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애벌레에서 나비로, <불안에서의 자유> [도서]

글 입력 2018.10.2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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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불안에서의 자유>
*** REVIEW ***


불안에서의 자유 표지-인쇄본2 .jpg
 



불안


'당신은 불안하지 않은가요?'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불안하지 않다고 한번에 대답할 수 있을까? 내 대답은 '아니오'다. 생각해보면 항상 크고 작은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 길가다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일상적인 불안부터 졸업하면 뭘 먹고 살아야 할지와 같은 막막한 불안감, 그리고 지구가 멸망하거나 땅이 꺼지면 어쩌나 하는 허무맹랑한 불안함까지 항상 주위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에픽테토스는 '사람은 진짜 문제로 걱정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에 대한 불안을 상상하면서 걱정하기 시작한다.' 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은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이러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잠재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불안에서의 자유


도서 <불안에서의 자유>는 불안에 대한 극복으로 통합예술치료를 제시한다. 우선 책은 불안에 대해 구체적인 정의를 제시한다.


'불안장애'란 정신적 장애의 한 진단분류에 해당되며 의학계에서 정의한 진단명에 속한다. 개인이 느끼는 불안의 감정이 일상생활에서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고 삶에서 기능해야할 개인의 능력을 저하시키는 증상으로서, 이러한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정신적 문제를 의미한다. (p19)



우리 사회는 흔히 정신적 문제를 가볍게 여기곤 한다. 나만 해도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불안장애에 대한 명칭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인지 책은 용어에 대한 정의를 통해 불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았다.

불안장애는 3가지로 나뉘는데 바로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그리고 권위불안이다. 범불안장애는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들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문제를 가지고 스스로 그에 대한 조절이 어려워 지나친 걱정을 하며 불안해 하는 증상을 의미하고, 사회불안장애는 타인에 의해 평가되는 사회적 상황에 대해 불안을 강하게 느끼는 경우이다. 권위불안이란 자신보다 우월하고 높은 신분을 가진 대상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증상이다.


불안에서의 자유-내지2.jpg
 



불안치료


이 책의 저자가 치료한 내담자는 위의 세 불안 증상을 모두 보이는 경우였다. 그의 주치의였던 저자는 긴 시간 동안 약물치료와 상담을 벗어나 새로운 치료방법인 통합예술치료 방법을 도입했다. 치료의 시작은 불안의 본질적 요인 파악부터였다. 자신을 '애벌레'에 비유한 내담자는 자신의 불안의 본질은 부모로부터 받은 부정적 평가로 생각했다.


아빠는 나한테 항상 이야기 하셨어요.
'너는 못생기고 뚱뚱하고 키도 작아서
몸에 걸치는 건 좋은걸 해야한다'라고요.

(p71)


부모에게서 받았던 긴장감과 수치심은 내담자의 사고회로를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그의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19가지의 상세한 예술치료가 도입되었다. 각 세션 중 가장 인상깊었던 치료 방식은 '불안의 전경화'였다. 자신이 불안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그 느낌에 맞는 그림을 그려보거나 글을 작성하면서 불안이 발현된 요인과 그 불안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과거 특정 상황을 떠올리며 표현해내는 과정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을 떠올릴 수 있다. 이 과정은 내담자의 불안에 대한 회고를 더욱 명료해지게 한다.

마지막 치료 세션인 '생일파티' 또한 색다른 치료 방법인 것 같았다. 내담자의 가족들과 함께 그의 긍정적인 변화를 축하해 주는 자리인 마지막 단계를 통해 그는 과거의 경험을 회상해 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내담자 스스로 "마지막 회기가 나의 진짜 생일날"이라고 한 구절을 읽으며 그가 자신의 불안을 잘 치유하고 극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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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된 애벌레


20번의 치료를 마친 내담자는 자신을 애벌레에서 탈피한 나비에 비유했다. 그가 쓴 일기에서 내담자의 후련한 기분이 느껴진다.



나빌레라

나비되어 훨훨 나니 참 좋구나!
이 꽃밭, 저 꽃밭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높이높이 날아오르는 기분이 참으로 좋다.

내 어린 시절 애벌레였을 때는
안간힘을 다 써 보아도
날개 짓은커녕 늘 지쳐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울기만 했었지.

고통스러웠던 애벌레 시절
그러나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환희가 있음을 기억하고
지금의 나비 같은 내 모습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결국 행복은 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음을...


불안에서 벗어나 한 마리의 나비가 된 그의 삶을 먼 곳에서나마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또한 아직 불안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많은 이들에게 <불안에서의 자유>를 권하고 싶다. 불안의 의미에 대해 재조명하고 다양한 치료 방법을 보여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나비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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