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희극발레 속 한국인 바질, 돈키호테

글 입력 2018.11.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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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jpg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 내한공연

Don Quixote




관전포인트 1. 희극발레, 돈키호테



발레 <돈키호테>를 만나기 전에 돈키호테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돈키호테 속 주인공은 중세 기사들의 소설에 심취해 있는 늙은 신사이다. 그는 어딘가 모자란 시종 ‘산초’와 함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자신이 읽었던 수많은 책 속에 등장하는 이름들을 떠올리며 스스로 ‘돈키호테’라 칭했고, 말에게는 ‘로시난테’라는 이름을 붙였다.


무엇보다 기사의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인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웃 마을에 사는 이름도 모르는 농부의 딸을 떠올리며 ‘둘시네아’라 부르며 자신의 모험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풍차를 거인이라 칭하며 결투를 벌이고, 양 떼와 한판 대결을 겨루기도 하고, 죄수를 풀어주는 등 이유도 목적도 없는 광기 어린 모험을 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기사도의 권위와 인기에 반기를 든 풍자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1).JPG
Don Quixote by Valentin Baranovsky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발레 <돈키호테>는 조금 다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돈키호테 속 스페인의 작은 마을의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 서로 사랑하는 키트리와 바질이지만, 키트리의 아버지는 귀족인 ‘가마쉬’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하고, 이를 돈키호테가 도와 결국 둘의 사랑이 결실을 본다는 내용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돈키호테>는 발레 공연에서도 몇 안 되는 ‘희극 발레’에 속한다. 어린 시절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과 같은 작품을 엄마 손 잡고 따라가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경험이 전부인 나에게 ‘희극’과 ‘발레’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인 장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부모의 반대를 극복하여 해피엔딩을 맞는다.’라는 뻔할 수 있지만, 친숙한 이야기를 사용하여 무언극인 발레에서 서사에 대한 설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상정하기 위함이라 생각된다.


여러 발레단에서 공연한 <돈키호테>를 영상으로 찾아보면서 235년 전통의 러시아 발레단 마린스키가 보여줄 ‘돈키호테’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이 공연에서는 소설의 배경인 스페인에 걸맞은 스페인의 전통춤인 세디길랴 춤, 키트리와 바질이 보여줄 파르되 (2인무), 특히 둘의 결혼식 장면에서 나오는 그랑파르되가 관전 포인트이다.



Don Quixote by Valentin Baranovsky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4).JPG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관전포인트 2. 바질, 김기민



분명 러시아의 마린스키발레단 공연임에도, 포스터에는 한국인 남자 ‘바질’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바로 발레리노 김기민이다. 김기민은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한 최초의 아시아인이며, 그로부터 4년 후에는 수석무용수의 자리에 올랐다. 세계 발레계 ‘섭외 0순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기민이, ‘돈키호테’를 통해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표현하는 ‘바질’을 이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괜스레 감격스럽기도 하다.


김기민은 주변 사람들에게 발레를 권할 때, 다른 작품들보다 <돈키호테>를 권한다고 한다. 발레를 잘 알지 못해도 이 작품은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극단 생활을 하면서 몇 바퀴를 돌 수 있는지 기술적인 여부보다,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점프를 휴지를 떨어뜨리는 것에 비유하면서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느낌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Kimin Kim in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jpg

Kimin Kim in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같은 휴지도

부드럽게 떨어뜨릴 수도

무뚝뚝하게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미 100회 이상의 바질을 공연한 김기민만의 표현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그가 보여주는 돈키호테 속 바질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지, ‘김기민’ 자체가 이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이다.


프랑스 귀족들의 예술이었던 고급문화인 발레가 ‘희극’을 만났다. 서양의 전유물이었던 발레에서 우리는 한국인 ‘바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에 끌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돈키호테
-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 내한공연 -


일자 : 2018.11.15(목) ~ 11.18(일)

시간
11월 15일(목) 오후 7시30분
11월 16일(금) 오후 7시30분
11월 17일(토) 오후 6시
11월 18일(일) 오후 2시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켓가격
VIP석 280,000원
R석 230,000원
S석 170,000원
A석 100,000원
B석 50,000원
C석 20,000원

주최/주관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180분 (인터미션 : 40분)




문의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02-598-9416





웹전단.jpg
 

[조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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