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경계 밖으로, 한 걸음 더 ‘러브스토리’

글 입력 2018.11.0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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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두산연강예술상수상자_이경성_러브스토리_웹용.jpg
 

 

 

Prologue.



오는 11월, 기다렸던 이경성 작가의 ‘러브스토리’ 공연이 막에 오른다.


지난해인 2017년, ‘워킹 홀리데이’의 경험에서 비롯한 기대감과 그 후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번 공연은 특히 기다려졌다. 당시 배우와 연출진이 함께 오랫동안 한반도의 분단을 직접 걸으며 경험한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연기하여 관객들에게 보여준 일련의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경계를 걷고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는 극을 통해 관객도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었으며 경계에 대한 신선한 개념적 접근이 와닿아 기억에 남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이제 그 경계 너머 개성공단의 사람들과 공간에 얽힌 이야기, ‘러브스토리’로 그들이 돌아왔다. 한 걸음을 더 걸어 경계에서 멈추지 않고 나아간 분단의 뒷이야기가, 북한과 개성공단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Synopsis.



“개성공단은 10년 넘게 북측 근로자와 남측 근로자가 함께 일해 오며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만남과 사건들이 발생했던 곳이다. 극단 크리에이티브 VaQi는 지난 수개월간 개성공단의 초기부터 여러 업무를 진행했던 남측의 공무원, 회사에서 파견 나갔던 법인장(지사장), 근로자 등을 만나면서 지금은(잠정적으로) 가볼 수 없는 공단의 이야기들을 수집했다. 허나 직접 가보지 못하고 전해 듣는 이야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정작 북측 근로자들은 만날 수 없었으며 간접적으로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방도가 없었다.


개성공단이 경제적으로 큰 가치가 있고 통일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것은 정보를 통해 납득할 수 있었지만 정말 그 안에서 어떤 만남과 인간적 교감 혹은 관계가 생성되었는지, 그 ‘장소성’에 대한 감각은 리서치를 통해서 경험할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가 북한을 ‘정보’로만 접하고 실체적 감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했을 때 오는 막막함과 비슷한 것이었다.


하여 VaQi는 물리적 제약들을 잠시 뒤로 하고 그 안에서 있었을 법한 다양한 인물들을 상상해 보기 시작했다. 그 인물들에는 우리의 편견과 정보적 한계와 바램과 ‘여기’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나왔다.

 

 

 

연출가 이경성과 극단 Vaqi



(단체 프로필)두산연강예술상수상자_이경성_러브스토리_웹용.jpg
 


Synopsis에서 알 수 있듯, 이경성 연출가가 대표로 있는 크리에이티브 극단 Vaqi와 함께 만들어낸 작품들은 모두 공간과 사회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비포애프터>(2015)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을 기점으로 한 시간적 구분을 소재로, <서울연습-모델, 하우스>(2013)에서는 도시라는 거대한 사회 안에서의 ‘개인’과 ‘연결’을 주제로, 극을 통해 시사점과 동시대의 고민거리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이들의 극에는 주제 선택과 형식에서 분명한 일관성이 보이는 듯 하지만 그 전달방식과 기획의도에는 다른 극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모호함과 새로움이 담겨있다.

 

먼저 연출과 드라마터그, 배우가 (때로는 등장인물에 배우의 실명을 쓰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매우 흐리게 한다는 점이 그렇다. 극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도록 이런 모호함을 의도하지만 담겨있는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생생하다.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느낌이 강해 마치 어제 겪고 온 이야기를 시간과 장소만 옯겨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것이 현실인지 허구인지, 판단은 관객에게 맡긴 채 생동감 있는 전달력으로 담담히 경험을 들려준다. 이것이 극단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굳이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않고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통해 무언가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공동 창작 방식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연출진과 배우가 하나의 극을 올리기 전 같은 경험을 하고 느낌과 감정을 공유하여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이유로 어떠한 감정이 생겨났으며 무슨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공유와 설득의 시간을 통해 하나의 극이 완성된다. 그래서 어떤 극보다도 모든 인물의 연기가 연기같지 않으며 서로의 감정과 이야기가 공유된 상태로 현실같은 허구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연극 <러브 스토리>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배우들이 스스로 가진 정보와 경험에 입각해 창조해낸 존재들이다. 배우들은 직접 창조해낸 인물들을 가상과 현실의 중간지대쯤 있는 배경(개성공단)에 풀어놓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미워하고 사랑해 가는지 상상하고 지켜보며 그 영역을 기록해나간다. 또한 자신들이 어떻게 그러한 인물들을 구축하였고 그 인물들이 왜 특정 선택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근거들을 배우 자신들의 삶과 연결 지어 극화해 나간다.


- 공연 소개 中

 

 

 

 

공연 소개



이경성은 <서울연습-모델, 하우스>, <비포 애프터 Before After>, <워킹 홀리데이 Walking Holiday> 등으로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찾아 공간의 역사, 미디어, 몸 등을 탐구해온 연출가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워킹 홀리데이 Walking Holiday>를 준비하며 걸었던 DMZ(비무장지대) 너머의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한다. 어느 날 아무런 예고 없이 남한 정부에 의해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함께 지내던 남과 북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이별하게 된다. 이경성과 배우들은 2004년 운영시작부터 전면 폐쇄된 2016년 2월 12일까지 개성공단 운영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북한 전문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남북출입사무소 직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성공단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그 공간이 어떻게 인간적 관계를 만들어 내고 감정을 발생시켰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연출 프로필)두산연강예술상수상자_이경성_러브스토리_웹용.jpg
 


공간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사람들은 공간 안에서 사회를 만들어간다. 특별한 장소성과 역사가 담긴 개성공단이라는 공간은 대북관계가 강경 노선으로 향할 때에도 유일한 소통 창구이자 평화의 희망이었다. 비록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곳에서 축적되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관계가 쌓아올린 감정들이 극단 Vaqi를 통해 어떻게 극으로 탄생했을지 기다려진다. 이번 극을 통해 개성공단의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고 개별적 존재로서 그들과의 연결을 느껴볼 수 있길 기대한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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