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전통무용의 매력을 알고 싶은 당신에게, <궁: 장녹수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녹수 이야기
글 입력 2018.10.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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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궁: 장녹수전>
안무 정혜진
연출 오경택
작가 경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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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장녹수전> 무대를 올리고 있는 정동극장의 로비는 객석에 들어가기 전까지 여기저기서 눈길을 끌었다. 과연 우리 전통 공연을 올리는 전문 공연장답게, 그 내부가 마치 한옥 같았다. 곧게 뻗어있는 격자무늬 창문과 옛 마루 모양으로 설치된 휴게 의자, 가지런히 정렬된 작은 전시 공간은 공연장이 아닌 문화재 공간을 연상시켰다. 안내원과 직원의 유니폼은 한복이었는데, 그 공간과 어울리는 옷을 입고 수표 하는 모습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여운을 남기는 로비를 뒤로하고 공연을 보러 입장한 나는 그날의 마땅한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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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장녹수전>은 ‘친절한 공연’이었다. 혹시 누군가 가지고 있었을지 모를 전통무용에 대한 거리감을 시작과 동시에 대폭 줄여 주고, 공연을 진행하는 내내 관객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공연이 시작하며 펼쳐지는 전통 놀이 한바탕은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관객들을 참여시키며 꽤 긴 시간 동안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이처럼 거리낌 없는 오프닝은 낯선 공연장을 우호적인 공간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들며, 무대 위 배우와 객석의 관객 사이 심리적 거리를 상당히 줄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은 공연 내내 많은 등∙퇴장 장면을 객석에서 진행함으로써, 지속해서 집중을 이끈다.

작품은 그 중심에 엄연히 전통무용을 놓되, 그 전달에 있어 과감히 탈 전통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중간중간 섞여 있는 코미디 적 요소나 표정 연기 등은 다소 경직된 모습에서 벗어나 일상처럼 연기하는 배우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또한, 애초에 전해 오는 이야기를 다르게 접근해 새롭게 꾸린 장녹수의 이야기나 그녀와 제안대군 사이 설치해 놓은 애틋함 등은 극의 흥미를 고려해 새로이 설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담 없고 익숙한 내용 요소로 인해 관객은 빠르게 극의 전개를 따라가며 몰입하게 된다.

작품 안에서 소개되는 장고춤, 교방무, 선유락 등은 우리나라 전통 무용의 아름다움을 담아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이때, 다양한 한복에 사용되는 하나같이 고운 옷감과 빼어난 색감은 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한층 높이며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뚜렷한 대사가 없는 극 특성상, 내용의 효과적인 전개가 요구되는데, 이때 배우들의 표정이나 몸짓, 춤뿐만 아니라 조명이 대대적으로 활용된다. 극적인 효과 및 순간적인 상황의 전환을 표현하기 위해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조명이 비중 있게 역할을 하며, 이것이 세심한 연출과 더해지면서 속도감 있되 핵심 장면 위주의 정확한 내용 전개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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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장녹수전>은 짜임새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75분이라는 시간에 담아낸 작품은 본연의 무게를 갖추면서 거리낌은 없었다. 전통문화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극이자, 외국인 친구가 한국을 방문할 때 적극적으로 추천하며 함께 보고 싶은 작품이다. <궁: 장녹수전>과 같은 형태의 공연이 계속된다면, 많은 이들을 통해 우리 전통의 매력 전승이 한층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궁: 장녹수전
- 세련된 전통공연의 탄생! -

일자 : 2018.04.05(목) ~ 12.29(토)

시간
화-토 4시
일, 월 공연없음

장소 : 정동극장

티켓가격
VIP석 60,000원
R석 50,000원
S석 40,000원

주최/제작
(재)정동극장

관람연령
48개월이상 관람가능

공연시간 : 75분

문의
(재)정동극장
02-75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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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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