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괴물 신인’에서 ‘성장형 배우’로, 뮤지컬 배우 최우혁 [공연예술]

뮤지컬 배우 최우혁의 성장기
글 입력 2018.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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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데뷔 무대를 치른 배우가 있다. 심지어 그가 맡았던 배역은 1인 2역과 고난도의 넘버, 거친 연기를 모두 소화해내야 하는 앙리/괴물. 압도적인 흥행 기록을 남긴 뮤지컬의 투톱 주연 중 하나를 공연 경험이 전무한 신인 배우가 맡았다고 하니, 뮤지컬 팬들은 그에게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많은 우려의 목소리들이 무색할 만큼, 그는 첫 공연부터 팬들의 걱정을 한 방에 날려버리며 성공적으로 데뷔 무대를 마친다.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후에도, 나날이 성장하며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최우혁을 소개한다.



괴물 신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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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탄탄한 연기와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다른 배우들이 해석한 괴물과는 차별화되는 그만의 괴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관객들은 강한 신념에 의해 행동하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숨기지 못했던 젊고 열정적인 앙리와, 순수하지만 강한 ‘아픈 손가락’ 같은 막내 괴물의 모습에 많은 찬사를 보낸다. 프랑켄슈타인의 삼연이 막을 내린 지금도 최우혁 배우가 해석한 그만의 앙리와 괴물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이다. 데뷔 무대임에도 작품 속 인물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보였던 그의 연기는, 프랑켄슈타인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지며 많은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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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무대부터 앙리/괴물 역할을 맡고, 올슉업의 주연까지 꿰차며 대극장 주연의 길을 걷는 듯했던 그가 선택한 차기작은 뮤지컬 ‘밑바닥에서’였다. 관객들과 숨소리까지 공유해야 하는 크기의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주연을 2달간 원캐스트로 맡는다는 것은 그에게 엄청난 도전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관람하기 위해 처음 방문했던 학전블루 소극장은 생각보다 정말 작았다. 배우들의 미세한 얼굴 찡그림이나 손의 떨림, 숨소리까지 객석에 있는 내게 전달되는 것을 느끼면서, 이곳은 연기력이 정말 뛰어나지 않는 이상 배우의 ‘밑천’이 드러날 수도 있는 곳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이런 극장에서 최우혁 배우의 연기는 오히려 빛이 났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페페르의 모습을 표정과 움직임 하나하나에 섬세하게 담아낸 그의 연기는 극을 볼 때마다 매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가학적이다’ 라는 비판을 받았을 정도로 맞고 넘어지고 구르는 신이 많고, 희망을 코앞에 두고 밑바닥까지 처참하게 추락하는 인물들의 절망을 표현해내야 하는 고난이도의 극이다. 그래서 뮤지컬 배우로서 겨우 발걸음을 떼었던 시기의 그에게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두 달간의 긴 밑바닥 여정을 성공적으로 끝내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역량을 스스로 입증해낸다. 최우혁 배우가 그동안 해 왔던 것과는 다른 작품에 과감하게 도전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팬들이 항상 그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괴물과 페페르, 그리고 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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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공연장을 다시 찾게 하는 최우혁 배우의 매력 중 하나는, 섬세한 인물 분석을 바탕으로 명암이 뚜렷한 연기를 펼친다는 것이다. 그는 괴물(프랑켄슈타인)과 페페르(밑바닥에서), 다윈(다윈 영의 악의 기원)과 같이 어두운 인물들의 희망을 항상 밝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러다 보니 관객들은 이 인물들의 악하고 어두운 모습이 아닌, 까뜨린느와 함께 북극을 꿈꾸던 괴물과 나타샤와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던 페페르, 아버지를 존경하고 따르던 다윈의 티 없이 맑고 순수한 모습에 더욱 깊게 몰입하게 된다. 뮤지컬 벤허에서 악역으로 통하는 메셀라로 분했을 때도, 과거의 벤허와 함께 친구로 지냈던 시절의 밝은 면을 인물의 서사에 담아내어 그만의 메셀라, 악역 아닌 악역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최우혁 배우는 이렇게 연기의 중심을 인물들의 밝은 과거에 둠으로써 그 인물들의 추락을 더욱 선명하게 대비시킨다. 명암이 뚜렷해 더욱 마음이 아픈 그의 연기는, 몰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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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고등학생 현빈이와 조선 말기의 무관 홍계훈, 로마의 영웅 메셀라와 동학 농민들의 영웅 신하늬, 감옥에서도 로큰롤 정신을 잃지 않았던 엘비스와 감옥행으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페페르까지, 2015년 처음 데뷔하여 그리 길지 않은 최우혁 배우의 필모에는 한 사람이 연기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이 있다. 항상 쉽지만은 않은 도전을 거듭하며 다채로운 필모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 최우혁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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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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