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러빙 빈센트 [영화]

고흐의 죽음, 그 1년 후의 이야기
글 입력 2018.11.0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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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화가들이 6만여 점의 유화 작업에 참여해서 만든 최초의 장편 유화 애니메이션 영화, 러빙 빈센트. 실제 고흐의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화려한 영상미가 보는 이를 압도하지만 영상미를 넘어선 탄탄한 스토리는 그 이상의 여운을 남겨준다. 고흐의 생애를 알고 싶다면 이 영화부터 보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 명작, ‘러빙 빈센트’를 소개한다.

 



"삶은 강한 사람도 무너뜨리곤 하는 법이지."



고흐가 죽은 지 1년이 지났다.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편지를 전달하던 우체부 조솁 룰랭은 아들 아르망 룰랭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테오에게 고흐의 마지막 편지를 전해달라는 부탁.


하지만 고흐가 죽은 후 6개월 만에 동생 테오 또한 병으로 죽고 만다. 룰랭은 편지를 전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 고흐의 살아생전 흔적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여정이 지속될수록 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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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살인가, 타살인가?



자신의 귀를 자르고 자진해서 정신병원에 입원한 고흐. 하지만 ‘완전히 회복됐다’라는 의사의 소견을 들은지 불과 6주 후에 자살로써 삶을 마감한다. 그의 죽음에 대한 진술이 각기 다른 상황. 그가 어디에서 죽었는지에 대한 진술조차도 서로 다른 상황에서 한 가지 공통적으로 주장되는 것이 있었다. 죽은 그의 곁에는 총도, 화구도 없었다는 것.


그림을 그리다 들판에서 총을 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고흐임에도 그가 떠난 들판에는 총도, 화구도 없었다. 자살이 실패로 끝나고 묵고 있던 여관으로 돌아온 고흐의 손에 그러한 것들이 들려 있지 않았음을 물론이다.




“어쩌면 이게 모두를 위한 일이야.”



아르망 룰랭은 고흐의 주치의였던 가셰 박사와 이야기를 하며 고흐의 죽음에는 미심쩍은 것들이 많다며 그의 타살을 주장한다. 하지만 가셰 박사가 조용히 고흐의 마지막 말을 들려준다. 총이 복부를 빗나가서 자살이 실패로 돌아갔던 그날, 피로 범벅이 된 허리춤을 부여잡고 여관으로 돌아온 그날, 소식을 듣고 다급히 찾아온 가셰에게 고흐는 말했다. 어쩌면 이게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동생 테오가 매독에 걸려 위험함을 알게 된 그는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믿어준 유일한 사람. 자신을 위해서 경제적인 서포트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 그랬던 그가 정작 자신을 돕느라 그의 몸이 망가져가는 것은 챙기지 못했다. 고흐가 무서워했던 것은 어쩌면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도, 돈을 벌지 못 하는 것도 아닌 테오가 자신으로 인해 망가지는 것이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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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짊어질 짐을 덜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고 느꼈던 고흐. 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은 이랬다.


화가의 삶에서 죽음은 별게 아닐지 몰라.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단언해. 하지만 별을 볼 때면 언제나 꿈꾸게 돼. 난 스스로에게 말하지. 화가의 삶에서 죽음은 별게 아닐지 몰라.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단언해. 하지만 별을 볼 때면 언제나 꿈꾸게 돼. 난 스스로에게 말하지. 왜 우린 창공의 불꽃에 접근할 수 없을까? 혹시 죽음이 우리를 별로 데려가는 걸까? 늙어서 편안히 죽으면 저기까지 걸어서 가는거야. 늦었으니까 자러 가야겠어. 잘 자고 행운을 빌게. 악수를 보내며, 사랑하는 빈센트.



자신의 점심을 쪼아먹는 까마귀를 보며 진심으로 행복해하던, 참 많이 외로웠던 사람, 반 고흐.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그는 늘 외로움과 함께였다. 죽는 순간까지도 외로웠을 그를 추억하며 그에게 기꺼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지는 밤이다.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 빈센트 반 고흐




[유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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