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맨땅에 헤딩하기, 해보기

글 입력 2018.11.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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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의 삶, 공감하는 부분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혜원은 시험에 또 떨어졌다. 어쩜, 남자친구는 합격해버린 시험에서 말이다. 현실에서 도망치듯 고향에 내려간 혜원은 어릴 적 엄마가 해주었던 요리를 생각하며 사계절 동안 자생하는 힘을 길러낸다. 좌절이 계속 되고 수없이 넘어져도 그런 자신을 일으킬 사람은 오직 ‘자신’이라는 것을 혜원은 알게 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인데 <맨땅에 헤딩하기> 책을 통해 저자의 삶을 잠시 들여다보니 여주인공 혜원이 생각났다. 퍽 둘이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치이는 취업준비생의 존재인 혜원과 갑자기 집이 정부로 귀속되어버린 작가의 삶은 다르지만 한 인간의 삶 중 한 부분이라는 것. 이 관점으로 바라보면 삶이라는 것은 예측불허이다.


두려움을 경험하는 방식은 고대와 같지만 대응하고 반응하는 방식은 달라졌습니다. 구조는 같으나 상황이 다르고 경험은 같으나 반응과 강도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이 통찰이 일어나면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나와 똑같다는 것을 알면 사랑과 연민이 일어납니다. -84p



요즘들어 극심히 느껴진다. 항상 계획대로만 되지 않고 언제는 운이 따르지만 때로는 최악을 찍는다는 거. 최근 미디어의 소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과 재벌의 연애와 같은 뜬구름 잡힌 상상을 유도하기보다 10년 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요소가 많다. 바늘구멍보다 어려운 취업, 잘 되지 않는 취업으로 포기하는 연애와 결혼 등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 스토리에 주력한다. ‘평범’해지는 것이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다. 고로 평범해지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의 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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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내 꿈은 이게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 게 두려워, 어서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필자도 하루에 수없이 다짐한다. 너무 힘들어서 일정을 다 제치고 집에 들어가고 싶다가도, 다시 생각한다. “오늘 이걸 해야 앞으로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다. 이게 최선이야?” 그저 매일을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청춘들의 숙명이라고 해두자.

내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 많고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에서도 꼭 빠지지 않는 자아 성찰들에 관한 이야기. 지겹지 않다. 항상 해오는 생각들이니까. 각자가 생각하는 것들을 공유하는 것도 평범해지려는 노력에 하나이니까.



혼자 해내는 게 익숙해지는 요즘, '상생'도 짚고 넘어가기


지금은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입니다. 자의건 타의건 혼자 있는 시간은 필요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고 그들을 내 삶에 초대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누군가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삶을 살아본 사람들은 한 결 같이 말합니다. 인생의 비극은 우리가 너무 일찍 늙어버리고 너무 늦게 철이 드는 데 있다고요. 하지만 늦게라도 이런 원리를 알았으니 그게 어디냐고, 지금부터는 여한 없이 놀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집니다. -2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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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중에서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뭐든 혼자 해내야한다고 느낀다. 스스로 해왔기도 하고. 하지만 휴식도 혼자서, 일도 혼자서, 노는 것도 혼자서 다 하면 금세 지친다. 조금 해봐서 아는데 혼자서 하는 게 지겨울 때 즈음, 사람들이 필요하다.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충전 시간이 되는 날도 있다.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그들은 각자의 다른 언어로 필자에게 힘을 준다.

따스하거나 차갑거나, 신나거나 잔잔하거나. 여러모로 좋은 분위기를 가진 친구들을 둔 거 같아 갑자기 마음이 훈훈해진다.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다 보면 또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이 잘 갖춰져야 인간관계의 피로도 덜 느껴진다. 저자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아마 많은 일을 겪었고 시골에서 살아가게 되면서 따로 더 얻어낸 생각들-곧 자산이 되는-은 그녀를 한 단계 더 성장하게 해주었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녀의 생각을 한 움큼 보듬어 간다.





맨땅에 헤딩하기
- 소설가 고금란의 세상사는 이야기 -


지은이 : 고금란
출판사 : 호밀밭
분야 : 에세이
규격 : 133*199mm
쪽 수 : 256쪽
발행일 : 2018년 8월 19일
정가 : 13,800원
ISBN : 978-89-98937-88-1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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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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