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240

글 입력 2018.10.1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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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검정 글씨로 두 눈을 확 사로잡는 「디자인 매거진 CA #240」를 만났다. 외관부터가 심상치 않아서 이리저리 훑어봤다. 표지는 이번 달의 주제가 '을지로'인 것을 말해주고 있었고, 책 디자인의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는 것을 크게 광고하고 있었다. 맨 뒤쪽의 겉표지도 다른 책에는 아주 작게 쓰여 있는 가격이 대문짝만 하게 나타나있고, 길쭉한 바코드가 흥미를 더했다. 책의 섹션을 바깥에 전부 나열한 부분도 범상치 않음을 느끼면서 새로운 시선을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흰색과 검정의 조화는 깔끔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글자가 세로가 아닌 가로로 쓰여있어도, 대각선으로 위치해도, 갑자기 큰 글씨가 튀어나와도 어색함이 없었다. 따라서 이 잡지와 같이 많은 정보를 담으려고 한다면 흰 검의 조화가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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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넘겼을 때, 인쇄가 잘못된 줄 알았다.

그러나 과감한 엑스표로 한 페이지를 건너뛰는 것은 강력한 수였다. 이어지는 목차가 한눈에 보기 편하도록 구성되어 있었고, 계속해서 짝수 페이지로 연결되는 페이지는 가독성을 좋게 하였다. 독자를 배려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책을 출판한다고 가정했을 때, 글자는 바르고 정확한 위치에 있어야 된다고 봤다. 크기도 일정하고, 색은 화려할수록 사람들에게 눈에 잘 띌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답은 아니었다. 책의 용도에 따라서 독자의 스타일에 따라서 자유롭게 정해지는 것이었다. 그 책만의 특징을 잘 살려낸다면 틀에 얽매이지 않고도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잡지는 내가 접해본 출판물 중에서도 가장 특이하고, 신선했다. 그동안의 내가 머릿속에서 '출판물'이라고 정해두었던 것들에서 벗어났다. 어떻게 이렇게 구성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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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운 창작 생활'

갑자기 페이지가 가로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을지로에 터를 잡은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등장했다. 현재 그곳은 수많은 카페가 들어서고,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진 곳으로 알고 있는데 낡은 건물들 사이에서 현대식 건물이 묘하게 섞여 있던 기억이 난다. 그 낯선 분위기에 눌려서 한번 가고 난 뒤로는 찾지 않았던 그곳에 인쇄소나 제작업체들이 모여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곳에 작업실을 가진 디자이너들은 모두 연결고리가 있었다. 좁고 건물들이 붙어있는 곳이 많다 보니 서로 교류하는 정겨움이 느껴졌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한곳에 모여 있는 그들을 보고 있으니 열정적이고 부러웠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주위에 많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개인적 공간을 넘어서서 편집숍처럼 사람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도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구경 가보도록 해야겠다. (미로 같은 길을 잘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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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디자인의 구조'

서점에 가면 유독 눈에 띄는 책들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책의 표지의 촉감이 좋거나 화려한 경우에 손이 가곤 하는데, 출판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표지를 만드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게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책의 첫인상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안이 제작되고 고르는 것이 얼마나 고민이 될까 싶다.

책으로 읽었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표지 일러스트 작가의 작업 에피소드가 실려 있었다. 작가가 그린 할아버지 그림이 어설픈 캐릭터라고 생각되어 콘셉트도 동일한 방향으로 갔는데 느낌을 잘 살려낼 수 있었던 이야기다. 해당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물도 본 적이 있는데, 단번에 같은 작가가 작업한 결과물인 걸 파악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번 포맷을 잘 짜면 약간의 소스들만 바꿔서 제작이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흰 종이에서부터 시작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아이디어는 온전히 작가의 방식이 녹아들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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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잡지이지만, 잘 정리된 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알찬 구성이었다.


표지에서부터 내면까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글씨가 큼직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번 보고 방치하기 보다는 여러번 손이 가게 될 것 같다. 다음 호는 어떤 구성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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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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