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미리 읽는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책 속 문장에서 떠올린 생각들
글 입력 2018.11.2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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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도 그렇고 문화도 중요하고 법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이 서점 문화를 향유하고 정말 좋다는 것을 알고 많은 사람들이 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 면 동네서점도 잘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177p



지금보다 머릿속도 마음속도 맑았던 시절, 책방의 주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읽고 싶은 책을 원 없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겠지? 그런 밑도 끝도 없는 단순한 소망에서, 막연한 상상에서 떠올린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런 과거에 대해 말하면 주변 친구들은 아직도 여전하냐 묻는다. 책이 좋다고 미래는 알 수 없는 거라고 꽤 긍정적인 방향으로 열어둔 답을 내놓으면 ‘꿈은 꿈으로 남겨두자, 사양산업이래, 힘들대’라는 말이 돌아온다. 사양산업이 당최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시절부터 빠짐없이 들어온 말이다.


이렇게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에게 책이나 그와 관련된 산업은 ‘여러모로 힘든 시기’, ‘마니아 문화’, ‘알음알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독자로서 생각해본다. 지금보다 책 문화가 더 활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즐겁게 책을 찾고 일상처럼 책을 즐기게 할 수 있을까? 당장 나부터도 더욱 책을 뜻깊게 볼 수 있고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날마다 밥 먹고 차 마시듯 날마다 신문 보듯이 동네 마실 나가서 책을 뒤적거리고 뒤척이다 책도 사고 책방 주인과 일상과 인생을 공유할 수 있는 이웃으로서의 서점이요. 웅장하고 획기적인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지 금까지 쭉 이어지는 그러한 곳이요. 그게 사실 대단하고 획기적인 것이 아닐까요?


- 178p



내 일상 가까이에 내 손길과 발길이 닿는 곳에 책이 있고 서점이 있다면 책 읽기가 즐거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일상 가까이, 이 부분에서 나는 동네 서점을 떠올리게 된다. 멀어봤자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소박하고 독특하고 각자의 색깔이 있던 우리 동네 서점들. 존재감이 있는 듯 없는 듯 항상 그 자리에 있던 동네 서점 A와 B.


좋아하는 A 동네 서점은 곧 문을 닫는다. 서점 SNS 계정에 공지가 올라왔다. 정확한 이유는 명시되지 않았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됐을 때에는 의외의 장소에 서점이 있다는 사실에 의아했다. 그것도 잠깐이고 서점 주인의 취향이 드러나는 큐레이션이 흥미로워서 자주 방문하게 됐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그곳을 굳이 지나쳐 가기도 하고, 발길을 돌려 책 몇 권을 굳이 사가곤 했다. 나름의 작은 행복이었다.


그보다 더 오래전에는 동네 서점 B가 있었다. 서점 A가 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이라면 서점 B는 포근하고 따듯한 느낌이 강했다. 우연히 서점 B를 발견한 후에도 역시 그곳을 자주 기웃거리곤 했었다. 독립 출판물도 꽤 있었고 해외 디자인 도서들도 구비되어 있었다. 서점 B는 나에게 늘 새로움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슬프게도 서점 A는 곧 사라지게 되고, 서점 B는 이미 사라졌다, 서점 A는 이제 곧 내 기억 속에만 남은 공간이 될 것이며, 서점 B는 내 기억 속에만 남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각 서점들의 사정을 함부로 추측할 순 없겠지만, 독자로서 소비자로서 동네 주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서점들을 다신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점 주인의 세심한 손길로 정렬된 책들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산뜻한 충동구매를 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시큰시큰해진다. 



책문화생태계는 출판, 서점, 도서관 등 업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교육시스템, 정치 환경 등 책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도 연관되어 있고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책문화생태계가 건강해지면 우리 사회가 좀 더 윤택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국가의 경쟁력과도 연관되어 있고요.


- 37p



실토하건대 처음 책 표지를 보고 ‘왠지 나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기까지는 비교적 큰 용기가 필요했다. 책, 그리고 그 책에 내게 와서 읽히기까지, 전반적인 환경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다. 이 마음이 다른 자잘한 고민보다 더욱 커진 순간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읽겠다고 다짐했다.


좋아하는 공간이 사라져서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도 있었다. 앞서 말한 서점 A와 B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서점들이 문을 닫은 이유가 책 문화 생태계의 여러 요소들과 관련이 있는지, 관련이 있다면 도대체 집어낼 수 있는 원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다.


단순한 궁금증 외에 나 자신에 대한 변화를 위해 욕심을 낸 것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난 후 독서를 좋아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할 때, 조금 더 묵직한 의미를 담아 보다 더 진중하게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책 문화와 관련한 모든 분야와 단계를 폭넓게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책을 직접 읽기까지 각 단계에 들어간 노력과 정성을 인지하며 이전보다 깨어 있는 독서, 보다 감사한 독서를 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기를.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독자-출판-도서관-서점의 공생과 공존을 위하여


- 책문화교양 시리즈 제1권 -



기획

출판저널

책문화생태계연구소


펴낸곳

카모마일북스


분야

인문


규격

140mm * 210mm


쪽 수

320쪽


발행일

2018년 11월 11일


정가

25,000원


ISBN

978-89-98204-54-9(04020)


*


문의

카모마일북스

02-313-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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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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