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2가지 질문에 대한 8개의 생각들

글 입력 2018.11.0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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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

1.

행복이라는 말을 한참 동안 생각해본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그 이전에, 행복이 무엇일까?

일상에서 기쁘고 즐거운 일이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셀 수 없다. 가령,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든가, 늦게까지 낮잠을 자는 것, 한가한 버스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햇살을 쬐며 빵빵한 볼륨으로 노래를 듣는 일, 좋아하는 배우의 공연을 관람하거나 룸메이트와 야식을 먹으며 일상을 나누는 것들……. 하지만 그것들을 행복이라고 부르기엔 어쩐지 망설여진다.

행복이 어디에 있을까?

 

2.

작년 11월부터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 예술 분야에 빠지게 됐다. 처음에는 그저 보고 감탄하기만 했는데, 보다 보니 sns에 ‘좋았다.’고만 쓰기엔 아쉬웠다. 내가 어디에서 좋았고 어디에서 슬펐는지, 연출이 어떻고 연기가 어땠는지 어딘가에라도 주절주절 떠들고 싶었다.

 

3. 그래서 시작했다. 아트인사이트.

공연에 대한 감상을 풀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내 생각이나 주장이 아니라 공연의 막연한 ‘느낌’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좋았다, 슬펐다 이상으로 말을 꺼내는 게 머뭇거려졌다. 그래서 지금 돌아보면 에디터를 처음 시작한 때의 글들은 극 중에서 무엇이 어떤 상징을 가지고 있는지 논문마냥 분석하고 비판하는 데만 집중한 것이 보인다. 물론 지금도 그런 버릇이 있기는 하지만. 4개월 동안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원하는 글을 쓰는 방향이 어느 정도 짚이는 듯도 하다. 물론 지금 이 글도 4개월 뒤에는 조금 부끄러워질 수도 있다.

 

4.

정말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특히 <느낌>에 대한 글은 더 그렇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공연을 관람하고, 내가 본 것들을 그럴듯하게 쪼개고 해부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데서 멀어지는 대신 나에게 집중하는 것. 특히 나와 같은 공연, 도서 등을 향유한 사람들의 리뷰를 읽다 보면 왠지 더 다른 생각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달까. 아트인사이트에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내가 본 공연에 대해서 곱씹고, 질문을 생각하고, 다시 대답하고, 그리고 또 다른 생각들.

 

5.

갓 20살이 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생겨 심리 상담을 받았었다. 그때 상담해주시던 분이 내게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하냐고 물어오신 적이 있는데, 이런 대답을 했었더랬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어떤 외양을 가지든 상관없이 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글을 쓰고, 생각을 멈추지 않는 일은 나만의 주관을 만들어준다. 문화예술을 통해 내가 없는 세상의 조각들을 훔쳐보고, 막연한 느낌을 단단한 언어로 꺼내오면서 생각을 곱씹고, 그를 통해 지금껏 쌓아온 나의 시간들 속에서 나만의 생각, 시선을 가지게 되는 것. 나에게 아트인사이트는 내가 바라는 모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하는 곳이다.

 

6.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내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19년간 바라온 목표지점을 한참 벗어나 있었다. 괜한 자기연민에 한동안은 창작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슬퍼지고는 했다. 그런데,

 

7.

남의 창작물에 대해 끊임없이, 소비자로서 고민하고 창작자로서 대안을 찾아보는 일들은 창작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익숙해지게 만든다. 나라면 이 이야길 어떻게 풀어낼까? 이 이야기, 이런 인물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엮어나갈 수 있을까? 생각은 언제나 입 밖으로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8.

다시 무언가를 만들 준비를 하는 일은 즐겁다. 즐겁다 못해 짜릿하다. 몇 시간이고 생각에 빠져 있다가 좌절하고 뒤엎고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이런 때는 우울에 잠기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요즘은 이런 게 가장 행복하다.





[이채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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