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예술을 만나기 까지, 그 흐름을 느껴보다.: 예술의 전당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展 : 르누아르에서 데미안 허스트까지]

글 입력 2014.07.2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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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예술의 전당 전시 중 하나인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展 : 르누아르에서 데미안허스트까지> 의 오피니언을 쓰기에 앞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도대체 이 많은 사조들을 어떻게 표현한단 말인가.
 
그렇다. 이번 전시는 현재 우리가 현대미술이라고 칭하는
아방가르드적인 모든 시도를 담은 전시라고 볼 수 있다.
아주 쉽게 말해 미술교과서의 차례 중 한장을 거의 다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리하여 긍정적으로 본다면 정말 단 한순간의 쉼없이 대작들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온몸 전체가 탈진할 정도로 느낄 수 있는 전시일 것이고,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맥락은 있으나 자칫 도대체 내가 뭘 보고 온건지 모르는
전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사조, 그것도 역사적 흐름의 유연성을 가진 전시를 볼 기회는
정말 여느 전시보다 흔치 않음으로 시간이 나실때 꼭 한번 관람해보실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데에 도움이 될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세세한 사조보다는 (애초에 세세한 사조를 설명하기에는 그것을 뒷받침할 작품량이 너무 소량이란 생각도 들었고) 모더니즘 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 개괄적인 설명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그렇게 구성을 해보려고 한다.
 
*
 
 
[모던 아트 (Modern Art)]
 
자연주의 그리고 아카데미 미술에 치우쳐있던 미술을 부정하면서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 (특히 1,2차 세계 대전)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인문주의'에 대한 의문을 야기 시킨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미술운동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화가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그려야 한다." / 파블로 피카소

이처럼 기본적으로 모던 아트의 주제는 미술이 외부가시적 현실보다는
내부의 '감성'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중점으로 삼고 있다.
동시대의 사건을 그렸던 고전예술 그리고 19C 동시대인들의 삶을 화폭에 담은 시기와는 달리
20세기 미술은 모든 주제를 공평히 다룰 뿐만 아니라 전통적 회화규칙에서 형태적으로 해방하였으며,
대상을 정확히 묘사하던 과거와 달리 색채로부터 해방되었다.
그 배경에는 과거 후원자 요구를 만족시켜줘야 하는 부담감에 시달렸던 화가들이
그러한 부담에서 해방되었고 이에 따라 각자 사적 관심사와 경험, 상상력이 예술의 주제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라고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연 묘사가 주를 이루었던 과거와는 달리 형태, 선, 색채가
우위에 있는 순수추상으로 전이하기 시작한다.

그때 등장한 대표적인 사조들인 야수주의, 입체주의, 미래주의, 초현실주의 등을 이번 전시에서 다루고 있다. 

입체주의는 특히 형태에서 해방을 꾀한 사조로써
과거 원근법이 주류를 이루던 구도는 지극히 평면화 시켜 단일시점을 부정하고
다양한 시점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통념을 붕괴시켰다.
야수주의 경우 색채에서의 해방을 하였는데, 우리가 알고 있던 하늘은 파랗고 잔디는 초록색이다와 같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보이는 그 모든 색채들을 파괴시켜 미술가 고유의 감성에서의
원초적인 색채를 표현하고자 한 사조이다.
미래주의는 입체파의 파편화된 형상에 속도감과 움직임을 더 한 사조이며,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적인 것을 탐구하는 예술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조이다.
 
20세기 전반에는 모든 미술사가 From France 라고 볼 수 있다.
여러 나라의 화가, 조각가, 화상, 평론가 등이 명성을 쌓기 위해
당시 100여개가 넘는 사설 갤러리로 가득한 큰 미술시장이었던 파리로 몰려들었다.
저널리스트인 앙드레와르노드(Andre Warnod)는 1925년에 이러한 다국적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화파라는 '에꼴'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여 당시 형성된 특정한 예술적 분위기를 통칭하여
에꼴드 파리(Ecole de Paris) 라고 불리고 있다.
 
이시기에는 야수,입체,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사조들이 등장한 아방가르드의 신호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어서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였고, 1956년 이후로 부터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가 주를 이루며
잭슨폴록이나 빌렝드쿠닝등 추상표현주의자들이 주를 이루기 시작한다.


 
피카소,소나무가 있는 풍경,1953.JPG
<소나무가 있는 풍경(Pinewood Landscape)>,파블로 피카소,1953.
 
이번 전시에서 전시되고 있는 입체주의 작품 중 하나는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소나무가 있는 풍경>은
13개 시리즈 중 하나로 완성하는데 까지 몇 주 밖에 걸리지 않았던 작품이다.
전형적인 발로리스의 도시 모습으로 시작하여 중심의 소나무를 기점으로
왼쪽에는 정형화된 실루엣의 변압기와 오른쪽에는 집들이 있다.
그는 마치 물결치는 듯한 초록색 카펫의 중심에 소나무를 그렸고,
이 선명한 초록은 전형적인 6월의 여름을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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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주변(Around the Painter)>,마르크 샤갈,1980.
 
샤갈은 야수주의와 입체주의의 영향 아래 전개된 작품들을 그렸는데,
이번 전시에 전시되는 작품으로 샤갈이 죽기 5년전 완성한 작품이다.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과거에 대한 회상 속에서 몇 년에 걸쳐 전세계를 떠돌며 지냈던 삶에 대한
이미지들을 완성시킨 작품으로, 왼쪽에는 주거지 오른쪽에는 가축들이 있고
중간에는 화가와 이젤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아흔이 넘은 노화가의 창작활동에 대한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작품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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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코끼리(triumph Elephant)>,살바도르 달리,1975-1984.
 
대표적인 초현실주의자 달리는 극사실적인 방식으로 그린 꿈같은 풍경과 자신을
대중에게 괴상한 이미지로 노출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다소 폭력적이면서도 히스테리를 잘 부리는 성격의 소유자였던 달리는
1929년 파리로 이주하면서 프로이트의 무의식 관련 글 특히 내재된 억압은 꿈을 통해 나타난다는
<꿈의 해석>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번 전시되는 환상적이고 불가능한 형상의 코끼리가
청동조각으로 표현된 작품인 <승리의 코끼리>는 달리 내면의 기묘한 환상적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이 시기 미국에는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그리고 암살되었다.
중국에서는 문화혁명이 일어났으며 마틴 루터킹은 살해되었다.
비틀즈는 유명해졌고 MTV 가 선보여졌으며 고르바초프가 개혁을 하였고 증권시장은 붕괴하였다.
중국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었으며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고 소비에트는 몰락하였다.
이러한 국제적으로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움직임에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했던 예술가들은
그들이 느낀 여러 가지 고뇌와 성찰을 작품에 풀기 시작하였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1960년 이후로 수많은 사조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이다.
 
하드에지 화가들과 미니멀리즘 조각가들은 이를 위해 기계와 같은 형태를 창조하기 시작하며
팝 아티스트들은 상업적인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이 외의 모든 사조들의 중심은 뉴욕으로부터 이루어졌으며, 그림은 뉴욕이라는 공간에서
유행 지난 존재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후 1980년대에는 유럽미술이 다시 재조명 받으면서
신 표현주의라는 사조와 구상미술이 전면에 재등장하기 시작한다.
 
특히 결정적인 계기를 영국에서 제공하는데 yBa(Young British Artist)의 출현이다.
데미안허스트를 비롯하여 앨런 존스, 앤서니 카로와 같은 주류 yBa 뿐만 아니라,
뱅크시같은 게릴라 미술가들의 등장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강렬하고 감정적인 화폭은
포스트모던 미술에서 모든 것이 개방되었음을 알리게 되었다.
 
더 이상 미술에는 그 한계가 없을 정도로 확장되었으며
20세기에 이르러 미술은 국제적이고 다양성을 뽐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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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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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노예(Dying Slave)>,이브 클라인,1962.
 
개인적으로 이브클라인의 <죽어가는 노예>가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하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A Blue in itself, disengaged from all functional justification' (모든 기능적으로 해방된, 파랑 그 자체)
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자신만의 인터내셔널클라인블루라는 컬러를 개발하고 사용하면서
스스로가 이 블루를 통해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기존의 고전의 예술가들의 종말을 통한 예술가들의 진정한 창조의 자율성이라는 자유와
동시에 고전 예술에 대한 찬미를 표현하여 앞으로의 예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듯하다.
그의 작품은 유쾌함과 예술에 대한 즐거움 그리고 포부가 함께 느껴지는 듯하다.
 
 
COMMENT:

 
이번 전시는 앞서 [커피 한잔, 전시 한 모금]에서도 언급했지만 '족집게 전시'라고 부르고 싶다.
19세기 후기부터 20세기를 넘어 현재까지 영향력 있는 작가들을 한 곳에 모아
친절하게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평가된 작품부터 앞으로 후대로부터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작품을
한데 어우러져 놓았다는 것이다.
 
많은 준비물이 필요 없다.
그냥 보이는 대로 캡쳐하듯 눈도장 찍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관람이 될듯하다
.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 그저 모더니즘 사조 흐름과
포스트모더니즘이 대략 이렇구나 정도의 흐름만 느끼고 가길 권장하며,
딱 그 정도 선에서 간략하게 시대흐름에 따른 경향을 요약해두었으나 참고하여
즐거운 관람이 되시길 바란다.
 
그리고 포스트모던에 들어설 때부터 당신이 미술에 대한 지식이 있던지 없던 지를 떠나서
과감하게 그 작품들을 오로지 당신의 관점으로 신랄하게 평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작품 내에서 의미도 찾아보고 위로도 얻어보고 욕도 해보고 말이다.
적어도 동시대에 들어서서부터 도슨트 혹은 오디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보다
당신의 감각을 더 믿어보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아마 작가들도 그것을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20세기,위대한 화가들 : 르누아르부터 데미안허스트까지> 전시는
당신에게 한층 더 넓은 시야를 허락해주는 귀한 시간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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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정보
전시기간: 2014년 6월 27일 ~ 9월 17일
전시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
관람시간: 오전 11시~ 오후 8시까지 (7시 입장마감)
도슨트: (월-금) 11시/2시/4시/6시 총 4회 운영 (토/일은 운영하지않는다.)
입장료: 성인 13,000원 초중고생 10,000원 유아 8,000원
 
 
 
 
글/이예지
참조/ 예술의 전당
클릭,서양미술사,예경

 
[이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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