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를 리샤르-아믈랭 리사이틀

글 입력 2018.11.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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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리샤르-아믈랭 리사이틀

<All About Chopin>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울 만큼 조용한 객석의 분위기, 쇼팽의 곡들로만 이루어진 프로그램과 뒤이은 두 곡의 앵콜곡, 따뜻하고 포근한 음색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피아니스트 샤를 리샤르-아믈랭. 아주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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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음악은 자유롭게 노래하는 선율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루바토(연주자의 재량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템포를 조금 빠르게 혹은 조금 느리게 연주하는 것)가 요구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연주자마다 다른 템포와 호흡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 호흡을 함께 따라가면서 연주를 듣다 보니 굉장히 집중하여 그의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샤를 리샤르-아믈랭의 연주는 비교적 빠른 템포인 듯 하였으나 섬세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오른손의 단선율로 음악을 이끌어 갈 때는 그의 왼손도 함께 노래하며 그 호흡을 이어나가기도 하였다. 실제로 연주가 끝난 후 앞자리에서 공연을 본 듯한 다른 관객들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연주자의 숨소리 또한 객석까지 적나라하게 들렸고, 연주 중에 선율을 따라 허밍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샤를 리샤르-아믈랭은 온몸으로 쇼팽을 노래하였고 그것이 그대로 피아노 건반을 통해 객석으로 전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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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연주 내내 숨을 죽인 채 한음 한음 놓치지 않기 위해 애를 썼고 마침내 그가 준비한 마지막 곡인 발라드 4번 연주가 시작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바로 그 선율이 나오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비로소 긴장이 확 풀리기 시작하였다. 너무 아름다운 곡이고 아름다운 연주였다.


쇼팽의 음악은 재고 따지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의 선율을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자유로운 움직임과 꾸밈음으로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어 듣는이의 마음을 울린다. 그래서인지 쇼팽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유독 많다고 느껴진다. 그만큼 얼마나 많은 연주자들이 레퍼토리로 쇼팽의 음악을 연주해 왔을 텐데 샤를 리샤르-아믈랭은 쇼팽 콩쿠르 2위의 타이틀을 거머쥐고 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좋은 연주를 들려줄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또 이렇게 새삼 놀라며 감동을 받는다.


그렇게 마지막 연주까지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고 샤를 리샤르-아믈랭은 두 곡의 앵콜곡으로 화답하였다. 바흐와 슈만의 곡이었는데 본 공연 못지 않은 훌륭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사실 앵콜곡으로는 좀 더 강렬한 곡을 기대하기는 했다. 포르테마저 부드러웠던 그가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면 어떤 느낌일까. 베토벤이나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하는 샤를 리샤르 아믈랭의 모습도 궁금해진다.






프로그램



쇼팽 F. Chopin


녹턴 제20번 c#단조, Op. posth.

Nocturne No. 20 in c# minor, Op. posth.


4개의 즉흥곡

Four Impromptus

제1번 A♭장조, 작품번호 29  No. 1 in A♭ Major opus 29

제2번 F#장조, 작품번호 36   No. 2 in F# Major, opus 36

제3번 G♭장조, 작품번호 51  No. 3 in G♭ Major, opus 51

제4번 c#단조 '환상 즉흥곡'  No. 4 in c# minor "Fantaisie-Impromptu"


영웅 폴로네이즈 A♭장조, 작품번호 53

Heroic Polonaise in A♭Major opus 53


-Intermission-


4개의 발라드 Four Ballades

제1번 g단조, 작품번호 23  No. 1 in g minor opus 23

제2번 F장조, 작품번호 38  No. 2 in F Major opus 38

제3번 A♭장조, 작품번호 47  No. 3 in A♭Major opus 47

제4번 f단조, 작품번호 52  No. 4 in f minor opus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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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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