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 - 공옥진의 병신춤 편

글 입력 2018.10.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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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쳐다보지 마세요. 
이제 전 춤을 출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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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창시절, 가끔 공중파 방송을 통해 접했던 공옥진의 춤은 보고있기가 편치 않았습니다. 그 당시는 아픈 감동을 어찌 해석할지 몰랐고 해학보다는 한이 더 크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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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이였지만 공연은 예고한 바대로 공옥진의 수제자들을 자처하는 7명의 배우가 등장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옥진의 춤을 익히는 모습이 이어졌는데요, 한국사의 질곡 속에서 공옥진이 춤을 배우는 과정과 춤이 발생되는 지점, ‘병신춤’에 담긴 혹은 담길 수 있는 모종의 편견, 키넥트 센서가 읽어 내는 것과 읽어 내지 못하는 것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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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가 불편한 사람과 아닌 사람이 삶을 느끼고 해석함에 차이가 있겠는가?우리는 몸이 뒤틀린 것만 보고, 정작 마음이 뒤틀린 것은 잘 보지 못하고 사는 게 아닌가? 누가 정상적인 사람일까? 무대의 막이 내려진 후에도 내면의 뒤틀림이 부끄러워져 바로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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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인 창무극의 대가 공옥진여사의 별세가 더욱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릴 때 부터 판소리와 춤의 대가 최승희로부터 배움을 얻어 전통 무용에 해학적인 동물춤을 접목해 창무극을 만들었는데, 공옥진 여사의 이런 공이 창작극이라는 이유로 공식 문화재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전라도 광주 판소리 명창 공대일씨의 둘째로 태어나  일찍 어머니를 여위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곱살에  일본에 있던 무용가 최승희의 몸종으로 팔려간 공옥진은 어깨너머로 춤을 배우지만, 우여곡절의 삶을 지나 1978년 처음으로 대중앞에 서게 되었다는데요, 무대에는 이런 그녀의 삶도 담아냅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춤을 병신춤이라 했지만 그녀는 이 말을 무척이나 싫어했다는데요, 그녀의 남동생은 벙어리였고 손수 키운 조카는 곱추였으며 그녀가 심봉사 역을 하고 곱추춤을 추는것은 다 그들의 한을 대신 풀어주고 싶어서이니 다시는 병신춤이라 하지말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메타포적인 뜻조차 함께 지켜가기위해 이런 무대가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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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굴곡진 인생이 녹아있고  타인의 한을 자신의 몸을 통해 풀어냈던 공옥진에게 받치는 무대임과 동시에 그녀를 모르는 세대와 그녀를 알고서도 외면했던 세대에게 나누는 메세지를 담은 무대였습니다.

나와 다른 타인을 그냥 눈으로만 바라보지말고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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