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하프시코드를 통해 알게 된 클래식의 매력

공연 <마한 에스파하니 Harpsichord (하프시코드) > 리뷰
글 입력 2018.11.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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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우리 연주자들의 ‘실패’를 의미한다.”


2018.11.21

서울신문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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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시코드를 통해 알게 된 클래식의 매력
마한 에스파하니 골드베르크 변주곡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이 날은 슈퍼스타 하프시코드 연주자 마한 에스파하니가 내한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그리고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는 클래식 공연이기도 한다. 클. 알. 못 (클래식 알지 못하는 초보자) 사람이 보는 하프시코드의 연주를 통해 클래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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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 에스파하니의 첫 내한 공연의 공연장은 바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트홀이다. 금호아트홀 공연장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건 클래식, 혹은 악기 연주를 위한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면 좌석은 300여 석 정도 되지만 그에 비해 천장이 상당이 높았다. 그래서 맨 뒷자리에 앉아 연주를 듣는다 하더라고 더 작게 들리거나 하진 않고 어느 자리에 앉든 골고루 음을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신기했다.

그리고 무대 앞에 놓인 하프시코드를 보았는데, 정말 현악기라기보단 피아노라는 건반악기가 생각났다. 사진에서 보던 악기보단 엄청나게 거대하지 않았지만, 그 악기 통에서 나는 소리는 얼마나 울림이 깊을지 예측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공연장과 하프시코드 악기를 살펴본 후에 다시 자리에 앉아 그의 연주를 들을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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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한 번도 클래식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음악 스트리밍이거나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접해본 것이 다였다. 특히나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는 이 공연 관람 전에 찾아서 음원을 듣고 했지만 내가 직접 연주를 보고 들은 적이 없기에 ‘과연 내가 클래식 공연을 즐기면서 들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갖고 공연을 보았다.

처음에는 그가 눈을 감고 몇 초 정도 정적을 이루다가, 바로 연주를 시작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연주에 몰입하고 고조에 다다르다는 게 보였다. 그렇게 연주에 몰입하는 그 와중에도 그는 종종 관객들과 시선을 마주치는 듯한 사인을 보냈다. 그 모습을 보자, 어느 한 기사에서 발견한 인터뷰 내용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우리 연주자들의 ‘실패’를 의미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 혼자서 연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넘어서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무대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공연을 보면서 느꼈다.

사실 소통을 한다는 건 연주자가 알 수 있을 정도로 관객들이 그 공연에 대한 직접적이고 눈에 띌 정도로 큰 반응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관객석을 바라보았을 때, 그 관객들은 계속 연주하는 마한 에스파하니를 바라보는 것이 다였을 뿐, 제스처나 말, 행동이 있지 않았다. 이를 통해 꼭 눈에 띄는 행동, 말, 반응 등이 아니더라도 진심으로 그의 연주를 응원하고 경청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연주자와 함께 소통하는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새롭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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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는 공연을 마치고 난 후, 다시 무대로 나와 앙코르 공연을 했는데 무려 3곡이나 연주했다. 관객들에게 어떤 곡을 듣고 싶은지 물어본 후, 그 곡을 바로 직접 연주하는 식으로 엥콜공연을 진행했다.

앙코르 공연에서 연주한 곡들은 그의 테크닉이 빛나는 걸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템포가 빠른데도 불구하고 틀리지 않고 연주하는데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기계처럼 들려서 인간이 할 수 있는 테크닉인 것인가 의심했다. 그 정도로 그는 뛰어난 테크닉을 가진 연주자였다. 그가 연주하는 악기, 하프시코드의 본연의 소리가 원래도 아름다웠는데, 그의 테크닉이 합쳐져 더욱더 아름다운 하모니가 나왔다. 그래서 나는 앙코르 공연을 듣는 동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그의 곡 해석력이 테크닉보다 중요하게 느껴졌다면 앙코르 공연에선 그의 테크닉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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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분이란 길고도 짧은 시간에 하프시코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시간이었다. 음악이 끝난 이후의 여운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은 채, 내 마음속 한가운데 남아져있다. 공연을 통해 하프시코드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클래식 공연만이 갖고 있는 매력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클래식 공연을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렵다고 피하지 않고, 어떠한 매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찾아 듣고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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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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