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돈키호테>

글 입력 2018.11.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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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은 문화향유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ditor. vulnerant(배지은)




11월 17일, 러시아의 마린스키 발레단과 오케스트라가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하였다. 6년 만의 재회였다. 앞서 프리뷰에서도 얘기했었지만 실제로 발레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반 기대반으로 입석했다.



포스터.jpg
 


나는 보통 무언가를 접할 때 사전지식을 잘 찾아보지 않는다. 영화같은 것도 등장인물이 누구누구인지를 더 보고 줄거리의 경우는 잘 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발레 공연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백지의 상태로 들어갔다. 그래서 약간 충격을 받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발레의 공연을 뮤지컬이나 오페라 처럼 생각하고 봤던 지라 한 마디의 대사도 나오지 않는 공연에 약간 당황해했다. 이내 발레단들의 춤사위로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고 진행된다는 점은 금방 파악이 되었지만, 영화나 드라마같이 장소와 소품의 한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보니 완벽하게 내가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뒤늦게 책자를 사서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 했지만 이미 매진.(왜 미리 안샀냐고 한다면 사실 비싸서라고 밖에 할 말은 없다..) 대충이라도 프리뷰를 통해 알게 된 스토리 '바질과 키트니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 -> 키트니 아버지의 방해 -> 돈키호테의 도움 -> 사랑이 이루어지게 된 바질과 키트니'로 최대한 이해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나의 예술적 감각이 부족한 탓인걸까, 중간중간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3부의 초반쯤 인도풍의 복장을 입고 천 위에서 혼자 무용을 하시던 부분이다. 너무나도 수려한 몸짓이라 인상깊은 장면이기도 했다.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인지 좀 찾아보고 싶었지만 검색 키워드 부분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잘 몰라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 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 대사 없이 보는 공연의 장점인걸까, 굳이 내가 어렵게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전체적인 공연의 내용은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기화가 된다면 합법적인 녹화본을 찾아 다시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다.



Ivan Oskorbin in Don Qixote_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7).JPG
 


무엇보다도 스페인의 느낌과 색감이 강렬했던 공연이었다. 딱 보면 어느 나라의 이야기인지 알 것만 같은 전형적이고 통속적인 복장이었지만 촌스럽거나 유치하다는 생각이 아니라 너무나도 조화롭고 아름답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았다. 빨간색을 좋아하면 좋아했지,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저렇게까지 아름답게 나타낼 수 있는 색감이라고도 생각하기 어려웠다. 매력적인 색인 것은 알아도 그 매력을 절실히 느꼈던 발레였다.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바질의 가짜 자살행위와 바질과 키트니의 아름다운 춤사위였다. 발레단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통통 튀고 신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계속해서 느껴졌었지만 바질 역을 맡은 김기민 무용수의 익살스러운 행동은 진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지루하기만 할 수 있는 연극 안에 소소하게 자리잡은 웃음 포인트가 돋보였다. 또한 발레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느껴본 경험인 듯 하다.



Viktoria Tereshkina in Don Quixote by Valentin Baranovsky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4).JPG
 


그리고 발레 공연은 처음이었다보니 관객의 호응이 굉장히 색달랐다. 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다보니 나는 당연히 한 부가 끝날 때 박수를 치거나 할 줄 알았는데, 무용수들이 어떤 발레 동작과 춤사위를 끝마칠때마다 박수를 치는 것을 그 날 처음 알았다. 무용수들도 길게 박수에 감사를 보내기도 하였다. 박수가 끊이지 않는 공연이었다. 새삼 다양한 호응이 있고 그동안 많이 모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여담으로 얘기하자면 발레하시는 분들이 그 짧은 시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내기 위해 얼마나 갖은 고생을 했을지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팔 코로 서는 그 자세가 나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발레리나 '강수진' 선수께서 말 못할 고충으로 발가락이 부서지는 다큐가 생각이 났었다. 발레라는 문화에 대해서 '이러한 점은 바뀌어야해!' 라고 할 수 있는 급은 아니지만, 그저 발레 무용단들의 건강이 해쳐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며칠 전 아트인사이트 대표분에게서 주최측의 실수로 좌석 등급에 하향이 있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받은 좌석 등급치고는 공연이 잘 보이지 않았던 점은 있었지만 원래 그러려니 하였다. 그렇지만 즐거운 기회를 마련해 준 것과 세심한 배려에 더 큰 감사를 드린다.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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