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빈센트 반 고흐, 세상을 치유하는 노란 빛 [시각예술]

글 입력 2018.11.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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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작품으로 누구에게나 익숙한 화가 반 고흐. 반 고흐를 떠올리면 항상 햇빛이 생각나는 노란빛의 색채와 선명하게 보이는 붓자국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따뜻한 색감으로 남아 있지만, 어딘가 항상 우울하고 안타까웠던 그의 삶과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익숙했더라도, 반 고흐라는 한 화가에 대해서는 어딘가 거리감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화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었는데, 그 중 반 고흐의 흔적 역시 살펴볼 수 있었다. 반 고흐의 색채가 그대로 담겨 있는 노란빛의 도시 아를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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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은 빛이 아름다운 도시다. 건물 색깔이 약간은 바랜 듯한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어서 그럴까. 햇빛이 강한 5시쯤의 아를은 건물 하나하나에서 빛이 나는 느낌이었다. 반 고흐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된 아를의 반 고흐 카페 역시 외관부터 안까지 고흐가 생각나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왜 고흐의 작품에서 그리도 노란색이 눈에 띄는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행운을 누려 본 적이 없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태양은 유황빛으로 반짝인다. 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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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큰 도시였던 파리를 떠나서 아를로 이동했는데, 이 곳에서의 작품활동이 그의 절정이라고 불린다. 고흐는 아를에서 약 200점 정도의 작품을 남기며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반 고흐는 폴 고갱과의 작은 다툼 이후에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지금은 반 고흐로 가장 잘 알려진 아를이지만, 당시에는 정신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아를에서 핍박받고, 결국에는 쫓겨나기에 이른다. 아를에서의 나날은 고흐의 작품이 꽃피운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충격적인 일들이 일어났던 시간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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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에서의 반 고흐를 접한 뒤, 곧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 역시 방문하게 되었다. 반 고흐의 고향이 네덜란드인 만큼, 반 고흐 미술관은 가장 많은 고흐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반 고흐 미술관을 다녀온 후 이곳은 가장 기억에 남는 미술관이 되었는데, 고흐의 작품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반 고흐가 어떠했는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총 4층으로 이루어진 미술관에서는 시대별로 구성된 고흐의 작품, 그에게 영향을 주거나 받은 화가들의 작품, 고흐와 동생이 주고받았던 편지 등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방대한 작품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던 이유는 오디오 가이드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반 고흐 미술관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던 일은 미술관에서 오디오 가이드의 역할을 가장 크게 느낀 경험이었다. 반 고흐 미술관은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가이드를 지원하고 있었고, 한국어로도 역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번호를 누르는 방식이 아닌 태블릿 형식으로 된 이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작품 설명을 듣는 것 이외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반 고흐의 작품을 설명하면서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 자료를 보여주기도 하였고, 반 고흐의 말이나 편지에 적힌 내용을 들려주기도 했다.


재미있었던 활동 중 하나는 반 고흐가 사용한 독특한 색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 알기 위해 직접 색을 섞어 작품에 나타난 색을 만들어보는 활동이었다. 반 고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무슨 색을 사용했는지까지 알아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오디오가이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활동들은 지금까지 본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스스로 작품들을 머릿속에서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도와주었다. 고흐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반 고흐의 작품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아를을 방문한 후 전시를 관람하니 작품이 더 잘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특히 아를에서 완성된 작품들을 감상할 때는 아를의 풍경과 날씨까지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었다. 살아있는 내내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반 고흐. 영국 드라마 ‘닥터후’에서 본 장면이 떠오르는데, 주인공들이 반 고흐를 현대로 데리고 와서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오르세 미술관에 걸린 자신의 작품을 보고 많은 생각에 잠긴 고흐는 도슨트의 말을 듣고 급기야 눈물을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제가 궁금한게,

우리 둘 사이에 딱 100단어로 해서

미술 역사에서 반 고흐가

차지하는 정도가 얼마나 됩니까?


"허, 중요한 질문이군요.

일단 제겐, 반 고흐는 으뜸 화가들 중에서도 으뜸이죠. 틀림없이, 가장 유명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하며 가장 사랑받는 화가일 겁니다. 그의 컬러에 대한 감각은 매우 뛰어나며 그의 찢어질듯한 아픔을 예술적으로 아주 아름답게 승화시켰죠. 아픔이 초상화된 경우는 많으나, 자신의 격정과 아픔을 즐거움과 환희, 거대한 우리세상으로 표현한 바는 그 전에는 단 한 차례도 전례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작품은 나오지 못할 겁니다. 제 사견으로는, 프로방스의 평지를 방황하던 이방인이자 야만인은 단지 세계 최고의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이 세상 최고였던 사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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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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