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궁 : 장녹수전

글 입력 2018.10.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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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無言)은 
단어에 갇히지않기에 
깊은 내면을 파고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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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사이로 청량한 가을내음 스치는 덕수궁길 따라 가다보면 많은 외국인 여행객들과 함께 관객으로 공감할수 있는 정동극장이 보이는데요, 이번 정동극장의 무대, <궁:장녹수전>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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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권력을 탐하는 자,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와의 다툼,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 낀 왕의 비애와 트라우마!

시대의 비정함속에 살았던 장녹수, 연산군, 제안대군 세 사람을 기예와 풍류를 즐긴 예인(藝人)으로 그려낸, 화려하고 대담하며 메타포적인 안무가 인상적이였는데요, 특히 안무가 섬세한 무언극이 이미 알고있는 역사 속 인물의 깊은 내면을  얼마나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였습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자막부분이었는데요, 넌버벌 공연이라 한글자막도 담은 영어, 중국어 자막이 연이어 빠른 속도로 올라가 이해를 위한 자막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점입니다. 시간내어 공연을 찾아온 외국인들이 메타포적인 장면들을 안무의 겉모습으로만이 아닌 내적아픔이 전해지는 감동을 함께 가져갈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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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놀이와 기방문화, 궁 문화를 ‘장녹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한자리에 모은 점이 인상적이였는데요, 정월대보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등불춤과 함께 서민 놀이인 버나놀이, 콩주머니 던지기가 외국인 관객 참여로 시작하여, 기방에 들어가 본격적인 기생 수련에 몰두하는 장녹수는 기생들과 함께 장고를 둘러메고, 장단과 함께 빠른 춤사위가 어우러진 ‘장고춤’, 한량들이 추는 ‘한량춤’, ‘교방무’등 흔히 만날 수 없었던 ‘기방문화’와 장녹수가 입궐후 궁에서 궁녀들이 꽃을 들고 추는 춤인 화려한 ‘가인전목단’ 연산과 장녹수의 마지막 연회는 배를 타고 즐기는 연희 ‘선유락’ 장녹수와 신하들이 서로를 견제하며 대적하는 장면에서는 격렬한 북춤등 다양한 안무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신들이 북을 들고, 삼고무 연주하듯 북채를 들고 휘두르는 장녹수의 몸짓으로 대신과 장녹수의 갈등관계를 표현한 지점과 권신들이 연산에 상소문을 올리기 시작하고, 긴 상소문들이 연산의 몸을 옭아매며 연산의 압박감을 그린 메타포적 군무는 많은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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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권력을 탐하는 자,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와의 다툼,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 낀 왕(王)의 비애와 트라우마, 가난하고 천한 노비출신의 장녹수가 스스로 기예를 익혀 기생이 되고, 왕에게 발탁되기까지의 신분 상승기는 조선의 신데렐라, 장녹수를 발랄하게 그려내다 후반부, 입궐한 장녹수가 왕의 곤룡포를 제 몸에 걸치고, 내보이는 권력욕은 인간의 탐욕의 결말을 예고하듯 안쓰러움을 함포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의 왕 중 가장 풍류를 사랑했다고 전해지는 왕 연산과 장녹수의 만남은 반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적 결말로 끝이 나는데요, 공연은 ‘한 바탕 잘 놀았노라’ 연산과 장녹수의 허무한 비명을 마지막 선유락 놀이 장면 속에 아름답고 비극적인 풍류로 녹여내며 끝까지 한국적 흥과 풍류와 기예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혜진 안무가는 “처음, 장녹수라는 인물에 대한 부담감과 편견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인물의 또 다른 면모를 찾아내 그려내는 일이 즐거웠다.”며, “역사적 맥락을 따르면서, 공연 안에서 인물의 당위성을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고, 결국 장녹수가 예인(藝人)이라는 점, 그녀가 보여준 기예를 통해 찾아갈 수 있었다.”고 이번 공연의 ‘장녹수’ 캐릭터에 대해 밝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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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29일까지 공연예정인 2018 정동극장 상설공연 <궁:장녹수전>에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인간의 참모습을 만나보시길!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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