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것이 액션영화지! 하드코어 헨리 [영화]

내가 직접 플레이하는 미칠듯이 짜릿한 액션영화, 하드코어 헨리!
글 입력 2018.11.1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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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액션영화지!

하드코어 헨리!




0. 프롤로그


 

 FPS(First person shooter) 게임을 좋아하는 모든 게이머들에겐 모두 공통적인 꿈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VR(virtual reality)로 FPS 게임을 할 수 있겠지!’. 필자의 영원한 바람이기도 하다. 실제로 달리면서 게임을 하면 다이어트도 되고 염통도 쫄깃해지고 얼마나 재밌겠는가! 아쉽게도 기술의 발달이 부족해서 현실적으로 VR로 게임을 하기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모든 FPS 게이머들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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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하드코어 헨리’이다! 포스터만 봐도 벌써부터 심장이 빈맥을 향해 달려가고 혈압수가 올라가지 않는가! 하늘에서 뛰어내리는 주인공과 손에 들려있는 권총, 주변에 보이는 헬기와 사이보그까지! 분명 FPS 게이머의 로망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만든 것일 것이다.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흑흑.


포스터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전 세계 최초 풀타임 1인칭 SF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96분의 짧지 않은 상영 시간 동안 온종일 주인공 얼굴은 나오지 않고 내가 실제로 보는 시야 그대로 영화를 찍었다. 또한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매우 어지러우니 음주 후 보는 것을 금한다는 것이다. 자 1시간 36분 동안 논스탑으로 빵빵 터뜨리고 탕탕 쏘며 힘차게 주먹을 내던지고 똑같이 힘차게 얻어맞는 액션영화를 실제로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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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헨리' 메이킹 필름 中.
쓰러진 사람은 헨리이며, 입에 단 것은 촬영용 고프로.
전부 고프로로 찍어 1인칭을 표현하였다.



  

1. 스토리?


 

필자에게 액션영화에서 스토리는 큰 의미가 없다. 액션 영화를 누가 스토리를 보고 가는가? 물론 스토리가 있으면 매우 멋진 영화가 될 것이다. 나쁜 놈으로 나왔지만 알고 보니 과거에는 착했었고 나쁘게 변한 데에는 슬픈 과거가 있는 악역과 이러한 악역을 죽일까 살릴까 고뇌하는 우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주인공, 악역은 꼭 총으로 쏴 죽이자는 철칙을 가진 여러 조연들과 꼭 총으로 쏴야겠어? 살려서 감방에 넣어버리자고 주장하는 다른 조연들의 의견충돌, 그리고 그것을 조율하는 또 다른 조연과 끝내 결심하고 행동하는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을 배신하는 세력과 배신한 세력을 배신하는 또 다른 세력이 나오는 액션영화는 확실히 스토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액션영화가 아니다. 그냥 총이 조연으로 등장하는 휴먼다큐멘터리일 뿐이다. 무릇 액션이라면 아드네랄린 주사를 한 방 맞은 듯한 배우들이 나와서, 비록 가짜지만 소리 하나만큼은 진짜 같은 총을 가지고 맞지도 않겠지만 진짜로 상대방을 죽일 듯이 쏘아야 하는 것이다! 총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모 영화에서는 거대 로봇도 나오기도 하며 자동차가 변신하여 서로 장렬한 펀치를 날리고, 어떤 영화에서는 살면서 탈 수 없는 최고급 자동차들이 나와서 경주를 벌인다! 이런 것이 액션의 정의다! 보는 사람의 심장이 짜릿해지고 나도 모르게 발가락을 오므리며 팝콘을 먹는 손가락을 멈추지 않는 것! 이런 장면들만 넣기에도 96분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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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있었는데요. 없어졌습니다.
이유는 묻지 마시라. 액션에 이유가 필요한가!


하드코어 헨리는 진성 액션영화다. 스토리는 단순하고 악역은 명쾌하며, 이해되지 않는 장면은 그냥 설명하지 않는다. 왜냐! 액션이니깐! 괜히 하드코어가 아니다! 달리고 총을 쏘고 수륙탄을 던져야 하는데 언제 또 스토리를 설명하는가? 실제로 영화 내내 주인공의 대사는 하나도 없다! 왜 주인공은 말을 못 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감독이 액션을 넣어야 하는데 어디 감히 주인공이 대사를 하려 하는가! 대사 대신 총알 한 발을 더 넣어주고 싶다는 것이 감독의 지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스토리는 있으니 설명하자면, 아칸이라는 나쁜 초능력자가 있고, 그가 주인공 헨리의 아내를 납치해간다. 헨리는 당연히 화가 났고, 아칸을 물리치러 긴 여정을 떠나는데, 당연히 조력자가 나온다. 그 조력자의 이름은 지미. 지미는 과거에 아칸에게 해코지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친구다. 헨리와 모르는 사이지만 악당이 있기에 그를 처리하러 도와준다. 마지막 전투에서 싸우려는데 반전이 하나 있다! 이것은 반전이니 비밀로 하겠다. 그리고 주인공은 승리한다. 사실 스토리는 몰라도 된다. 나쁜 주인공은 보기 힘들며 주인공이 전투에서 지는 것은 더더욱 보기 힘든 것이 영화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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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친구 지미. 죽기 20초 전

 

 


2.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영화는 19세 이상 영화이다. 따라서 아직 민증도 나오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법적으로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즉, 영화사에 있어 청소년 관람불가(이하 청불)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관객수가 줄어들기에 수익률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비슷한 청불 영화인 ‘데드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불 영화의 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언제든지 캐릭터성을 살릴 수 있으며, 더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고, 강인한 심장과 마른 눈물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고 유치한 장면들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드코어 헨리’는 총 런닝타임동안 1분에 2.5명씩 죽여야 하는데, 죽는 악역들이 맥없이 픽픽 쓰러지면 재미가 있겠는가? 차라리 유명한 게임인 ‘서든어택’이 더 현실적으로 쓰러질 것이다. 감독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러한 위험성을 감수하고도 청소년 관람 불가로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다.


청불로 만들어 질 수 있었던 다른 이유로는 주인공이 대사가 없어, 유명한 배우가 아닌 스턴트맨들로 구성하여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 유명배우를 써서 티켓파워를 믿느니, 차를 한 대 더 폭파하겠다는 감독의 결연한 의지가 돋보인다. 1인칭 고프로로 모든 영화를 찍은 것 또한 제작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3. 비디오 게임



대부분 평가를 보면 ‘하드코어 헨리는 1시간 36분짜리의 비디오 게임이다’라는 말이 많다. 모든 영화가 1인칭으로 찍기도 하였지만, 이야기의 전개 또한 다른 비디오 게임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군지도 잘 모르지만 엄청난 사격실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그를 사랑하는 연인, 나쁜놈, 착한놈 뿐만 아니라, 영화의 중반부까지 주인공 헨리는 조력자 지미의 지령에 따라 행동을 결정한다. 게임의 ‘퀘스트’같은 것이겠다.


여러 ‘아이템’들이 나온다. ‘하드코어 헨리’에서 무기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우리가 아는 거의 대부분의 종류의 무기들이 나오고, 심지어 화염방사기까지 나온다. 또한 탱크, 헬리콥터, 오토바이, 그리고 말까지 나와서 관객들의 짜릿함을 극대화시킨다. 이런 것들이 한 영화에 다 나와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수시로 무기들을 줍고, 바꿔서 사용한다. 게임 ‘메탈슬러그’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길가다가 무기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장면은 이 게임과 비슷하다는 인식을 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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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에게 총탄을 선물해주는
우리의 산타클로스인 주인공의 모습.
1인칭이기에 내가 직접 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한 주인공의 대사가 없는 것이 게임의 성격을 극대화 시켜준다. 유명한 1인칭 게임인 ‘하프라이프’에서도 주인공은 대사가 없다. 그렇게 만든 이유는 ‘내가 직접 플레이한다’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집중을 깨는 주인공의 말은 없애버리고, 총에 맞으면 내가 맞은 듯이 소리를 질러 직접 자신이 비어있는 주인공을 대사를 채우도록 하였다. 비록 주인공의 감정표현이 불충분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이 생기지만, 내가 영화 속에 있는 생생함을 가지도록 하였다.



 

4. 거대기업 ‘아칸’



‘아칸’은 사이보그 군인을 만드는 거대 대기업이다. 초대 회장이자 악역인 아칸의 사업 수완은 뛰어났는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탱크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실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헨리를 통하여 기억을 만들기 위해 그의 밑에서 일하는 수많은 수하들이 사망하고 여러 하청건물이 폭파되었지만, 꼭 필요한 것이기에 이러한 위험성을 가지고도 계획을 진행하였다. 게다가 모든 부하들이 몰살되어도, 원하는 것을 얻고 웃을 줄 아는 호쾌한 투자자이다. 성선설을 통해 만약 아칸이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면 인류에 유익한 쪽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인물이다.



 

5. 에필로그



살다가 한 번쯤은 여러 가지 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 있다. 자이로드롭이나 번지점프를 통해 짜릿함을 즐기고 싶지만, 시간도 없고 돈도 없을 때, ‘하드코어 헨리’를 추천한다. 쉴 새 없이 빵빵 터지는 장면들로 가득한 것도 행복한데 내가 직접 때려 부수는 듯한 느낌이 나서 스트레스 풀기에는 이만한 영화가 없다. 지루할 틈도 없다. 스토리는 몰라도 된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까라면 까는 것이고 쏘라면 쏘는 것이다. 완벽한 오락영화다. 단, 알코올을 섭취한 뒤에 보지는 말자. 멀미나서 방바닥에 토하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여담으로 퀸의 'don't stop me now'를 주제곡으로 쓰고 있다. 힘찬 멜로디와 박자에 맞추어 자신의 손금을 적들에게 보여주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사물놀이에서 장구로 자진모리장단을 치는 듯한 경쾌함이 느껴진다. 최근에 퀸의 일대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하였는데, 향수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하드코어 헨리' 예고편.

1:16부터 퀸의 'don't stop me now'가 나온다.

 

 



[이동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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