흐름을 쉽게 따라갈 수 있어 산뜻한 마음으로, 부담을 갖지 않고, 피곤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2. 배우들의 대단한 입담, 넘치는 끼



배우들이 가진 에너지는 정말 대단하다……. 후기를 쓰는 지금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먼저 마음을 울리는 정화의 잔잔하고 깔끔한 목소리, 그리고 귀엽게만 보이던 호순이의 엄청난 춤 실력!


창식과의 관계가 위태로울 때, 정화는 담담하게 노래를 불렀다. 위태로운 상황과 정화의 잔잔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그 슬픔을 더 극대화하는 것만 같았다. 고요하게 은은하게 울리는 정화의 맑은 목소리에 결국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다. 연기와 노래로 마음이 저릿저릿하게 만들고 눈물까지 쏙 빼냈다.


호순이는 처음 보는 순간 놀랐다. 내 주변에 그렇게 사랑이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없어 그런 인물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극이 진행되며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입도 떡 벌리게 된다. 디스코를 추는 호순이는 정말 ‘존멋’ 그 자체였다. 아까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딱 딱 각을 잡고 척척척척 춤을 추는데 저절로 와, 와, 하며 커다란 숨이 터져 나왔다.


악기를 연주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눈에 선하다. 그중에서도 온몸을 던져가며 스틱을 휘두르던 드러머 필구가 기억에 남는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그 외에도 남자 배우들의 유창한 입담이나 마치 콩트같은 귀여운 대화 상황들, 능청스러운 DJ 연기와 사투리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배우들의 재치와 연기력으로 공연은 아주 풍성하고 재미있었다. 슬픈 상황에서도 마냥 슬퍼하지 않고, 유쾌하게 승화시키는 등 절대로 웃음을 잃지 않는 공연이었다. 모두들 기분 좋게 웃었다. 나 또한 무엇을 봐도 딱히 웃음이 나질 않는 시기였지만 <창문너머 어렴풋이> 공연 덕분에 많이 웃었다. 웃음이 가져다준 에너지 덕분에 그날은 유독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3. 모두가 즐기는 그 시절의 음악



주인공들의 생년이 밝혀지는 장면이 있었다. 61년생, 63년생……. 생각지도 못한 생년이 나오는 순간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60년대라면 딱 내 부모님이 태어난 시기다. ‘젊은 시절에는 엄마 아빠도 이 노래들을 즐겨 듣곤 하셨겠지.’ 라고 생각하니 왠지 시간 여행을 하는 듯 묘한 마음까지도 들었다.


이전의 프리뷰에서 ‘오도바이’라는 말이 너무 재미있다고 표현했었다. 그 발음에 꽂혀서 아주 질리도록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를 들었더랬다. 음원이 아닌 실제 생생한 사운드로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옛날 노래라는 생각에 어색함도 잠시, 오도바이를 부르짖으며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가사를 되짚으며 따라 불렀다.


좋은 음악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그저 좋은 음악인가 보다. 가수 아이유의 리메이크 곡으로도 유명한 ‘너의 의미’는 객석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때로는 익숙하지 않은 곡이 나오기도 했지만, 서정적이고도 다정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이 노곤하게 풀리는 것을, 신나는 리듬의 음악에 몸이 움찔움찔하는 것이 내적으로 춤을 추고 있음을 스스로 느꼈다. (다른 관객들도 그랬으리라 생각해본다.)


글을 작성하며 문득 나와 가까운 좌석에 앉아 있던 어머님들이 떠올랐다. 그분들은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즐거워하셨다. 크게 웃으며 손뼉 치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행복해하셨다.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배가 된 것 같기도 했다. 그 행복과 즐거움이 몇 좌석 떨어져 있던 나에게까지 느껴졌다. 우리 부모님께서도 이 공연을 본다면 정말 좋아하셨을 것 같다고 이 어머님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분들이 열심히 즐기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으며 신나게 공연을 볼 수 있었다.


*


커튼콜, 기립, 박수와 함성


커튼콜, 열심히 호응했다. 일어나서 즐기자고 제안한 것은 극중 등장인물들이지만, 호응하고 춤추는 것은 자연스럽게 그리되었다. 그만큼 전반적으로 훈훈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지는 공연이었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집중이 필요하고 벅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창문너머 어렴풋이>의 배우들은 연기와 음악 공연까지 함께 했으니 사전에 그리고 무대를 하며 신경 써야 할 점들도 많았을 것이다. 쉽지 않았을 공연을 이렇게 훌륭하게 풀어내 준 제작진, 출연진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쉴 새 없이 웃고, 울컥하고, 웃고, 울컥하고, 다시 웃고. 관객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이리저리 널뛰게 하며 공연은 행복하게 끝났다. 기회가 닿는다면 사랑하는 부모님께도 <창문너머 어렴풋이>를 보여드리고 싶다. 아마 내가 즐거웠던 것 이상으로 즐거워하셨으리라. 그 시절, 그 음악, 그 감성을 고스란히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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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불의의 사고로 꿈과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천재 뮤지션, ‘창식’은 봉천동 음악다방 DJ로 활동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실의에 빠진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칩거하지만 그의 연인 ‘정화’는 창식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편 전국 록 밴드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고수의 가르침이 필요한 ‘종필’과 친구들은 우연히 창식과 만나게 되고, 창식의 천재성을 단번에 알아차린 종필은 집요하게 가르침을 구한다. 그러나 차갑게 밀어내기만 하는 창식. 과연 종필의 순수한 마음이 좌절감에 빠져있는 창식을 구해낼 수 있을까? 멀고도 험한 도전의 길에 선 이들의 앞날은.....




<창문너머 어렴풋이>
- 감성복구 뮤지컬 -



일자 : 2018.09.22(토) ~ 2018.11.04(일)


시간
화, 목, 금 8시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 전석 60,000원


제작/기획 : 극단 써미튠즈


관람연령 : 만 7세이상
공연시간 : 100분


*


문의
극단 써미튠즈
070-4101-9013


예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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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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