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캐나다] 겨울, 눈의 나라 캐나다

글 입력 2018.11.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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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그곳에 첫 눈이 내렸을 때, 나는 아주 당황스러웠다. 그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는 것만 알고 갔을 뿐, 이렇게 빨리 첫눈이 내리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사람들은 가벼운 바람막이 하나로 출근길을 나서며 첫눈을 맞이한다.
 
이때 나는 눈이 앞으로 얼마나 내릴지 예상을 못했다. 그냥 저냥 10월엔 첫 눈이 내렸고,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정말 ‘겨울왕국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싶을 정도로 눈이 내렸다. 영하 38도까지 내려가는 온도는 내 눈을 의심하게 했다. 이렇게 숫자로 보니 더욱 춥고 무섭게 느껴지는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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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재미있게도 한국보다 춥지 않았다. 캘거리는 눈만 계속 내릴 뿐, 바람이 불지 않는다. 토론토와 퀘벡이 있는 동부는 캘거리 보다 눈이 많이 내리진 않지만 칼바람이 불어 흔히 폐까지 찬바람이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설명을 하곤 한다. 본격적으로 캘거리의 겨울이 시작이 되면 한달 가까이 쉬지 않고 눈이 내린다. 사람들은 눈을 치우고, 뒤를 돌면 또 눈은 쌓여있는.... 이러한 일상은 계속 반복된다.
 
정말 지긋지긋한 눈이었다. 바람이 불지 않고 눈은 내리지만 햇빛도 강한 캘거리는 '뭐야 별로 춥지않네'라고 생각하게 만들지만, 내 몸은 서서히 굳어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온다. 너무 건조한 추위이기 때문에 점점 살들이 갈라지고 찢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얼음장이 된 몸은 아무리 따듯한 곳을 들어가도 쉽게 녹지 않는다. 몸이 서서히 얼어가고, 서서히 녹는 가장 무서운 겨울날씨였다.
 
내 생에 이렇게 많은 눈을 보며 살날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당시에 내가 일했던 레스토랑 사람들은 창문밖에 쉼 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나에게 '실, 많이 봐, 이렇게 아름답고 많은 눈을 볼 일이 없을꺼야' 라고 말하곤 했다.



내가 너무 많은 눈에 짜증이 날 때는 '아직 겨울은 시작하지 않았어'라고 말해주는 여유도 있었다.
 
이런 '눈'때문에 무릎까지 오는 패딩에 겨울부츠를 신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버스정류장에서 언제 올 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허다했다. 특히 눈이 녹는 날씨는 도로가 꽝꽝 얼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더욱 골치 아팠다. 제 시간에 버스는 항상 오지 않으니 말이다. 영하 30도의 날씨에 밖에서 40분가까이 버스를 기다리고, 또 2시간도 기다려보고, 언제는 눈 때문에 갑자기 멈춰선 트레인에 하염없이 집까지 걸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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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때문에 짜증나는 일이 번번하지만, 그래도 이 ‘눈’이 좋아질 때도 있다. 이곳에는 항상 있는 ‘화이트크리스마스’라던지 캐나다에 사는 대부분이 즐기는 겨울 스포츠가 그 이유이다. 눈이 내린 로키산맥의 설경은 말로 표현이 힘들 정도 아름답다.

겨울이 되면, 휴가를 한 달씩 사용하며 스키, 보드장비를 챙겨 로키산맥 부근의 동네에서 숙식을 하며 작은 호스텔을 빌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나는 스키를 타지 못해, 눈썰매 같은 튜빙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정말, 깨끗한 공기와 함께 쌓인 눈의 부드러움은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눈의 촉감이었다.

춥고 긴 겨울을 즐기는 이들은 ‘자연인의 삶’속에 있었다. 그들과 함께 누군가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의 부드러운 눈을 타고 쭉 내려오며 나의 걱정과 스트레스가 함께 녹는 경험을 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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