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240 : 책 디자인의 구조

글 입력 2018.10.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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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디자인이라는 타이틀로 서프 문화에 대해 소개하던 저번 호에 이어, CA의 이번 호도 읽게 되었다. 책 디자인의 구조, 을지로운 창작생활, 두 개의 타이틀을 가진 디자인 매거진 #240의 리뷰를 개인적인 감상을 한껏 담아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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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240은 페미니스트 디자이너들의 모임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 독립 예술 월간 신문 <새>의 소식을 시작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 호부터 읽어오며 느낀 점은, CA는 잡지보다는 ‘트렌디한 전문 서적'에 가까운 느낌이라는 것이다.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나 다양한 예술인들의 인터뷰를 담아내고 있긴 하지만, 담겨있는 내용들이 전문적이고 양 또한 방대하다. 여가시간에 가볍게 읽어 내려가는 다른 잡지들처럼 CA를 읽기엔 담긴 정보들이 아깝게 느껴진다. (CA를 읽게 된다면, 꽤나 긴 시간 자리 잡고 제대로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읽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잡지의 가장 큰 장점은 목차를 보고 원하는 컨텐츠를 골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나 같은 비전공자들이 읽기에 어려운 내용이 꽤나 많아서, 관심이 가는 주제를 가진 글들을 우선적으로 읽어보았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헤일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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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하지 않은 형태로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는 작가 헤일리 문. 잡지 속에서 작가의 그림을 봤을 때 속으로 환호를 내지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느낌의 그림 스타일을 갖고 있는 탓이었다. 필자는 깔끔한 스타일보다 자유로우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듯한 그림 스타일을 좋아한다. 다시 말해 잡지 속에서 만난 헤일리 문의 그림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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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필자가 그린 그림이다. 잡지의 리뷰에 뜬금없이 필자의 그림이 나타나는 게 황당할 수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개인적인 감상을 전달하고 싶어 첨부하게 되었다. (분명 다른 스타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필자가 그리고 싶던 스타일은 헤일리문 작가의 그림과 같은 느낌이었고, 색연필을 사용하는 게 익숙치 않아 저러한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이전까지는 작가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CA를 통해 헤일리 문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잡지에 적혀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보니 더욱 많은 그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작가의 그림들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




#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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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유행했던, 이빨 모양의 로고를 가진 스트리트 브랜드 사쿤. 사쿤의 작가인 쿤의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유행은 빠르게 흘러간다. 10년도 더 전에 빅뱅과 함께 유행했던 사쿤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지 오래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낙담할 만도 한데, 쿤은 ‘디자이너로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작업들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벤츠, 클래시오브클랜, 지포라이터, 푸마, 레드불, 네이버 등과 다수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쿤캣으로 중국 대형 백화점에 입점했다고 한다.)


사쿤과 쿤캣. 작가의 이름이 ‘쿤’인 탓에 사쿤, 쿤캣의 ‘쿤’이 작가를 의미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쿤은 소세지의 Saㅡ친구가 캐릭터를 보고 소시지를 닮았다 했다고 한다.ㅡ와 보이의 군(君)을 합친 것이고, 쿤캣은 임금 군(君)과 고양이의 Catㅡ숙종이 키우던 고양이가 왕을 위로해주던 존재였다는 점에서 따왔다고 한다.ㅡ을 합친 것이었다고 하니,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책 디자인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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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리뷰에서도 언급했듯, ‘디자인’ 분야에 손을 뗀지 오래인 내가 디자인 잡지 CA를 읽게 된 이유는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다. 시원시원하게 자리 잡은 타이포그래피와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자리 잡은 선들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첫인상에 반해 읽게 된 CA는 퍽 마음에 들었고, 계속해서 CA를 구독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호는 지난 호의 깔끔한 느낌이 안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튼 CA를 처음 만나게 해준 것이 ‘책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이 주제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책을 디자인 할 때 색, 일러스트, 띠지, 인쇄, 비용, 패키지, 리커버 디자인, 시리즈 디자인, 표지와 마케팅, 컨셉 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나처럼 책 표지를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테니까, 모든 디자인이 그렇듯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그래서 잡지 속에 담긴 내용들이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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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브랜딩처럼 직관적이고 눈에 잘 띄어야 하는 영역이라면, 본문 타이포그래피는 인간을 지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간공학적인 영역이다. 비유하자면, 표지에 쓰이는 글자는 쇼 무대에서 신는 하이힐이다. 취향과 스타일의 영역이다. 반면, 본문에 쓰이는 글자는 마라톤을 할 때 신는 운동화다. 인체의 피를 덜어주는 운동화의 기능성은 신고 오래 뛰어봐야 좋은 줄 알지 그냥 겉만 보면 별 차이 없어 보일 수 있다.


- CA #240 72p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책을 읽을 때 글꼴까지 신경 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책 디자이너들은 우리의 눈에 편안한, 가독성이 좋은 폰트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잡지 속에서는 SM명조, 윤명조, 산돌명조네오 등의 글꼴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무슨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러한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아무튼, 생각해본 적이 없던 부분이라 색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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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책의 디자인에 관련해 설명하는 섹션임에도 선들이 첫째 줄 글자들의 위쪽에 닿을락 말락하고 있어 신경 쓰였다. 의도한 걸까? 글자가 과하게 많은 것도 좀 아쉬웠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번 호의 또 다른 타이틀이었던 ‘을지로운 창작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만, 을지로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이만 줄이도록 하겠다. 을지로가 최근 힙스터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하던데, 다녀온 후에 이 섹션을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이번 호도 다채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흥미로웠다. 일러스트에 관한 내용이라던가, 성별을 뛰어넘는 디자인에 관한 내용은 정말 집중해서 보았던 것 같다. 저번 호 리뷰에 이어, 이번 리뷰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CA를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 호를 기대하면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이번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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