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괴로웠던 삶의 위안, 음악

<Fall in Jazz>
글 입력 2018.10.18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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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나이 떄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인해 내가 붙들 수 밖에 없던 것 두 가지, 그것은 바로 신앙과 음악이었다.


20살 때부터 시작한 쌀국수집 알바를 시작으로, 군 제대 후 백화점 구두 판매, 북부 검찰청 사무보조 알바, 일반 사무직 회사원을 하다가 모든 것을 두고 떠난 호주 워킹홀리에서 또 다시 웨어 하우스, 사무실 클리닝, 가드닝(정원), 페인팅 등등 나름 많은 일들을 끊임없이 하면서 내 삶에 희망이 없어보일 때도 항상 함께 했던 것은 음악이었다.


학창 시절 때는 그저 노래 부르는게 좋아서 노래를 부르다가 점차 한계를 느끼게 되고, 몇 번의 낙방으로 인해 음악에 대한 꿈을 접었고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나에겐 재능이 없다며, 수많은 재능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면서 그토록 멀리하려 했던 음악이었지만, 멀리하면 멀리 할수록 수많은 좋은 음악들은 이내 다시금 내 마음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다시 또 시작하게끔 나를 이끌었다.


그런 수많은 밀당(?)을 경험하면서 지금은 기복이 심하던 노래보다도(물론 지금도 노래할 때는 너무 행복하지만) 재즈 피아노에 매료되어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20살 때에 학점은행제에 다니며 나름 노래를 한다며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같이 음악을 하던 선배, 또는 친구들이 알려준 기본 코드로 나의 피아노 독학은 시작되었다.


여러 알바와 일을 하면서도 나름 멋있어 보이던 '재즈'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실용음악 학원을 조금씩 다니긴 했으나, 사실 진정한 재즈는 가끔씩 한 두곡으로 맛만 조금 보고, 1년동안 악보 보는 법 조금과 어려운 악보 하나를 주며 옆에서 핸드폰을 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에 큰 실망만 가진 채 그만두게 되었다.


그 뒤에 1년 동안 회사를 다니며 독학으로 연주를 해서 유투브에 올리기도 했으나, 이내 누구나 겪는 독학의 한계로 또다시 그만두고를 반복하던 때 여러가지(특히 신앙의) 이유로 인해 모든 것을 두고 광야와 같던 호주로 떠났다.


매일 먼지를 뒤집어 써가며, 또는 38도가 넘는 더위에도 컨테이너에서 몸을 써가며 힘들게 일하면서도, 저렴한 전자 건반을 하나 사서 유투브 영상을 보고 연습하던 영상을 블로그에 올리곤 했다. 그러다가 오랫동안 만나던 여자친구와 결별하였어서 너무나도 힘들었던 내 생일 다음날, 힘들게 일하다가 잠시 브레이크 타임을 갖던 중, 내 평생의 은사 중 한 분이신 김한나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쪽지를 보았다.


한국도 아닌 호주에서, 그것도 그 간 블로그를 통해 보신 열정만으로 무료로 레슨을 해주고 싶다던 선생님의 쪽지는 음악과 관련이 없어보이던 내 인생에 한줄기 희망과 같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한달 여간의 레슨이었지만, 레슨의 내용보다도 정말 열정적인 선생님, 좋은 선생님이란 어떤 분인지를 알게 되었고, 이 때 맛본 재즈의 매력은 현재까지도 내 마음에 열정을 주는 공급원이라 확신한다. 또한 그 때 그 일을 계기로 열정은 지속되어서 현재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도 또다른 훌륭한 선생님(선생님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한번 진지하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설명드리고 싶다.)을 만나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현재 내 삶은 과거 회사를 다닐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재능은 여전히 없고, 생활을 위해 음악과 상관없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다른 것 하나는 그 때와 다른 나의 열정이다. 그 당시에는 내가 화려한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과 절망으로 가득했다면, 현재는 화려한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더라도 평생토록 재즈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자화상으로는 에디 히긴스나 밥 제임스 할아버지처럼 백발의 노인이 되어서도 멋진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이다.)


또한 음악을 통해 달라진 나의 삶은 다른 예술에도 눈을 뜨게 해줘서 현재는 일주일에 3권씩 책을 보며 독서라는 문학 예술에 빠지게 해주었고, 처음엔 너무나 부끄럽고 어색하던 자작시들이 이젠 카톡 프로필에 걸어도 될 정도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게 되었다.


이처럼 고됨으로 인해 삐걱대던 나의 삶을 닦아주고 기름칠 해줘서 오로지 감사함으로 흘러가게 해주는 예술, 그 중에서도 음악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각박한 삶에 지친 분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하나의 위안, 음악을 어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본다.


(*오늘도 12시 넘어서 퇴근한 나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어주는, 감사한 음악을 선물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맺고 싶다.)


 

[장세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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