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는 왜 '사랑'을 소비할까? [문화전반]

'사랑'을 다룬 콘텐츠가 계속해서 소비되는 이유
글 입력 2018.10.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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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대부분의 사람이 보편적으로 한번쯤 겪게 되는 감정이자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감정일 것이다. 대부분의 노래 가사는 ‘사랑’의 추구, 획득, 진행, 상실 등을 주제로 쓰여지며,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의 콘텐츠에도 이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만든 콘텐츠들은 더 그렇기도 하다. 하다하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고, 수사하다 연애하고, 전쟁터에서도 연애한단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여러 비판 덕에 좀 나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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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의문이 좀 생긴다.

이와 같이 사랑이 보편적인 소재로 흔히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측컨데 아마 다른 서사에 비하여 공감을 얻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기초 서사인 자녀-부모 서사, 형제 서사 등은 애초에 개인별로 정해져 있는 서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없다. 예를 들어 자녀에게 무관심하고 심지어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를 가진 사람에게 자녀에 대한 부모의 모성애나 부성애를 다룬 콘텐츠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소재일 것이다.


뭔가 엄청난 계기나 사건이 있어 부모의 성격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지 않는 한 그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자녀 또한 분명하게 깨닫고 있는 바일 것이다. 형제 서사 또한 마찬가지다. 아예 형제가 없는 사람은 타인의 형제서사에 공감하기 어렵다. 물론 손아래 형제가 생길 가능성이 존재하겠지만 어느정도 시기가 지나면 그런 기대감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반면 사랑에 대한 서사는 비교적 여러 번에 걸쳐 얻게 되는 만큼 공감할 수 있는 서사의 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겪지 못했던 종류일지라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되기 때문에 콘텐츠를 접하는 개인들이 작품 속 타인의 서사에 더 귀를 기울이기 쉽다. 즉 ‘자신이 겪었던 서사와 비슷하여 공감이 가거나 앞으로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서사’라는 가능성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사랑'이라는 주제를 특히 중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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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같은 멜로 장르라도 그 양상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흔히 여성과 남성 사이에 일어난 감정적 교류만을 사랑으로 치부했던 옛날과는 달리, 동성간의 사랑을 다룬 작품들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능력있는 남성 캐릭터와 그의 보호를 받는 여성 캐릭터라는 고정된 관계도 주체적인 여성상을 원하는 시대의 목소리에 맞춰 변하고 있는 추세다.


이성애와 동성애 뿐만 아니라 양성애, 범성애 등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점차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성애를 느끼지 않는 무성애도 있다. 물론 아직까진 이들에 대해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잘 보이지 않지만, 곧 우리나라에서도 등장하지 않을까?


아무튼 무성애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성애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과 형태가 다양할 뿐 '사랑'이 언제나 인류의 지대한 관심사였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사랑을 꿈꾼다"고 해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요즘 '연애 권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왜 뭐만 틀면 사랑타령인 것인지 나름의 합리적 이유를 이렇게 찾아본다.



*

현재 연애할 생각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서, 이 글은 '원인 규명'에 대해서지 연애 부르짖는 사회에 대한 '옹호'나 '변명'을 위함은 아니란 점을 밝혀둔다.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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