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파괴하는 완벽 [영화]

Black Swan (2010)
글 입력 2018.10.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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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서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 어떤 걸까.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나 역시 완벽이란 상태가 사실 도달할 수 있는 확실한 지점이 있기는 할까,라는 고민을 해보지 않을 순 없다.


어떤 일을 끝내며 '이 정도면 최선을 다했지'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그 일이 그다지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잘하고 싶은 일, 간절히 원하는 일에 자기만족을 하기는 좀처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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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에 등장하는 니나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한다. 흑조를 연기하기 전 그녀의 백조 연기에서 보이는 발레 테크닉은 완벽에 가깝다.


그러던 어느 날, 백조의 호수를 재해석한 작품이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백조와 흑조, 한 사람의 몸에서 두 가지 상반된 인물이 필요하게 된다. 안무 동작을 완벽히 해내기만 하면 흑조 역도 당연히 자신이 따낼 줄로 알았던 니나에게 토마스는 백조는 완벽하지만 흑조에게 느껴져야 하는 참을 수 없는 매력이 없다고 말한다. 어딘가 아슬아슬하고 자신을 파괴할 것만 같은 매혹적인 느낌이 그녀에게 부족하다고 한다.


착하고 완벽하게 살아야 한다는 엄마의 압력에 살아왔던 그녀에게 어둡고 불안하지만 강렬한 흑조의 삶을 표현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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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는 자신의 삶을 통틀어 완벽에 가깝고자 노력했다. 그녀는 '백조'와 같이 자신을 만들어왔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냘프고 깨끗하고 착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그건 백조의 삶이었고, 그랬기에 니나의 백조는 완벽할 수밖에 없었다.


백조의 삶을 살아가는 니나에게 흑조가 살아가는 삶과 감정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동작은 완벽했더라도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떠한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흑조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집착은 그녀가 가진 흰색 도화지에 검은 물을 들인다.


니나는 불쾌한 환상을 보며 점점 더 흑조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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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는 마지막에 "느꼈어요. 완벽함을. 모든 게 완벽했어요."라고 한다. 완벽함을 느낀 순간은 니나의 마지막이었다. 그러니까 완벽함이란 마지막이다. 완벽함의 그다음은 없다. 완벽함은 끝이다.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 얻을 수 없다. 그러니까 완벽을 추구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결국 그건 나를 망가뜨리고 나는 결국 파괴될 것이다. 예술로 모두 표현했다고 정확하게, 어떠한 오차도 없이 표현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니나의 마지막 순간처럼 더 이상 어느 것도 할 수 없는 상태, 죽음을 앞둔 순간일 것이다.





[김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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