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필로 FILO 2018.9/10 [도서]

영화와 사랑에 빠지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 입력 2018.11.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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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 주는 잡지, 필로이다. 잡지 필로 FILO는 영화의 FILM과 ‘어떠한 것을 좋아하는‘이란 뜻의 PHILO-가 결합된 말이다. 뜻대로 해석을 하자면 영화를 좋아하는? 이 정도 뜻이 될 거 같다. 이 잡지의 콘텐츠와 내용들을 대표하는 것이 제목인 만큼 잡지 필로를 보고 있으면 영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빼곡히 들어선 글과 영화의 장면들 속에서 나는 그것들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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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는 영화 비평 잡지이다. 요즘 영화 관람객들은 작품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담긴 비평을 찾아서 읽기보다는 포털에 기재된 별점, 광고, 한 줄 평 등 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편리하고 간단한 것을 추구하는 세상이 변해버렸기 때문일까. 무슨 영화를 볼지 고르는 상황에서도 별점이 기준이 되고 다 본 후에는 또 다시 그런 것들로 감상이 정리된다. 이러한 시대에 필로는 영화 비평이 설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필로는 영화 비평을 중심으로 두고 마음껏 그것들을 쏟아내려 한다.


이번 잡지는 남다은, 이후경, 정성일, 정한석, 허문영 등 영화 비평가들이 함께했고 해외 필진들도 참여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잡지 안에서 여러 영화들을 비평가들의 목소리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크나큰 즐거움이다. <린 온 피트>, <풀잎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등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맨 처음에 등장하는 글은 남다은 영화평론가의 사막을 건너 밤을 건너이다. 영화 <린 온 피트>가 그 주인공이다. 소년 찰리와 경주마 피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보지 않고 글을 먼저 접했는데 이미 영화를 다 본 느낌이 든다. 결말을 미리 아는 것을 극도로 꺼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영화를 먼저 보고 비평론을 찾아보는 편이 낫겠다. 그러나 나에겐  <린 온 피트>라는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들과 그 상황에서 느꼈을 감정들이 마음으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글을 다 읽을 때 즘엔 이 영화는 꼭 봐야지라고 다짐을 먹었을 정도니 말이다.


항상 영화 평론을 찾아 읽으면 놀라는 점 중에 하나가 그들의 깊은 통찰력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그냥 넘겼던 점들도 알고 보면 의미가 굉장했던 것들일 때도 많다. <린 온 피트 >비평론에서는 주인공의 시선의 변화까지 다루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시선은 어쩐지 카메라 정면을 향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것은 어떠한 역경을 극복한 것이 아닌 여전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자의 슬픔과 외로움이 담긴 눈빛이라 했다. 그 짧은 시선 변화와 카메라의 움직임, 주변의 풍경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담고 있었는지 글을 보며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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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쯤에 가면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故클로드 란즈만 감독에 대한 추모 기사이다. 영화에 대한 비평을 다룸과 동시에 감독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클로드 란즈만 감독은 556분의 장편 영화, <쇼아>를 만들었다. 긴 다큐멘터리 영화는 네 개의 장소를 기반으로 관련자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유대인들을 몰살하기 위해 가스 밴이 처음 사용되었던 곳인 첼모 수용소, 트레블링카 집단 처형장,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리고 바르샤바 게토가 배경이 된다.
 

이 영화는 획기적인 작품이었으며 인류 역사에서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또한 대량 학살이나 대규모 범죄를 다룬 영화들 사이에서도 윤리에 관한 지침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유대인 몰살에 대한 인식까지 바꾸게 만드는 계기도 된다. 이럴 때보면 영화의 힘도 참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묻혀버린 사건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기도 하고, 카메라가 찍는 시선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기 때문이다.


영화와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탐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좋을 잡지다. 영화를 한 명의 관람객으로서 느끼고 감상하고 또 잡지에 담긴 비평글들을 통해 다시금 영화를 깊이 머금었으면 좋겠다.



[신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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