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막 속의 흰 개미

서울시극단 세종 S씨어터 개관기념작
글 입력 2018.10.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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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드넓은 도로와 그 도로를 꽉 채울만큼 많은 사람들이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 버린 길을 따라 걸으면 세종문화회관이 나온다. 사실 이번 문화 초대는 연극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 여는 세종 S씨어터에 대한 호기심이 섞인 채로 신청하게 되었다.



사막 속의 흰개미


[세종] 서울시극단_사막속의 흰개미_포스터_ver.final.jpg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포스터. 지난번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했던 연극 '그 개'의 포스터가 푸른 빛깔이었다면, 이번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의 포스터는 온통 붉은빛이다.  분명 제목은 '사막 속의 흰개미'인데, 포스터 어디에도 흰개미는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계열에 속하는 주홍색임에도 어딘가 메마르고 건조한 느낌을 주는 것은 왜일까. 황폐한 포스터 위에 보이는 것은 하얀 빛깔의, 약간은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나무 한 그루뿐이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포스터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무너져가는 저택, 숨겨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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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지옥 알아요? 여기서 사는 게 꼭 그거 같아요"
 


100년 된 저택이 있는 한 마을, 문화재연구소 연구원들은 이 마을에 흰개미가 출몰했다는 소식에 더 큰 피해를 막고자 조사를 진행한다. 어느 날, 에밀리아를 포함한 연구원들은 대형 교회의 목사 석필의 집을 살피게 되는데, 그렇지 않아도 교회 내부의 시끄러운 상황으로 머리가 복잡한 상태에 연구원들까지 집에 들이게 되자 석필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잠시 후, 지한이라는 여인이 석필을 만나기 위해 찾아오고, 난감해하는 석필에게 15년 전 그의 집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석필은 그동안 잊고 있던 집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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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흰개미, 페어리 서클과 같은 단어들이 내게는 굉장히 낯설다. 평소에 사용할 일이 없는 단어들이기 때문일까, 흰개미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이 극을 신선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무너져가는 대저택을 불안하고 위태로운 우리 사회에 비유하는 것도 참신했다. 그렇다면 집을 갉아먹는 흰개미는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그 무언가가 될 텐데, 과연 그것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참 많이 기대가 된다.

하나의 집은 하나의 사회, 그 속에는 무수히 많은 집단과 개인이 존재한다. 어떤 집단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개인은 그 집단에 순응하며, 또 다른 집단은 이에 반항하여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자 한다. '사막 속의 흰개미'라는 연극이 보여주는 집은 어떤 집일까? 이 집에는 어떤 개인이 머무를까? 이 집단을 무너뜨리고자하는 개인과 집단이 있을까? 어떤 인간 군상을 어떤 방식으로 그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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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놉시스를 보고 극을 함부로 예상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 개'를 볼 때에도 예상했던 내용과 너무 달라 반쯤은 멍하고, 반쯤은 놀란 상태로 극을 보았기 때문이다. 작가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이 보여줄 내용을 궁금해하며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개관하는 세종 S씨어터도 궁금하다. 검색해보니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조립과 배치가 가능한 블랙박스형 공연장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개념이라 몹시 궁금하다. 작품 자체만큼이나 그 작품이 진행되는 공연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차나 음향, 시설 등을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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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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