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번역 없이도 가능한 사랑 [영화]

영화<청설>
글 입력 2018.11.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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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꿈은 기적이다.
듣지 못해도 말하지 못해도 번역 없이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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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살아온 방식(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빠지는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많이 만나보고,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면서. 하지만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난 많은 생각을 하고, 너무 따지면서 사랑을 하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

바쁘게 살다 보면 중요한 걸 잊으며 산다. '꿈' 직업으로 꿈을 대신 말할 순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동사형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갑자기 알게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교 과제를 하면서 흥미 분야를 알게 되는 등 여러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빨리 찾는 사람도 있고 조금 늦게 찾는 사람이 있을 뿐. 

때문에 사랑과 꿈은 기적이라 불리나 보다. 억지로 찾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 재개봉이 확정된 대만 로맨스 영화 <청설>. <청설>은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도 사랑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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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양양은 수영선수 언니 샤오펑이 수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아르바이트를 한다. 부모님을 도와 도시락 배달하다가 남자 주인공 티엔커는 양양에게 첫눈에 반했다. 밥 먹을 시간 없이 아르바이트하러 뛰는 양양이 물새 같다. 티엔커는 넘어져 다친 양양을 병원까지 데려다준다. 그리고 말한다. "메신저 알려줄래요?" 이 장면을 보니 자연스럽게 웃게된다. 이 둘이 너무 예쁘다고 할까. 바빠서 메신저를 확인하지 못하는 양양, 답장을 애타게 기다리는 티엔커. 너무 사랑스럽다. 티엔커는 양양을 위해 도시락 챙기면서 양양이 잠시라도 밥 먹고, 함께 대화하길 원한다. 티엔커가 양양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부모님께 자랐으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네가 널 생각 안 하니까,
내가 널 생각하게 되잖아"

티엔커와 양양, 양양과 샤오펑은 수화로 대화 나눈다. 목소리와 목소리가 만나기보다 상대방 표정을 보면서 손으로 마음을 전한다. 그래서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보게 된다. 손으로 대화 나누는 순간에도 주변에서 여러 소리가 오간다. 차, 오토바이, 대화 소리. 그들이 대화 나눌 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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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생각하지 않은 양양이 안타까운 티엔커. 길거리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 티엔커에게 양양은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한다. 다 먹고 계산할 때 이 둘에게 트러블이 생겼다. 동전을 세는 양양. 난처한 사장님을 보고 안절부절한 티엔커가 대신 음식값을 지불했다.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양양은 이를 서운해한다. "그거 좀 기다리면 어때요? 난 이 돈을 벌려고 몇 시간 기다렸는데 사람들은 그 잠깐도 기다리지 못하나요?" 이 둘은 오해를 풀지못하고 헤어진다.

이날 양양 집에 불이 났다. 잠들어서 바깥소리를 듣지 못했던 언니는 가스냄새를 맡아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일찍 왔더라면 언니가 입원까지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 양양. 양양은 죄책감에 힘들어하지만 샤오펑은 동생을 위로한다. 하지만 이 둘에게도 문제가 생긴다. 병원에 입원하고 몸이 좋지 않아서 수영 기록이 떨어진 것. 샤오펑을 위해 희생하는 동생에게 매달을 주지 못한 미안함, 앞으로도 매번 금메달을 동생 목에 걸어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본인 때문에 동생이 연애도 제대로 못하는 미안함까지. 서로의 배려가 충돌하여 속마음을 말한다. "넌 꿈도 없어? 내 꿈을 훔치려 하지 마" 이를 계기로 둘은 대화를 나눈다. 한 번도 언니를 짐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는 양양.

"다시 태어나도 내 언니가 되어줄래?"

"나 수영포기 안 해. 너도 그 사람 포기하지 마" 이 말에 용기가 생겨 양양과 티엔커는 다시 만난다. 청각장애가 있어도 양양 그 자체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티엔커. 언니를 위해 모든 걸 책임지며, 꿈도 언니에게 맞췄지만 그런 양양을 계속 기다려준 티엔커가 생각나는 양양. 혼자 독립할 수 있도록 믿어달라며 동생의 꿈과 연애를 응원하는 언니 샤오펑.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만나 사랑스러운 영화가 만들어졌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사랑스럽다. 티엔커를 위해 양양에게 프러포즈하는 티엔커 부모님이. 마지막 반전은 적당한 소름을 준다. 서로의 배려와 조심스러움 혹은 고정관념(프레임)때문에 만들어진 반전. 듣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사랑. 그래서 기적이라 말할 수 있는 사랑. 나도 이런 순수한 사랑을 하고 싶게 만든다.


[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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