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경계들은 무엇인가 [기타]

글 입력 2018.11.0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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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광주에서 2년마다 열리는 광주비엔날레가 ‘상상된 경계들’이라는 주제로 막을 올렸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주제전 뿐만 아니라 GB커미션, 파빌리온 프로젝트, 특별 프로젝트 등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주제전은 기존의 단일 총 감독제에서 벗어나 다수 큐레이터제를 시도하였으며 11명의 큐레이터는 7개의 전시를 통해 세계화 이후 민족적, 지정학적 경계가 재편되고 있는 동시대 현상 속에서 지정학적 경계를 넘어 정치, 경제, 감정, 세대 간 복잡해지고 눈에 보이지 않게 굳건해지고 있는 경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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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가 열리는 해에 가장 뜨거운 이슈들을 가지고 주제전이 이뤄지게 되는데, 올해의 비엔날레는 국제화에서 민족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재의 국제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전시가 이루어졌다.



상상된 경계들



이번 전시에서는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국가에서 참여하였으며 총 42개국 163명의 작가가 함께하였다.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이 함께한 만큼 우리가 평소 알지 못했던 다양한 경계들에 대해 알 기회를 제공한다.

경계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인지 전시장의 분위기는 꽤 위협적이고 위압감이 느껴졌다. 난민, 이민, 부족 간의 분쟁, 등 국내 및 해외 이주 등의 문제를 작품으로 나타내었으며,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와 전시장의 분위기는 관람객들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경계들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변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경계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인터넷이다. 3번째 주제였던 <종말들: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참여 정치>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터넷을 주제로 전시를 풀어내고 있으며 특히 참여와 권력, 디지털 격차, 행동주의 및 신자유주의에 대해 현재 이루어지는 숙고의 범위를 반영하고 있다. 이 파트의 전시는 방화벽, 인터넷 셧다운이나 접속 방해가 발생하는 일이 드물고, 포스트 인터넷 예술의 초점이 소셜미디어와 소비 및 디스플레이 전략에 맞춰진 국가에 사는 우리에게 정부, 군부,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이 시민 간 상호작용을 끊임없이 방해, 통제 및 재정의하는 새로운 디지털 사이버 공간과 세계의 다른 지역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상황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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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작가 선우 훈의 작품 <가장 평면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평면이 새로운 깊이다>는 ‘픽셀’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오늘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설명을 보면 픽셀은 디지털 이미지의 범용 표기 방법으로서 기술이 만든 소통방식의 변화가 가져온 거대한 존재론적 변화일 뿐 아니라 민주 사회 개인의 유토피아적 표현도 의미한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대한민국 지회 1번지인 서울시청에서 시작이 되는데, 해시태그가 달린 아이폰 화면이 개인들 옆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곧, 해시 태그는 원래 메시지를 뒷받침하거나 왜곡하는 형태로 재생산되며 형식과 의미 간 가독성에 대한 긴장이 전면에 드러날 경우 작품은 진보한 양식의 집단적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포스트 인터넷 환경이 내재하는 특성 안에서 새로운 공적 영역이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계의 의미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경계’라는 의미에 대해 계속하여 생각해보았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경계는 ‘사물 또는 지역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분간되는 한계’라는 의미와 ‘뜻밖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여 단속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속의 세상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준을 통해 사물, 사람, 지역 등을 구분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범람하는 정보 속에 자신을 내던지지 않고 휩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단속하여야 한다. 즉, 경계를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수많은 경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의 사회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경계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물리적 경계에서 정신적 경계, 그리고 시대적인 경계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경계들이 더욱 확고히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다소 무겁고 직접적인 정보들로 인해 다소 낯선 느낌을 전해 받았지만, 내 주변에 존재하는 경계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과연 내 주위에 존재하는 경계는 무엇인가?
나는 그들을 경계해야 해야 하는가, 아니면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져준 것으로도 의미가 있는 비엔날레였다고 생각한다.


사진출처: 2018 광주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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