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좀 더 건조하고 탁했으면 좋겠다. : 서로단막극장 - 그 하루의 꽃 [공연]

생화일까?
글 입력 2018.10.1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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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단막극장의 홍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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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다 되지 못한 날것의 소재. 다듬어진 재미와 구성에선 볼 수 없을 풋풋한 자연스러움이 기대된다. 가미하지 않기에 짧지만, 오히려 더 짧아서 전달하는 메시지에 더 와닿지 않을까?
     
이번 서로단막극장에서는 총 세 창작 단막극을 보여준다.
  




<시놉시스>


<말없이>

작/ 연출 이양구
10.25(목)-11.04(일)
월요일 공연없음

사고로 중증 장애아가 된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사람과 '말' 없이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이야기이다. 한편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생겨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상대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동차 사고로 아이가 크게 다쳐 의식은 있으나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부부는 아이를 키우며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와 말을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갔다. 아이가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던 부부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뛰고 싶어서 휠체어를 타고 마라톤에 참여해 본다. 아이가 등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부는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등산을 한다. 아이와 처음 올라가본 산에서, 언제나 휠체어에 앉아 서있는 사람들만 쳐다보았던 아이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소꿉놀이>

구성/연출 김효진
11.08(목)-11.11(일)

나는 어떤 역할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나의 역할로 자신을 정의하기 힘든 현대를 살아가는 30대 여성 공연 창작자들이 모여,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나'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소꿉놀이'는 지난 2017년부터 30대 중후반 4명의 기혼녀 김학재(배우), 김선경(배우), 김재화(배우), 김효진(연출) 그리고 30대 초반의 미혼녀 신선영(배우)이 모여 '나'를 찾는 응용연극(Applied Theatre)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공동창작 한 작품이다. 관객들은 이 공연을 통해 30대로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된다. 여성/남성의 편 나누기가 아닌, '살아간다'는 것을 고민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관계 맺는 것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복잡한 인간관계 속 '나'와 '너'의 존재,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기 위한 시간을 함께 가져보길 기대한다.


<그 하루의 꽃>

작/연출 김가람
11.15(목)-11.18(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혹은 존경하는 사람에게 감사의 의미로 전하는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에는 세 가지 형태의 관계가 나온다. 동성애자와 그 쌍둥이의 다툼, 이혼을 예정한 부부의 마지막 만남, 비정규직 간병인과 부자 고용인의 논쟁. 이 세 개의 에피소드는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로 엮음으로써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내가 너에게 진정으로 닿을 수 있을까?'

서울의 작은 정원에서 피어난 '꽃'은 누군가가 자신을 통해 사랑을 고백하거나, 존경을 표하길 꿈꾸고 있다. 어느 날 새벽, 꽃은 누군가에게 꺾여 여섯 명의 사람들을 만난다.




 

처음에 들어온 건 '소꿉놀이’. 소꿉놀이는 30대로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성과 남성의 편 나누기, 대립이 아니라 그저 여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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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걸 고민하는 것과 연령이 30대라는 점에서 연륜과 건조함이 느껴진다.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경험한 나이, 서른. 백세시대에 돌입한 요즘에, 20대는 성인이기는 해도 더 이상 어른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30대가 된다고 해서 성숙해진다는 건 요원한 일이지만, 사회가 일반적으로 어른으로 인정하는 어른의 나이 대. 자리 잡은 사회적 위치에서 살아가는 걸 고민한다는 건, 열정 넘치는 20대와는 다른 느낌인 것 같다. 조금 더 성숙하고 무겁기 때문에 도전하기 어려운 느낌. 그 초보 어른에서 삶을 고민하는 것. 되게 생경해서 기대된다. 게다가 대립이라는 자극적인 요소보다 개인의 정체성과 관계를 그저 보여주는 게 마음에 든다.
   

거의 마음에 들어가던 와중에 치고 들어온 건, 그 하루의 꽃.
  


동성애자와 그 쌍둥이의 다툼

이혼을 예정한 부부의 마지막 만남

비정규직 간병인과 부자 고용인의 논쟁


요즘은 동성애가 단순히 좀처럼 볼 수 없었으며 일종의 ‘힙’했던 시절과는 다르다. 게이친구가 인싸 필수템으로 여겨지거나 동성애를 개그 소재로 등장시켜 조롱하는 건 이제 한물갔다. 이제는 동성애라는 소재는 더 이상 희귀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인 훈훈한 결말도 관객에게 억지를 선사한다. 동성애는 표를 팔기 위한 소재도 아니며 그저 현실이다. 현실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단막극에서 다루는 동성애는 어떨까?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저 동성애를 유머 코드로 가볍게 다루지 않고, 쌍둥이라는 키워드를 같이 던짐으로써 현실의 동성애를 저릿하게 보여줄 것 같아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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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짐작하자면, 동성애자의 쌍둥이는 맥락 상 일란성 쌍둥이면서 이성애자일 것이다. 나와 매우 비슷한 존재, 한평생 같이 자라왔고 생김새도 비슷하다면 서로를 이해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성적 지향이라는, 한 면도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 뭔가 쌍둥이에게 부정당한다면 세상과 사회에 부정당하는 것보다 더 쓰라릴 것 같다. 마치 또 다른 내게 부정당하는 느낌일 것 같아. 그 감정선과 서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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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예정한 부부의 마지막 만남 날 설레게 했다. 설렘, 열정, 분노 등 서로에게 향하는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고 이제는 완전히 훌훌 털어버린 단계. 건조하고 바스락거리지만 쿨한 관계. 미련이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겉으로는 내보이지 않겠지. 역동적인 에너지보다 정적인 침묵이 기대된다면 변태일까. 비정규직 간병인과 부자 고용인 논쟁. 이미 캐릭터 구성에서 '미 비포 유'를 연상하지만 현실은 로맨스 대신 논쟁이다. 다분히 현실적인 논쟁이 처절할지 일방적일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처절했으면.





2018 서로단막극장
- 우리서로각자서로 -


일자
2018.10.25(목) ~ 11.04(일)
2018.11.08(목) ~ 11.11(일)
2018.11.15(목) ~ 11.18(일)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2시, 5시
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 쉼

장소 : 서촌공간 서로

티켓가격
전석 20,000원

주최
서촌공간 서로
E-Won Art Factory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60분




문의
서촌공간 서로
02-73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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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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