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 그리고 철저한 객관화

글 입력 2018.11.0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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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물론 영화관, 집이라는 공간에 제한되지 않은 채 영화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둘은 시의성이나 공간성 모두 명확히 차이를 보인다.


나는 굳이 말하자면 영화관족에 더 가깝다. 현재 상영 중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이후 집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작이 될지 모르는 터이기에 웬만하면 기꺼이 제 값을 지불하고 영화관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편이다. 이러한 욕심도 있다만 영화관 특유의 공간적 독립은 나를 영화관으로 이끄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상영되는 순간만큼은 나의 공간을 함부로 침범할 수 없기에 솟구치는 영화값에도 영화관을 고집하는 거다.


공간적 독립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 있어서 나의 방식을 반영한다. 스크린을 통해 영화 속 세계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가끔 망각할 정도로, 영화가 끝나면 한참 그 세계에서 머물러있어 진이 빠질만큼 깊이 집중하고 동화시키는 방식이랄까. 공감의 영역을 뛰어넘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 영화에서 그대로 전이되는 감정에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이렇게 관객의 입장을 뛰어넘고자 하는 나이기에 매거진 <필로 FILO 2018.9/10>의 <미션임파서블 : 폴아웃> 부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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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 쉽게 놀라는 새가슴이기에 액션 영화를 딱히 즐기진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에 초집중하며 관람하다보니 액션 영화를 보면 두려움과 놀람에 몸을 움찔움찔 가만히 두지 못해서 그렇다. 이러한 이유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아직 한 편도 본 적이 없다. 톰 크루즈가 그렇게 열연을 펼친다고 하던데. 그가 스턴트맨을 사용하지 않은 채 직접 액션씬 촬영에 임했다던지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왔지만 선뜻 도전해보지 못한 작품이었다.

 

<필로 FILO 2018.9/10>에서 주목한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의 특징은 제목 그대로 임파서블한 일들로 관객을 끊임없이 배제한다는 것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톰 크루즈마저 몇 개월을 훈련해야 했던 액션들을 계속 나열한다. 말도 안되는 씬들은 스크린 밖의 관객을 계속 객관화시키고 단지 영화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게끔 한다. 매거진의 말을 조금 빌리자면 관객의 현실이 서로에게 얼마든지 침투할 수 있다는 식의 얄팍한 상술을 경계해버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번 매거진을 통해 내가 히어로물은 즐겨보는 편이면서 왜 이런 액션 영화를 두려워하는지에 대한 이유 또한 알 수 있었다. 히어로 영화들은 대부분 비현실적인 배경 위에 스토리를 그린다. 전 우주의 인구를 반으로 줄이려는 극악무도한 외계 생명체를 무찌른다던지, 그로부터 지구의 안위를 지킨다던지. 이러한 주제는 비교적 단순히 영화라고 느낄 수 있게 안심시켜주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은 관객들을 영화 내로 끌어들이는 것을 차단해버린다는 점에서 히어로물의 그것과 같겠지만 배경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자연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날 것의 세상에서 스토리는 진행된다.


평론가가 톰 크루즈를 ‘풍경의 구도자’라고 칭하고 싶었다고 언급한 것처럼 액션 이외에는 우리의 생활과 다를 것 없다. 사실 액션영화를 다수 보지 않아 다른 작품과의 비교가 어렵고 섣불리 말하는 감이 없지 않지만 <필로 FILO 2018.9/10>에서 해석해준 이러한 연출 포인트들은 흥미롭기에 충분했다. 아마 관객으로서 객관화가 잘 안되는 나였기에 더욱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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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로>에 연재된 한 칼럼을 가지고 리뷰를 풀어냈다고 한 영화만 다루는 책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약 열 개의 영화를 분석하고 그 안에서 메시지를 발견하며 이루어지는 행위에 대해 감탄하고 비평한다. 비평문에 대해 익숙치 않은 터인지, 학식과 어휘에서 부족한 터인지 처음 매거진을 폈을 때는 한 문장마다 무슨 말인지 해석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곱씹어 봐야했다. 아쉽게도 감상해보지 못한 영화가 다수여서 더욱 시간이 더 걸렸을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읽으면서 깨닫을 수 있었던 여러 영화들의 메시지와 의도된 장치들에 흥미를 느꼈고 이것은 오히려 내 다음 관람 영화리스트를 만들어주었다.


본 영화가 많다고 자부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도 볼 영화가 잔뜩 쌓여있다는 사실에는 감히 입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한 편 한 편 관람하면서, 그리고 그것을 해석하고 뜯어보는 사람들이 써내려간 수많은 후기, 비평문들을 읽고 있다 보면 영화라는 하나의 예술에서 신비함을 느끼곤 한다. <필로 FILO 2018.9/10> 또한 나에게 그 신비함을 전달하는 장치가 되어 주었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글들이라 더욱이나 말이다. 후에 영화를 관람하고 다시 펼쳐보려고 한다. 관람 전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부하듯이 배우는 기분이었겠지만 후에는 깨닫음과 감탄의 탄식을 뱉게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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