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사로 바라보기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도서]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하여
글 입력 2018.11.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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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하여
Opinion 민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순수한 예술을 지향하는 바질 홀워드, 아름다운 미청년 도리언 그레이, 그리고 그 미와 그로부터 나타나는 쾌락을 찬미하는 헨리 위튼 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헨리 위튼 경은 초상화 모델을 서고 있는 도리언 그레이 앞에서 젊음과 그 아름다움을 예찬한다. 이에 감화된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의 젊음을 담은 초상화가 자신 대신 늙어가고,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갖기를 바라게 된다. 그리고 이 소원은 이루어지게 된다. 그의 악행이 벌어질 때마다 초상화는 추악한 모습으로 변화되고, 도리언 그레이는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 그의 악행은 크게 시빌 베인의 자살과 바질 홀워드의 살해로 드러난다.


시빌 베인의 연기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와 약혼한 도리언 그레이는 그녀의 연기가 형편없어지자 크게 모욕하고, 그녀는 이에 상처를 받아 자살하지만 도리언 그레이는 이에 무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자신의 추악해진 초상화를 발견하고 비난을 퍼붓는 바질 홀워드를 칼로 찔러 살해한다. 추악해진 자신의 모습을 되돌리려 선행을 해보지만 초상화는 도리언 그레이의 행동에 따라 더 추악해질 뿐이었다. 결국 도리언 그레이는 이 초상화를 보고 참을 수 없어지자 칼로 찢어버리게 된다. 이에 갑작스러운 비명소리를 듣고 찾아간 하인들은 추악하고 늙은 도리언 그레이의 시체와 함께 아름다운 모습의 초상화를 발견하며 소설은 끝을 맞는다.




진짜 ‘예술’에 대하여


예술하면 클래식에 심취한 파마 머리를 한 작곡가나 작품에 붓터치 한번을 앞에 두고 고뇌를 거듭하는 화가의 모습을 생각했다. 더하여 순수한 예술은 그렇게 어디론가 끝까지 다다른 사람들이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왔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예술에 대해 조금 다른 방향에서 생각하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소설을 보고 뭔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소설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청년에게 들려줄 노래는 그를 찬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예술, 진짜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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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를 대표하는 문학가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세상에 내놓는다. 그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세상에 외쳤지만 아직 세상은 그의 예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와일드는 자신의 에세이에 예술에 대해 다음과 같은 5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정말 아름다운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말, 거짓말이어야 하고 그것이 곧 예술의 목표라고 주장한다. 예술이 삶과 자연을 뛰어넘는 궁극적 목표처럼 여겨진다. 예술의 원칙이라고 정의한 5가지 문장은 원칙이라기보다는 아름다움에게 바치는 노랫말처럼 느껴진다.


1. 예술은 그것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표현하지 않는다.
2. 모든 나쁜 예술은 삶과 자연에로의 회귀 때문에 발생한다.
3. 삶이 예술을 모방한다.
4. 자연이 예술을 모방한다.
5. 거짓말, 즉 아름답고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이 예술의 고유한 목표다.



예술에 대하여


저 원칙을 보고 순수한 예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위에 설명한 저 5가지 원칙을 지킨 예술이 존재한다면 그건 어떤 형식이든 완벽한 작품일 것이며,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예술을 볼 수 없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던 ‘오직 예술만을 위한 예술’은 지금 우리에게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 나는 항상 예술작품을 보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무언가를 얻고자 했다. 새로운 생각이나 감정이라든지, 아니면 그 작품을 통해 나의 예술성이 조금이라도 더 향상되기를 바랐던 것 같다. 도달할 수 없는 순수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결국 예술의 본질일까?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나에게 오스카 와일드는 ‘비평’에 대해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여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그는 예술을 보고 글을 쓰는 등의 모든 형식의 비평이 곧 예술의 또다른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현상을 보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흡사 연기처럼 눈에 분명히 보이지만 금방 사라지곤 한다. 그 연기를 붙잡아 글로 쓰는 건 어쩌면 또다른 종류의 예술이다. 아트인사이트에서 사람들이 쓰는 모든 글들 역시 예술이고, 비평가가 곧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해주었다. 내가 쓰는 가사도 예술의 영역에 속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순수한 예술을 쫓아 향유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예술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Dorian

혹시 그 사람을 본적 있나요
새하얀 얼굴에 빛나는 표정
아무래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저 한번만 더 보고싶을 뿐

그 미소에 감춰진 심연
그 속에 들어가면 피할 수
없어 넌 계속 빠져들어가고 말거야
넌 언젠가 다칠거야

그래도 난 상관없어요
한번도 본적 없는 그 아름다움
내 인생을 버려서라도
나 꼭 찾을거에요

혹시 그 사람을 본적 있나요
새하얀 얼굴에 빛나는 표정
아무래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저 한번만 더 보고싶을 뿐

아름다움에게 바치는 한 아름의 꽃 다발
덧칠한 초상화의 물감을 벗겨낼 순 없을까
환상과 아름다움은 결국 같은 게 아닐까
또 어떻게 사랑이란 말로 포장해 깨닫겠지

넌 눈 밖에 난 수채화같은 옅은 색깔  
그런 순수한 맘에 널 가두지 마
거울 속 사람은 사실 네가 아냐
사실 전부 다 거짓말이야

혹시 그 사람을 본적 있나요
새하얀 얼굴에 빛나는 표정
아무래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저 한번만 더 보고싶을 뿐

작사 민현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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