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다양해진 뮤지컬 홍보 방식 [공연예술]

마니아층을 잡고 신규 관객을 유치하라
글 입력 2018.10.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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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컬 시장은 그 규모와 소비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뮤지컬은 공연예술 중에서 가장 관객수가 많은 분야로, 단일장르로는 가장 큰 비중인 30%가 넘는 관객층을 가졌다.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공연되는 작품 수도 증가했지만, 아직까지 올라오는 작품 수에 비해 공연을 자주 관람하는 소비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공연을 자주 관람하는 마니아층을 잡는 동시에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공연 홍보 마케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마니아층을 잡아라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으로 전국민적인 취미생활로 사랑받는 장르에 비해, 높은 티켓 가격과 낮은 접근성을 지닌 뮤지컬은 주 소비층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소비층을 분석해보면 연극과 뮤지컬 관람횟수가 일년에 한 두차례인 관람객과 주에 2~3번씩 관람하는 마니아층이 극명히 나뉜다. 소위 뮤지컬 마니아라 불리는 이들은 같은 공연을 많게는 10번 이상 관람하는 우수 고객이다. 이들은 자체 커뮤니티를 형성해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자체적으로 공연을 홍보하기도 한다.

 

이들의 공연 관람 횟수는 전체 관람 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작품 흥행을 위해 제작사 측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때문에 뮤지컬 업계에서는 마니아층을 만족시킬 만한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공연 기간 중 일부를 각종 ‘스페셜 데이’로 지정해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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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코믹 좀비 뮤지컬 ‘이블데드’는 마니아를 위한 스페셜 데이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기존에 한 배우가 1인 2역을 맡던 것을 더블 캐스트 배우가 참여해 1인 1역을 하거나 배우들끼리 역할을 바꿔 공연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보여줬다. 여기에 한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는 일명 ‘회전문 관객’들을 위해 공연 중 다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어롱 데이’와 같은 이벤트를 준비해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사의찬미’와 ‘록키호러쇼’는 특별한 심야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의찬미’는 극작가 ‘김우진’과 소프라노 ‘윤심덕’이 배에서 뛰어내려 동반자살한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이들이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진 8월 3일에는 시작 시간을 23시로 늦춰 상징적인 의미를 더했다. ‘록키호러쇼’는 어느 심야극장에서 상영되는 이야기라는 작품 설정에 맞춰 한차례의 심야공연을 진행했다. 19금이라는 연령제한과 신나는 작품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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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관객의 의견을 받아 즉석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마니아층을 겨냥한 ‘연뮤 캐릭터 열전’을 4일간 진행하기도 했다. 공연의 주 관람객이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을 관람하는 마니아층이라는 점을 공략, 관객들이 직접 작성한 타 작품 속 캐릭터와 대사 등을 무작위로 선정해 패러디하여 즐거움을 줬다.

 



새로운 관객을 유치하라



뮤지컬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것만큼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소비층의 수가 한정되어 있는 데에 비해 올라오는 공연수가 많기 때문에 신규 고객 유치는 필수적이다. 특히 대극장 공연의 경우, 비싼 티켓 가격과 많은 객석수로 인해 기존의 마니아층 관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제작사들은 일반 대중을 겨냥해 작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홍보 방식을 시도중이다.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공연 실황 생중계는 일반 대중에게는 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뮤지컬 마니아에게는 작품에 대한 흥미를 높여 준다. 주로 V라이브와 네이버 캐스트를 통해 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이 라이브로 상영된다. 인터넷을 통해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시청하거나 문화생활을 쉽게 즐기기 어려웠던 이들에게 공연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작품이 좋을 경우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높은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많이 이용되는 추세다. 뮤지컬 ‘레드북’이 생중계 후 빠른 시간에 높은 티켓 판매율을 거뒀던 예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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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을 통한 티켓 판매도 눈길을 끈다. 홈쇼핑의 주 시청자가 경제적 안정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취미생활을 소망하는 중년층이라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 하다. 홈쇼핑 판매는 뮤지컬에 친숙하지 않은 일반 대중을 주요 타겟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좌석 수가 많고 소비층이 기대하는 화려한 무대를 갖춘 대극장 뮤지컬에 보다 적합한 방식이다. 롯데홈쇼핑이 롯데 엔터테인먼트과 함께 진행한 문화 콜라보레이션 프로그램 ‘L.STAGE’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뮤지컬 ‘타이타닉’을 시작으로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티켓을 홈쇼핑에서 판매해 뮤지컬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뮤지컬 시장의 대중화를 꾀했다.

 

관람객 확보를 위해 홍보 방식을 다변화하는 시도는 어느새 필수적이 됐다. 작품의 규모와 특성에 부합하는 홍보 방안을 통해 마니아층과 신규 관객을 확보하는 일은 작품의 성공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마케팅 이전에 작품의 질적 성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잘 만든 홍보 마케팅은 작품 관람을 촉진할 수는 있지만, 여러 차례 관람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신규 관객 유입이 일회성 관람이 아닌 장기적인 고객 확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작품 자체의 매력으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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