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Ready, Get Set, GO!

붉은 달이 차오를 때 가자! <할로윈 레드문 : 서울 패션 페스티벌 2018>
글 입력 2018.10.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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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사탕을 날 주는 거야 널 주는 거야?

아 사탕이고 뭐고 모르겠고, 할로윈데이는 언젠데?”



내게 할로윈데이란 딱 이거였다. 아마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내가 유난히 모르기도 하지만, 할로윈데이가 10월 31일이고 그때를 축하하는 파티를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그만큼 할로윈데이는 우리의 기념일들 사이 어색한 상태로 놓여 있다. 나 또한 할로윈에 대한 이렇다 할 추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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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할로윈 레드문 공연 소식을 접하고 눈이 번쩍 뜨였던 것 같다. '패션'과 '음악'과 '할로윈'이 합쳐진, 마치 홍어 삼합 같은 조화였다. 이건 아주 작정하고 놀아보자는 거 아닌가! 듣자마자 내 숨겨진 흥이 '너 이건 꼭 가야 해!'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평소 EDM 페스티벌을 다녀온 친구들의 살아 숨 쉬는 것 같다는 후기를 들으며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그런 느낌은. 그래서 나도 가슴 터지게 발돋움 하며 내가 살아 숨 쉬는 열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무엇이든 새로운 경험은, 벅찬 경험은 기억에 오래 남으니.




오래 남는 기억



몇 년 전인가. 친구 자취방에 있는데 그날 유성이 유난히 많이 떨어지는 날이라 해서, 북악스카이웨이로 택시를 타고 올라가 맨바닥에 등을 깔고 누워 본 적이 있다.


시야는 온통 검고, 그 위로 별들은 띄엄띄엄 박혀 있고, 그 사이를 유성이 눈 깜짝할 새 긴 꼬리를 자랑하며 지나갔다. 난 그때의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 등이 배겨도 행여나 놓칠까 눈 한번 안 깜빡였던 그 날이. 유성이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 치던 그 소리를.


그 야밤에 집을 나선 건, 아마 이런 말 때문이었다. “지금 안 보면 몇십 년 후에나 볼 수 있습니다!”라는 뉴스 보도. 내 평생 살면서 자주 보기 힘든, 겪기 힘든 것이 우주와 자연의 신비로움일 테니까. 그래서 유성, 슈퍼문, 블루문, 레드문 소식이 난 꼭 한정판 소식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번 페스티벌의 제목이 <할로윈 레드문>인 건 그런 의미일까. 우리에게 쉽게 오지 않는 달이니, 그 달이 붉게 빛날 때 만큼은 모든 걸 내던지고 일탈을 즐기라는. 재밌든 재밌지 않든 흔치 않은 추억이 될 것이다. 왜냐고? 그냥. 나의 첫 패션 페스티벌이고, 할로윈 파티고, EDM과 함께하는 음악 파티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태껏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던 10월 할로윈데이는 이제 내 기억에 남을 수 있지 않을까.




Ready,



이번 페스티벌이 가장 기대되는 또 하나,

서울 패션 페스티벌인 만큼, 패션쇼다. 옷을 잘 입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관심이 있는 나로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나는 옷이 '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심하게 말하면 내가 그날 옷에 힘을 줬냐 아니냐에 따라 내 기분이 달라지기도 한다. 옷 하나로 자신감이 넘치기도 당당해진다. 내가 입는 옷은 결국 나란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옷을 고르고 입는 건 나에게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 한 번쯤 패션쇼를 가보고 싶었지만,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는 구경하기 어려웠다. 그런 패션쇼를 조금 더 가벼운 느낌으로 볼 수 있다니. 그것도 단독 패션쇼에서도 보기 힘들 대단한 디자이너들이 나와 준다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내 평생 이렇게 하나하나 매력적인 파티에 초대될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는가.



*

먼저 1차 디자이너 브랜드 라인업은

D-ANTIDOTE/ D.GNAK/ GREEDILOUS/ OiOi 이다.

모든 브랜드가 워낙 유명하니 말하기도 입 아프지만,

세 브랜드만 소개해보고자 한다.



01. D-ANTIDOTE


먼저 해독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앤티도트. 2014년도에 디자이너 박환성이 론칭한 디-앤티도트는 패스트 패션, 럭셔리 패션으로 양분화돼 지친 소비자들에게 해독제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한 브랜드다. 최근 7월 3일 “프리미엄 베를린”에서 매 시즌 주목할만한 디자이너 Young Talents로 올해 선정될 정도로 핫 하게 치고 나오고 있는 브랜드이다.





이번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는 휠라와 협업을 했는데 쇼가 꽤 재밌게 진행됐다. 도입부 워킹부터 춤과 함께하며 등장, 신선했다. 이번 컨셉이 90년대 초 중반 영국의 올드스쿨 힙합 아티스트인 ‘런던 포시’와 한국의 아티스트인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그만큼 쨍한 색감과 레트로하지만 또 너무 올드하지 않은 스포티함이었다. 오히려 신선하고 대중적으로 느껴졌다.


이번 서울 패션 페스티벌엔 어떤 옷들을 가지고 나올까. 이 옷들을 직접 봐도 재밌을 것 같다.



02. D.G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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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유니버셜 스튜디오


개인적으로 테일러링에 취향 저격당해 인상 깊었던 브랜드. 디자이너 강동준의 별명 강디(KANG.D)를 거꾸로 한 디그낙. 사실 거꾸로 한 것뿐인데 엄청 멋있는 느낌이 난 브랜드다. 이게 취향 저격인가. 사담은 넣어두고, 디그낙은 ‘다크웨어’를 표방한다. 그래서 모노톤의 어둡고 아방가르드한 옷이 강점이며 대표적이다.


최근엔 18 s/s 런던 패션위크 남성 컬렉션 데뷔를 했다. 특히 미이라 컬렉션이 인상 깊었다. 테일러링을 인상 깊게 본 관계자가 잇따른 초청을 했었다고 하는데, 나 또한 처음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한복과 서양의 테일러링을 접목한 것이 독특하면서도 너무도 잘 어울려 놀랐다. 뭔가 현실 세계 사람이 아닌 것 같고, 저승사자 같기도 한 느낌. 아, 저승사자라고 하니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이동욱 옷을 협찬한 곳도 디그낙이라 한다. 당분간 런던 패션위크에 집중한다고 봤는데 이번 패션 페스티벌에는 참여한다니 기쁘다.



03. GREEDIL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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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F/W 서울패션위크 '그리디어스' 컬렉션 -

사진출처 : 헤라 서울패션위크


GREEDILOUS의 디자이너 박윤희. 그녀의 옷 또한 매력 있지만, 난 그녀의 가치관에 큰 매력을 느꼈다.


GREEDILOUS는 ‘욕심이 많다’라는 뜻의 Greedy에 뒷말을 붙여 만든 이름이라 한다. 박윤희 디자이너의 아버지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라고. 박윤희는 15년간 굴지의 기업인 한섬, 도호, 오브제 등 대기업 디자이너로 일하다 자신이 더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 회사를 나와 브랜드를 차렸다. 그게 바로 GREEDILOUS이다.



‘greed’가 탐욕이라는 뜻이잖아요.

탐욕이란 게 곧 내 자신이 가지는

사상이나 가치관에 대한 욕망을 뜻하고요.

저는 그 욕망을 더욱 많이 드러내며 살고 싶었어요.


그 욕망의 대상은

제 브랜드가 되는 거고요.

그리디어스는 패션 안에서

여성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이야기해요.


 아름다운 것을 얻고자 하는

여성들의 필요를 느끼게 하되,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죠.



그녀가 2012년 스타패션과 인터뷰한 말이 인상적이라 가지고 와봤다.


박윤희는 15년간 굴지의 기업인 한섬, 도호, 오브제 등 대기업 디자이너로 일하다 자신이 더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 회사를 나와 브랜드를 차렸다. 그게 바로 GREEDILOUS이다. 꽃과 다이아몬드, 기하학적인 패턴, 화려한 프린팅. 화려하면서 과감한 디자인이 그녀만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보자마자 그 개성이 확 드러난다 생각했다.


또, 그녀의 옷을 보면, 어떤 여자든 한 떨기 꽃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하나뿐인 존재로서. 가장 당당한 존재로서.





아임 레디! <패션 페스티벌 할로윈 레드문>의 준비는 끝났다. 이제 2차 라인업을 기다리며 붉은 달 아래로 달려갈 일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1차 라인업에 오른 EDM DJ Isaac의 “Qlimax 2015 페스티벌” 영상을 올리며 다가올 27일 어떤 옷을 입을지 고르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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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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