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자이니치의 삶을 담다, 연극 <혼마라비해?>

'당연히' 한국인으로 살아온 우리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들의 실상에 대하여.
글 입력 2018.11.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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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을 지칭하는 말로, 자이니치의 국적은 일본의 외국인 등록법에 따라 '한국' 또는 '조선'으로 표기된다.


출처: 네이버 사전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쉽게 말해 재일교포를 일컫는 자이니치.

일제강점기 시절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거나 강제징용에 의해 억지로 끌려갔던 한민족의 후손들이 현재까지 일본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태어날 때부터 일본에서 생을 시작해서 삶을 꾸려 나가고 있는 이들. 태어날 때부터 어느 나라의 소속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잃어버린 ‘소속감’을 찾고자 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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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혼마라비해?>는 작가 ‘신영주’가 오사카의 한 자이니치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그들의 집에는 김정일과 김일성의 사진이 걸려있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물을 것이다. 나의 고향은 어디인가. 내가 나고 자란 일본인가, 나의 피가 흐르는 북한인가, 북한과 한국은 다른 곳인가. 그렇다면 나는 한국과는 동떨어진 사람인가.


같은 피가 흐르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신영주와 이들의 만남은 현실적인 대사를 통해 우리에게 자이니치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한다.


 

극단 실한.jpg
 

<혼마라비해?>를 연출한 극단 ‘실한’은 사회에서 억압돼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야만 했던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연극으로 담는다. 대표작 <레라미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레라미 지역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울타리에 묶인 채 무차별한 죽을 때까지 폭행을 당해야 했던 실제 살인사건을 다루고도 했다. 이번 연극 또한 레라미 프로젝트를 연출했던 신명민 연출가가 연출을 맡아 소외된 인간상을 과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이 연극에 대해 살펴보면서 문득 초여름에 보았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전>이 생각났다. 전시에는 조선족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제작했던 <불온한 별들>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19세기 말 한반도를 떠나 여러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조선족으이 역사를 담은 이 영상 속에서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모국을 당연히 한국이라고 대답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중국이라고 대답한다.


중국에서 태어나서 한국 땅을 밟아본 적도 없는 그에겐 한국이란 너무나 낯선 땅이었다. 누군가는 고민하다가 끝내 대답하지 못한다. 자신은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조선족’이라며 말을 못 잇는 사람도 있었다. 이 전시와 연극 <혼마라비해?>는 각각 조선족과 자이니치의 삶을 다루고 있다는 점만 다를 뿐 너무나도 닮아 있다. 맞물리지 못하고 교차하는 정체성 속에서 국가와 민족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에 대해 과감없이 질문하고 있다.


연극 <혼마라비해?>를 통해서 지극히 당연하게도 한국인으로 살아온 내가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들의 실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기를 소망한다.

 

 

혼마라비해_배우단체사진.jpeg






혼마라비해?
- 2018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단 선정작 -


일자 : 2018.11.29(목) ~ 12.09(일)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설치극장 정미소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실한

관람연령
만 12세이상

공연시간
90분




문의
극단 실한
0506-505-0528





[유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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