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닮은 우리 엄마
글 입력 2018.10.17 04:36
-
들꽃을 닮은 우리 엄마 (2018) / 종이에 수채화 물감
어릴 때 나는 '마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골 동네에 살았다.
길은 아스팔트 길이 아닌 흙길.
또는 잔디밭. 또는 가끔 아스팔트 길.
엄마와 비가 오는 날 빼고는 매일 산책을 했었다.
주로 저녁을 먹기 전에 했었던 것 같다.
오후 다섯시 반쯤 일거다. 엄마가 퇴근하고 나서.
엄마는 나에게 늘 들꽃을 좋아한다고 했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꽃은 제비꽃이라고 했다.
어느 날은 들꽃을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주었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수수하게 예뻐서,
연약해 보이지만 거센 비도 맞고 바람도 맞으며
점점 더 강해져서 들꽃이 좋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는 들꽃을 닮았다.
가녀리고 연약해 보여도 세상 누구보다 강한 우리 엄마다.
그리고 나는 우리 엄마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거센 비도 맞고 바람도 맞으면서.
들꽃을 닮은 우리 엄마 (2018) 작업 과정들꽃을 닮은 우리 엄마 (2018) 작업 과정들꽃을 닮은 우리 엄마 (2018) 작업 과정[이한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